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있는
문목하 지음 / 아작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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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일로...

'가치 읽기'를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5월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왠지 올해엔 흐지부지 넘어갈 것 같아서...!

이번 책 구입부터 시작해 늦게 시작하게 되었지만 이렇게 읽고 뿌듯함을 남겨봅니다.


SF와 판타지, 미스테리를 효과적으로 결합한

신인 작가 문목하의 놀라운 데뷔작!


이라 하였는데...

정말 신인 작가분이 맞나요!!!

재미를 넘어 감동이었던 이 작품.

다른 분들도 읽어보시길 바라며 짧게나마 이야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부패경찰과 정체불명의 불법 조직 사이에서 벌어지는 첩보와 배신,

초능력물과 누아르를 매력적인 캐릭터와 대사로 녹여낸 소설다운 소설!


돌이킬 수 있는



"도망 안 가?" 남자가 말했다.

차라리 이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떻게든 이 남자를 죽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이 순간을 떠올릴 때마다 여자는 그렇게 생각한다. 시간의 타래가 감길 때마다 그 생각은 퇴색되었다가 덧칠되고, 희미해졌다가 견고해지길 수없이 반복하는 변덕을 부리게 되지만.

"도망가 줘." - page 9


촉망받는 신입 수사관 '윤서리'

하지만 부패경찰을 도와 일하게 된 그녀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범죄조직 '비원'을 건드리고,

비공식 명령을 받아 어느 암살 작전에 투입됩니다.

작전구역은 대형 싱크홀 발생으로 4만여 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어 참혹한 재해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폐쇄된 유령도시 경선산성.

아무도 없어야 할 이곳에 수백 명의 사람들을 발견하게 되고, 더 놀라운 사실은 그들은 초능력을 지니고 있었는데...

윤서리가 해야 할 작업은


"비원과 경선산성이 자기들 싸움에 공멸하게 하는 것. 한쪽이 한쪽을 밟으면서 제 몸집을 깎도록 소모전을 지속시키는 것. 마지막에 비원이 이기든 경선산성이 이기든 그건 상관없어. 비원 혹은 산성이 쉽게 처치될 정도로 약해진 채 홀로 남는 게 중요한 거야.

도시 안에서 서로 계속 싸우게 만들어. 내 두더지들은 틈을 알려주고, 우리는 더 큰 틈을 만든다. 두 집단이 자주 충돌하면 충돌할수록 좋아. 나중에 처리할 머릿수가 하나라도 더 줄게 해. 그게 내 요원들이 하는 일이고, 윤서리, 네가 하게 될 일이다." - page 139 ~ 140


사실 비원과 경선산성은 하나의 집단이었습니다.

여기서 최고 실력자였던 최주상과 이경선이 변종들을 한데 모아 조용한 생존을 꾀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경선은 자기들이 지금은 숨어 살더라도 언젠간 외부에 드러나야 하고, 그 순간은 필수불가결하게 찾아올 거로 생각해 그때를 위해 안전과 독립을 보장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최주상은 존재가 외부에 드러나는 순간 집단 전체가 몰살 당할 거로 생각해 숨어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때부터 최주상에게 동조하고 최주상의 힘에 보호받으려는 변종들과, 이경선에게 동조하는 변종끼리 파가 나뉘게 되고

결국 이경선 측이 내몰리게 되면서 싱크홀이 발생하고 아무도 다가가지 않는 그 도시에 다시 들어가게 되면서 경선산성을 이루게 되고

최주상은 비원의 우두머리로 그 도시에서 아무도 나오지 못하게 하고, 만약 바깥으로 나오는 놈이 있다면 자신의 선에게 처리하겠다는...

그리고 이런 비원을 감시하는 서형우까지.


이 모든 것을 알게 된 '윤서리' 와

부패경찰 '서형우',

경선산성의 수장 '정여준'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첩보와 배신, 그 끝은 어떨지...

과거가 반복되고 멈춘 시공간이 늘어감에 따라 이들의 결말은 예상 밖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아하! 그래서 드라마 <시그널>에 비유를 했었다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정여준의 유언이었던 마지막 말을, 그러나 이제는 유언이 아닌 한 문장을, 그녀는 승리감에 가득 차 그에게 소리쳤다.

"무사해서 다행이다!" - page 403


와!

간만에 이렇게나 재미있는 책을 만나게 되다니!!!

각각의 캐릭터들이 생동감 있고 매력적으로 그려졌고

빠른 전개와 반전의 묘미,

무엇보다 초능력물과 경찰 누아르 장르의 케미가 이렇게나 좋을 줄 몰랐습니다.

왜 오랫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지 알 수 있었던 이 작품.

특히 이 대사.


"왜겠어요."


정말이지...

이 설렘 간만에 느껴봅니다.


그 뒤로 작가님의 작품을 찾아보는데...

어?!

얼마나 우리의 애간장을 녹이시는 겁니까?!!!

작가님의 신작을 기다리며...

또다시 저 대사에 심쿵 하며 책을 덮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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