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방 한구석에서 판소리를 듣던 날이 있었다고 합니다.
소리꾼의 목소리는 공간을 가득 채우며, 마치 오래된 나무 문을 열어젖히듯 저자를 과거로 이끌었고
심장을 두드리는 북소리와 소리꾼의 창은 저자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감정을 깨웠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알지 못했던 감정이
한 곡, 한 곡, 소리를 따라가면서
'그래, 삶이 이렇게 힘들지라도 우리는 견디고 살아가는구나'라는 깨달음이 소리의 여운을 타고 제 안으로 스며들었습니다. 슬플 때 들었던 판소리의 구슬픈 가락이 저의 마음을 달래주고, 기쁠 때 해학적인 장단이 더 큰소리로 웃을 수 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 page 5
'한(恨)'과 '해학(諧謔)'
즉 우리 한국인의 정서를 느끼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판소리가 '어렵다'라는 편견에 갇혀 있고, 과거의 유산으로만 남아 현대인의 삶과는 동떨어져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판소리가 어렵지 않다는 것을
판소리가 얼마나 현대적이며 여전히 우리 삶과 맞닿아 있는지
보여주고자 하였습니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1장 조선의 오페라_판소리 다섯 마당 : 심청가, 홍보가, 춘향가, 수궁가, 적벽가
2장 잃어버린 조선의 아리아들_타령 네 마당 : 옹고집타령, 장끼타령, 변강쇠타령, 숙영낭자전
3장 삼국시대 뮤지컬_향가 : 도솔가, 서동요, 헌화가 & 해가, 처용가, 원가
4장 고전의 발라드_고전시가 : 하여가 & 단심가, 임제의 한우가 & 한우의 화답시, 황진이와 소세양 이야기-<봉별소판서세양>, <소요월야사하사>, 홍랑과 최경창 이야기-<묏버들 가려꺾어>, <송별>
5장 달빛 아래 붉은 실_고전소설 : 이생규장전, 옥단춘전, 금방울전, 정수정전
고전 22편을 판소리의 호흡으로 엮어내 마치 무대 위 오페라처럼 마음을 울리고 사유를 머물게 하였습니다.
제가 판소리라 하면 딱 떠오르는 춘향이와 이몽룡의 사랑 가득한 노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