소설가의 꿈을 접고 다른 사람의 고민을 들어주는 '타로 리더'로 살아가는 '신세련'
그녀에게 찾아온 손님들에게 타로를 해석하곤
돈 벌기 참 쉽네. 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왜 이런 생각을 혼자서는 못하는 걸까.
...
사기꾼은 나였는지도 모르겠다. - page 11 ~ 12
그럭저럭 살아가던 그녀에게 어느 날
"너 많이 밝아졌어."
윤하 선배가 카페에 찾아온 겁니다.
솔직하고 꾸밈없는 말투에 눈치 보지 않는 태도로 독설을 내뱉는 선배는 겉으로 보이는 것에 비해 속내는 퍽 따뜻한 사람으로
그녀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던 세련.
"너 아직도 죽상이면 아르바이트나 소개해주려고 온 건데 살 만하면 됐고."
그녀가 나를 떠보듯 말했다. 하지만 그건 나에게 장난을 치는 말일 뿐, 결국 그 일자리를 소개해줄 것이 틀림없었다.
"해주세요.. 아직도 죽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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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일이야. 괜찮아?" - page 73 ~ 74
그림은 꽤 잘 그리는데 글 쓰는 데 소질이 없는 웹툰 작가 '유진주'와 협업을 제안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꿈틀거리는 소설가의 꿈...
그래서 윤하 선배가 주고 간 쪽지로 문자를 남기고
면접 아닌 면접을 보고 난 뒤 마주하게 된 유진주 작가는... 어?
세련의 타로 리딩 이후 애인과 이별하게 되었던 사람이었던 겁니다.
불편하게 시작된 두 사람.
하지만 차츰 서로의 결핍과 상처를 마주하며 진심을 발견해 나아가는데...
"나는 장래 희망이라는 게 없었거든요, 어떻게 살고 싶다는 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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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는 있지만 희망대로 살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괜히 실망하고 싶지 않아서 무언가를 진지하게 꿈꾸지는 않았어요. 아예 아무것도 꿈꾸지 않으면 실패하는 사람은 되지 않을 수 있으니까."
...
"어떤 존재를 내 삶에 들인다는 건 너무 큰 피로를 요하는 일이라 단 한번도, 정말 요만큼도 원했던 적이 없어요. 그런데 만약 미래에 무언가를 원하고 가질 수 있는 삶을 살게 된다면..."
...
"내가 실패를 불행이 아니라 경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면."
"그러면요?"
진주가 재촉했다.
"강아지를 키워보고 싶어요."
"...봉구?" - page 338 ~ 341
세련도 그랬고, 윤하 선배도 그랬듯, 아니 저 역시도 이 카드가...
가슴속에 있지 않았을까...
소드 8
하지만 이 카드가 우리에게 전한 메시지가 있으니...!
"칼들에 갇혀 있는 여자, 보여요?"
"...응."
"그녀의 몸을 묶고 있는 밧줄도 보이고요?"
"응."
"그럼 밧줄이 느슨하게 묶인 것도 보이나요?"
...
"...보여."
"선배가 아주 좋은 상황, 아주 좋은 마음 상태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이전보다 나은 결과가 나오리라 확신할 수도 없고요. 지금 선배의 마음은 갇혀 있거든요."
...
"하지만 벗어날 수 있어요. 느슨한 밧줄을 풀어내면 눈을 가린 안대도 벗을 수 있고요. 이 안에 묶인 채 갇힌 것이 선배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는지 생각해봐요. 누군가 선배를 가둬서 나오지 못한 건지, 그 핑계로 나오고 싶지 않았던 건지."
...
"나오고 싶다면 스스로 나오면 돼요. 선배를 가두는 건 없어요, 선배 자신 말고는. 상처받을까, 좌절할까, 혹은 큰소리치며 시작해놓고 흐지부지 끝날까 하는 고민은 모두 선배가 스스로 만든 감옥일 뿐이죠. 나올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에게 있어요. 사실은 누구도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 - page 77 ~ 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