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화 잡학사전 통조림
드림프로젝트 지음, 이강훈 그림,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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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 달에 한 권 이상은 '명화'나 '화가'의 이야기를 찾아읽곤 합니다.

잠시 머리도 식힐 겸...

나만의 시간도 가질 겸...

그렇게 읽고 나면 리프레시 되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데...!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지금까지 만나 보지 못한 새로운 차원의 명화 읽기

라는 문구에 끌렸습니다.

째로, 목조목 - ··!

이 신선함이란!!

두께감만큼 기대감도 뿜뿜!

어떤 명화들이, 화가들이 등장하며 이야기를 펼칠지 바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위대한 화가들은 자기 작품 속에

무엇을 감춰 놓았을까?

세계 명화도 이제 '통·조·림'으로 읽어라!

세계 명화 잡학사전 통조림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저자가 '명화'에 대한 이야기에 크게 공감되었습니다.

명화는 얕은 논바닥이 아니라 거대한 원천을 가진 샘이다. 작은 샘구멍에서 한 마을 사람들의 목마름을 해갈하고도 남을 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솟구쳐 나오듯, 한 점의 명화는 『천일야화』보다도 더 많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시원한 한 모금의 샘물처럼 우리의 지적 호기심과 갈증을 풀어 준다. - page 5

명화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거장들이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한 특별한 기법과 시대마다 명화가 말려든 일대 스캔들을 비롯해 명화에 대한 우리 상식의 허를 찌르고 통념을 깨뜨리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89가지 기상천외하고, 은밀하고, 흥미진진한 명화 이야기라는 재료로 만들어진 '통조림'이었습니다.

위대한 화가들은 자기 작품 속에 무엇을 은밀히 감춰 놓았을까?

첫 이야기는

달리는 왜 밀레의 <만종> 속 농부 부부가 감사 기도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죽은 아이를 땅에 묻기 전 슬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을까?

(이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땐 놀라웠었는데...)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밀레는 부모를 주제로 한 그림을 많이 남겼다. 그중 한 부모가 죽은 아들의 시신을 넣어 둔 관 앞에 서 있는 장면을 그렸다가 자칫 그림이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흐를 것을 염려하여 바구니로 고쳐 그렸다.

며 자신의 책에 이 문장을 남겼지만 밀레 연구자들은 불행하게도 일찍 세상을 뜬 형의 죽음으로 인한 극심한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고자 달리가 모든 사람이 높이 평가하는 밀레의 작품을 조롱하듯 해석했을 따름이라며 인정하지 않았는데...

아무튼!

그림 속 농부 부부는 과연 아이를 잃은 슬픔에 빠져 있는 걸까?

부부는 멀리서 들려오는 교회 종 소리에 어떤 간절함을 실어 보내고 있을까?

과연 화가는 무엇을 의미한 것일까...?!

가로 7미터 70센티미터, 세로 3미터 50센티미터.

흰색, 검은색, 회색만 사용한 절제된 화면이 보는 이의 감정을 일렁이게 하는 경험을 선사하는데

바로 피카소의 걸작 <게르니카>

사회주의자, 무정부주의자 등이 연합한 공화국의 인민 전선과 프랑코가 이끄는 국민 전선 간의 치열한 전쟁,

20세기 정치 이념 간 극렬한 대립이자

제2차 세계대전의 전초전인 스페인 내전이 한창이던 때

그 해 열릴 파리 국제박람회 스페인관의 벽화 제작을 의뢰했고

프랑코가 이끄는 파시스트의 만행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데는 크게 공헌했지만

참혹한 내전은 프랑코 군의 승리로 끝냈기에 오랫동안 스페인으로 돌아올 수 없었던 이 작품.

독재자가 사망하면서 스페인에 민주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게르니카>도 귀향하고자 했으나...

공교롭게도 스페인의 내부 정세가 극도로 혼란스러워져 작품을 보호하고자 거대한 방탄유리로 보호받으며

1981년 9월,

피카소 탄생 100주년을 맞이 한 해 마드리드에 도착하게 됩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이 있었는데...

스페인 내 좌우 대립 갈등은 쉽게 해소될 수 없는 문제이기에, <게르니카>는 여전히 논쟁의 한가운데에 있다. 독립을 요구하는 바스크 분리주의자는 <게르니카>가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등장한 네오 파시스트는 게르니카의 학살이 부풀려지고 날조되었다고 주장한다. 그 밖에 환경보호단체와 노동조합은 <게르니카>를 자기 활동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한다. - page 66

원래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이 주제...!

솔직히 자극적으로 느껴졌었습니다.


인물의 심리 상태를 날카로운 선과 불안정한 구도로 드러내는 독자적인 스타일을 확립한 '에곤 실레'

그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장본인이자 유대인 수백만 명을 잔인하게 학살한 히틀러와?!

그런데 놀랍게도 상당히 비슷한 환경에서 유년기를 보냈는데...!

아돌프 히틀러는 세관원의 아들로 태어나 실레와 마찬가지로 열네 살에 아버지를 여의었다. 실레가 빈 미술아카데미에 합격한 이듬해에 히틀러도 빈 미술아카데미에 도전했으나 두 번이나 입학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히틀러는 화가로 성공하고 싶은 열망을 충족시켜 줄 만큼 예술적 재능을 가지지는 못했다. 실레와 히틀러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히틀러는 화가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그는 독일로 건너가 우여곡절 끝에 정치가로서 데뷔했고 드라마틱한 성공(?)을 거두었다. - page 502

오스트리아 빈에 머무는 동안 불과 300미터 남짓 떨어진 가까운 곳에 살았다고 알려진 실레와 히틀러.

위대한 예술가를 꿈꾸던 두 청년의 사뭇 다른 미래.

만약 히틀러가 화가의 꿈을 계속 이었다면...

우리의 역사가 바뀌었을까...?!

마치 '후르츠 칵테일'과도 같았던 통조림 책.

어떤 과일이 나올지 모르기에 설렘과

때론 달콤하지만 뒷맛이 씁쓸함도 남았던...!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을 명화들에 대해서도 다음 시리즈로 만나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명화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통째로, 조목조목 모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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