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라도 동해 - 동해 예찬론자의 동해에 사는 기쁨 언제라도 여행 시리즈 2
채지형 지음 / 푸른향기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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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여름휴가가 다가오는 요즘.

벌써부터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 더위...

무조건 바다로 떠나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아직은 휴가 기간이 아니기에 책으로 먼저 떠나볼까 합니다.

일상에 지친 이들을 위한 작은 쉼표이자

나만의 속도로 도시를 바라보는 여행자의 기록인

푸른향기의 감성 여행 에세이 『언제라도 여행 시리즈

이번 두 번째 도시가 '동해'라 더없이 반가웠습니다.

무심한 듯 다정하고

차분하면서도 깊은 도시 '동해'

그 도시를 바라본 저자의 시선을 좇아 여행을 떠나보고자 합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동해에서 피어나는 기쁨과 행복

마음의 속도로 해변을 걷고 싶은 이들에게

언제라도 여행처럼 살아보고 싶은 도시, 동해

언제라도 동해


서울역에서 KTX로 2시간 반.

해파랑길이 지나고, 일출이 유난히 찬란한 '동해'

최근 2~30대 여행자들 사이에서 '진짜 강원도'를 경험할 수 있는 감성 로컬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묵호, 어달, 북평...

이름만으로도 다정히 다가오는데...!

이곳에서 여행과 책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동해와 인연이 닿게 된 건 동해 발한도서관의 강의 요청으로부터였습니다.

도서관 관장님의

"동해 와 보신 적 있으세요?"

로 시작된 대화는

"그럼요. 동해, 참 살기 좋아요. 작가님도 한 번 살아보세요."

"하하, 네. 기회가 되면 저도 꼭 살아보고 싶네요."

가벼운 농담처럼 오간 대화였지만...

그땐 몰랐습니다.

말이 씨가 될 줄을.

옆자리 사서 선생님이 말을 보탰는데

"요즘 동해에서 작가님들한테 한 달 살기 공간을 빌려주는 사업을 하더라고요. 한 번 신청해 보세요."

그렇게 묵호역에 발을 내딛게 되었고

벽 하나를 차지한 유리창을 가진 숙소에서

바람과 햇살을 마음껏 들이며, 이곳에서 묵호의 하루하루를 즐기게 됩니다.

동해에 머물며 매일 해맞이를 나간다는 그녀.

해가 뜨는 일이야 숨 쉬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럽기에 굳이 매일 아침 일출을 찾아본다는 건 별다른 의미가 없을 듯하였지만

어느 날은 파도 소리가 거칠고, 또 어느 날은 잔잔하고

구름에 숨기도, 바다와 하늘 사이에 수줍은 얼굴을 살짝 내밀기도 하고

황홀하게 솟아올라,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고

매번 다른 얼굴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바다와 산과 마을이 태양에 물들며 깨어나듯, 나도 그 빛을 삼키며 새롭게 태어났다. 황금빛을 머금은 바다는 찬란하게 빛나고, 마을에 생기가 돋았다. 내 안의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에너지도 함께 눈을 떴다. 매일 아침, 다시 태어나는 기분. - page 57

우리에게

"뭐 있어, 그냥 해볼까? 아니면 말고."

하며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움이 사라지고 배포를 두둑하게 만들어주는 '일출'.

덕분에 저도 그 기운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살아보는 여행'의 매력을 느끼곤 묵호에 정착하게 됩니다.

그리곤 동해에서 무엇을 가꿀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묵호에는 책방이 없더라고. 어때? 작은 책방 해보는 거?"

'여행자에게는 동해를, 동해 현지인에게는 세계를 보여주는 책방'으로 '잔잔하게' 여행책방을 차리게 됩니다.

손님들은 책과 여행, 진로, 연애, 취업 등 다양한 고민을 털어놓고

동네 어르신들은 한 분 두 분 오셔서 '예전에는'으로 시작하는 긴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돌아가 청춘이 반짝반짝 빛나던 그때로, 그 표정과 목소리로...

귀를 기울이노라면 찬란했던 과거가 어제처럼 생생하게 느껴지는데...

그렇게 잔잔하게 책방은 사람과 사람을, 도시를 잇는 따스한 공간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책은 책방 '잔잔하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동해살이와 책방살이의 순간들, 그리고 일상에 가까운 로컬의 풍경과 정서를 저자의 특유의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현지인에게는 매일 보는 바다지만, 관광객에게는 항상 새롭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동해에 사는 분들께 충분히 자부심을 가지셔도 된다고 말씀드렸다. 강연이 끝난 후 "우리 동해가 이렇게 아름다운지 몰랐어요"라는 동네 어르신 말씀에 가슴이 뭉클했다. - page 155

특히 바닷가에서의 '일출 요가'와 '맨발 걷기'는 '동해'이기에 할 수 있는 축복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서울에서는 상상조차 못할 풍경 속에서

자연과 하나 되는 경험과 함께

오롯이 '나 자신'을 마주할 수 있기에

이곳을 더 '살고 싶은 여행'을 꿈꾸게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강원도 홍천의 '행복공장'

안으로 들어서면 '내 안의 감옥'이라는 문구가 방문객의 발걸음을 사로잡고 나면 마치 수감이라도 되는듯한 좁디좁은 공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책에만 집중하는 '독서를 위한 감옥'이었는데 오롯이 책을 읽고 차 한 모금 머금고 나면 비로소 나를 만날 수 있음에.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작은 휴식공간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마지막엔 '동해를 여행하는 10가지 방법'이 소개되었습니다.

해파랑길 트레킹, 논골담길 산책, 북평민속시장, 동해의 책방들, 인근 도시 강릉과 삼척까지 확장되는 동선까지.

개인적으로 이곳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책방투어를 해 보고 싶었습니다.

'여행을 와서 작은 책방을 돌아보는 일은 무척이나 즐겁다. 매대에는 서울의 교보문고나 인터넷서점에서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책들이 진열되어 있다. 이곳은 여행책 전문 책방답게 다양한 여행책들이 놓여있다. 세상에나, 이렇게나 많은 여행책이 있었다니! 모두 여행을 다니고, 모두 자신의 여행을 쓰는구나.'

2024년 잔잔하게 책방을 다녀간 후 한겨레신문에 최갑수 작가님의 글이 와닿았는데...!

각자의 개성을 머금고 있는 책방들을 다니며

이 책방들이 모여 만든 작은 책의 바다로부터 이 도시의 따스함을 몸소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현지인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동해를 다 알지는 못한다는...

하지만 이 도시를 사랑하는 방법만은 알고 있는 그녀는 또다시

누군가와 시간을 나누고,

작은 온기를 누군가에게 건네며

하루하루를 쌓아 현지인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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