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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백영옥 지음 / 김영사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2012년 출간 후 독자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이 소설.
저도 제목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언젠간 읽으리라는 다짐을 했었는데...!
수지·이진욱 주연 영화화 확정!
좋아하는 배우가 영화한다는 소식에!
후다닥 읽어보려 합니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작가 '백영옥'
개정을 거듭한 뒤 13년 만에 선보인 마지막 완결판.
드디어 이들의 조찬모임에 참여해 보겠습니다.
피처럼 격렬한 연애가 물처럼 담담한 상실이 되기까지
상처를 보듬고 마침내 사랑의 가능성을 회복하는 이야기
실연 때문에 혼자 있기 싫은 분들은 저랑 아침 먹어주실래요?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오전 일곱 시부터 주름 없이 다린 슈트에 넥타이를 매고 레스토랑에서 아침을 먹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 page 11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간판 위의 작은 글씨.
무심히 지나쳐 본다면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아침 병원'으로 오독할 만한, 이 레스토랑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오전 일곱 시.
보통 사람들에게 오전 일곱 시는 어떤 시간일까. 알람 소리에 깨어 비몽사몽인 시간, 아침을 먹을지 조금 더 잔 후 택시를 타고 회사에 갈지를 가늠하는 시간, 흐트러진 이불과 베개 사이에 기대 첫 담배 연기를 폐 속 깊숙이 흡입하는 시간, 밤사이 흘려놓은 사랑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분주해지는 시간들... - page 23
그리고 이 모임은
실연당한 사람들이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실연을 주제로 한 영화를 보고
'실연의 기념품'을 교환하며 상처를 치유하는데...
일곱시, 그리고 이곳에서 세 주인공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남자라는 신인류"와 치명적 사랑에 빠졌지만 끝내 이별을 고한 뒤 상실감에 빠진 항공사 승무원 '윤사강'
8년간 오랜 연애의 갑작스러운 종료 앞에서 일상이 무너진 컨설팅 강사 '이지훈'
사내 연애를 하다가 헤어진 뒤 이직한 결혼정보회사에서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미도'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인물이었습니다...)
오전 일곱 시에 시작하여 오후 일곱 시에 끝난...
이들의 회복해 나아가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사실 소설이 복잡하거나 극적인 이야기가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덤덤히 그려나간 문체가 오히려 독자들의 감정을 섬세히 건드렸고
결국
모든 연애에는 마지막이 필요하고, 끝내 찍어야 할 마침표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날 때마다, 들리지 않는 것이 들릴 때마다 사람은 도리 없이 어른이 된다. 시간이 흘러 들리지 않는 것의 밖과 안 모두를 보게 되는 것. 사강은 이제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기로 했다.
《슬픔이여 안녕》의 '안녕'이
'굿바이'가 아니어서,
'안녕'이 '헬로'여서,
다행이었다. - page 320 ~ 321
이것이 사랑임을.
그리고 실연은
삶에는 어떤 것으로도 설명하기 힘든 믿을 수 없는 순간이 존재한다. 불행을 예감하고 그것에 대비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하더라도 불행은 결코 보험 광고 속에 등장하는 낯익은 에피소드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우리는 누구도 그 순간의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없다. 깨달음은 늘 늦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그때의 일이 의미하는 바를 조금씩 알아갈 수 있을 뿐이다. - page 88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내적 훈련이 된다는 것을.
오랜 시간 공들여 작가가 우리에게 일러주고 싶었던 이야기였습니다.
이 이야기가 유독 인상 깊게 남았는데
"사람은 어느 순간에나 사랑에 빠지고 연애에 실패하고 그러는 거 아닌가? 긴 전쟁 중에도 아이가 태어나잖아요. 사람들은 헤어질 걸 알면서도 연애하고 결혼하고 그러니까."
"헤어질 걸 알고도 사랑한다?"
"우린 죽을 걸 알고도 살아가잖아요." - page 37
'살아간다'고 말하는 것처럼 헤어질 걸 알면서도 사랑하고 또 헤어져야 다시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알지만...
이렇게 마주하니 이토록 잔인할 수가..!
기약 없는 사랑에 빠지고...
출구 없는 이별에 넘어지고...
후회하고...
다시 또 사랑에 빠지는...
허약하지만 그럼에도 나아가는 나에게, 아니 우리들에게 작은 응원을 해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