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에게 수영은 왜 하느냐보다는 늘 당연한 듯 물에 뛰어들어 우승을 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래도 가끔씩 코치님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던 나루.
"나루야, 코치님은 이기고 지는 게 수영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
"하지만 시합은 이기려고 하는 거잖아요. 저는 이기고 싶어요."
코치님이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네 말도 맞아. 하지만 평생 이기는 시합만 하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어. 누구나 질 때도 있는 거야. 어쩌면 어떻게 지느냐가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해."
...
"한 번쯤은 너 스스로 왜 수영을 하는지 천천히 생각해 보면 좋겠다." - page 47 ~ 48
나루의 모습을 보며 단지 어린이만 그런 것이 아님을, 나 역시도 그렇지 않은가를 되짚어보게 되었습니다.
새가 둥지에서 떠밀리며 나는 법을 익히듯, '왜' 수영을 하느냐는 질문의 끝에서 나루는 변명의 둥지를 박차고 날아오른다. 우리의 생은 결국 자신과의 사투임을, 이기는 법과 지는 법을 배우는 것이 결국은 같은 것임을, 비상할지 추락할지는 스스로 선택하기에 달렸음을 나루는 자기 몸과 마음으로 알아낸다. 그리고 순수한 열망을 향해 건강하게 나아간다. - <심사평>, page 233
나루가 선 '5번 레인'이 그랬음을.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나루는 아무리 과정이 훌륭한들 결과가 형편없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나루도 알았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나루 손으로, 나루의 두 팔과 다리로 만들어야 했다. 그래야만 승리의 기쁨도, 패배의 분함도 떳떳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 page 226
책을 덮고 나니 희미하게 수영장 물 냄새가 나는 듯했습니다.
까르륵 거리다 어느 순간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아이들.
앞으로 눈부시게 찬란할 그들의 앞날이 마냥 부럽기만 하였습니다.
그 부러움도 잠시 접어두고...
이 책을 제 아이에게 건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