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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전주 - 전주의 멋과 맛과 책을 찾아 걷다 ㅣ 언제라도 여행 시리즈 1
권진희 지음 / 푸른향기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푸른향기의 감성 여행 에세이
『언제라도 여행 시리즈』
그 첫 번째 도시로 '전주'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가보지 않아서 기대되는 이곳으로의 여행.
저도 잠시 전주의 매력 속으로 떠나보겠습니다.
살아 있는 도시의 결을 느끼고 싶은 이들을 위한
걷고, 머물고, 읽고, 먹으며 느리고 다정하게 떠나는
사계절 언제라도 좋을, 새로운 전주로의 여행
『언제라도 전주』
이번 『언제라도 여행 시리즈』는
일상에 지친 이들을 위한 작은 쉼표이자
나만의 속도로 도시를 바라보는 여행자의 기록으로
읽는 동안에, 읽고 나서도
언제라도, 우리가 여행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정한 안내자
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책을 계기로 앞으로 어느 도시를, 그곳을 거니는 작가님의 시선이 기대되었습니다.
'전주'
백제가 멸망하고, 신라에 병합된 뒤 757년 경덕왕이 '전주'라고 '온전한 마을'이라는 뜻의 이름 붙였다고 합니다.
이곳을 저자는
정체되었다기보다 느긋하다는 말이 어울립니다.
라고 하였는데 정말 '여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흔히 전주를 '멋과 맛의 도시'라고 부르는데 저자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해주었습니다.
바로 '책'
이 삼박자가 어우러져 몸과 마음의 안식처가 된 전주로의 여행이었습니다.
우선 전주의 지도를 펼쳐보았습니다.
우리가 거닐어야 할 곳들이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언젠가 전주를 가게 된다면 이 책을 들고 저도 발걸음을 더해보고자 합니다.
누구나 이런 공간이 있을 것입니다.
예전에는 유명하지 않았기에 내 집 앞마당처럼 드나들며 은밀히 즐겼다던 이곳
어느새 관광지로 떠오르며 색색의 간판이 들어서고, 여행에 들뜬 사람들이 붐비기 시작했을 때
마치 내 것이었던 것이 사라지는 이 아쉬움...
그럼에도 여전히 찾아 헤매는 아련함...
그 기분을 알기에 더 와닿았던 이곳 '한옥마을'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잠시 쉼을 위해, 특히 겨울에 가야 더 매력적인 '교동다원'
이곳에서 저자처럼
눈이 내리는 동안, 차에 다과를 곁들여 그 앞에 앉아 봄·여름·가을 동안 내가 뿌리고 거둔 것이 무엇일지 헤아린다.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한 손에 들어오는 찻잔만큼 작게 단단해진 마음이 담백한 차와 달콤한 꿀약과에 느슨하고 말랑해진다. 욕심이 '커져도 다 차지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넓'어지고 싶다. 봄이면 벚꽃양갱, 가을이면 유자양갱처럼 특별한 메뉴가 있음에도 유독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겨울에 교동다원을 찾는 까닭이다. - page 45
'쉼'의 의미를 느끼며 한 해의 마무리를 지어보고 싶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한 번 들러보고 싶은 '책방들의 거리'
이곳엔 '홍지서림'과 함께 대표적인 지역 서점인 '민중서관'이 있었지만 2011년 문을 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조금씩 사라지는 책방 거리들을 보며 씁쓸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었는데...
그럼에도 전주에는 여전히 책방이 많다고 하니 조금은 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전주는 매년 빨간 투어버스를 타고 도서관과 문화시설을 경험할 수 있는 「전주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을 제공할 정도로 개성 넘치는 도서관이 많다고 하였습니다.
그중에서 '다가여행자도서관'
입국 9:00
출국 18:00
전주를 비롯한 여러 지역을 다룬 책은 물론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구석구석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휴식 공간까지 구비된
'여행' 콘셉트가 충실한 이곳에서 인상적이었던 이 문구.
그리고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지. 여행도 독서도 결국 공간적으로 같은 자리로 돌아와야만 완성되지만, 지나온 사람의 어떤 부분은 완전히 바뀌어버리지"
개인적으로 꼭 가보고 싶은 '가맥집 초원편의점'
가맥은 '가게맥주'의 줄이말로 1974년 전주 경원동에 문을 연 '전일갑오'에서 시작된 독특한 술 문화라고 합니다.
동네 슈퍼에서
업소용이 아닌 저렴한 가정용 맥주를
과자를 안주 삼아, 나중에는 간단한 안줏거리를 곁들이며 마실 수 있는
무엇보다 가맥집은 '간단한 안줏거리'가 가게마다 다르다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데!
그 매력을, 그 갬성과 함께 술잔을 기울여보고 싶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전주하면 '콩나물국밥'을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전국 어디에서나 마주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그 지역에 가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음에!
여기 소개된 '왱이집'
이름이 특이하였는데 그 이유가
왱이집은 벌이 한꺼번에 모여들 때 '왱-' 소리가 나듯 손님들이 벌 떼처럼 많길 바라는 마음에서 '왱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1987년 흥지서림 골목에 문을 열었다. 육수와 별도로 삶아내어 아삭거리는 콩나물과 청양고추의 매콤함이 공존한다. 순한 맛으로 주문할 수도 있지만, 간판에 적힌 '손님이 주무시는 시간에도 육수는 끓고 있습니다'를 본다면 역시 오리지널을 맛봐야 하지 않을까. 매운맛에 약하다면 모주를 곁들이길 추천한다. 막걸리에 찹쌀가루, 흑설탕, 감초, 생강, 계피 등을 넣고 끓인 모주의 달콤함이 매운맛을 상쇄하며 입맛을 돋운다. - page 204
왠지 이곳에 방문할 땐 사람이 많은 시간에 가야 제맛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