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3부작 - 그래픽노블
데이비드 마추켈리 외 그림, 황보석 외 옮김, 폴 오스터 원작, 폴 카라식 각색 / 미메시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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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소외된 주변 인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으면서도, 감정에 몰입되지 않고 그 의식 세계를 심오한 지성으로 그려 내는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소설가

'폴 오스터'


그의 명성은 익히 들어서 알지만...

작품은 읽어보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폴 오스터의 1주기를 맞이하여 미국과 한국에서 그의 대표작을 그래픽노블로 출간하였다길래

왠지 더 흡입력 있게 그의 작품을 맞이할 것 같아 읽게 되었습니다.

고전이 그래픽노블로...

어떻게 그려나아갔을지 기대하며 읽어보았습니다.


폴 오스터와

유리의 도시로, 유령들과

잠겨 있는 방으로


뉴욕 3부작



제목처럼 세 편의 작품이 있었습니다.

포문을 열어주었던 「유리의 도시」.

첫 문장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뉴욕에 사는 소설가 '퀸'은 윌리엄 윌슨이라는 필명을 쓰면서 맥스 워크라는 사설탐정을 주인공으로 하는 탐정 소설을 쓰는 작가였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첫 문장처럼 한밤중에 걸려온,


"폴 오스터 씨인가요?

폴 오스터 씨와 통화하고 싶은데요."


"전화를 잘못 거신 것 같습니다."


"폴 오스터 씨라고,

오스터 탐정 회사를 하는 분인데요."


"여기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제 말을 이해하지 못하시는군요.

정말 급한 일입니다."


결국 피터 스틸먼의 아내라는 이로부터 피터의 아버지인 피터 스틸먼(부자의 이름이 같음)을 감시하는 탐정의 임무를 맡게 됩니다.

사실 아버지 피터 스틸먼은 아내의 죽음 뒤 자신의 아들을 9년 동안 독방에 감금해 놓고 학대를 합니다.

그런 피터 스틸먼은 감옥 생활을 하게 되었고 시간이 흐른 뒤 감옥에서 나오게 된 그.

그런 그의 등장은 어린 피터가 성인이 되었어도 두려움에 떨게 되고 아내가 폴 오스터에게, 아니 퀸에게 늙은 피터 스틸먼의 일거수일투족 감시를 의뢰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시작된 감시를 하게 되는데 늙은 피터는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고 어느 날 사라지게 됩니다.

그를 놓친 것을 스틸먼에게 알리고자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게 되자 퀸은 스틸먼의 아파트 앞에 노숙자가 되어 가면서 또다시 감시를 시작하게 되고 결국 퀸은...


솔직히 이 작품을 읽고 나서 충격적이었습니다.

낯선 이의 한 마디로 한 사람이 이렇게 무너질 수 있는 것인가...

이토록 인간이란 존재가 나약할 수 있을까...

너무 민낯을 본 것 같아 어찔했었던...


그렇게 한 이야기가 끝나고 다음 이야기였던 「유령들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앞서 읽었던 「유리의 도시」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서도 등장한 탐정 '블루'

그에게 화이트라는 이름의 남자가 원하는 기간 동안 블랙이라는 이름의 남자를 쫓아다니며 지켜보며 

매주 이러이러한 우편 사서함으로 보고서를 보내면

매주 우편으로 수표를 보낸다는 것

단, 이 일은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보고서를 보낼 것

이었습니다.


역시나 감시를 하였고 알고 보니 블랙이라는 자의 정체가 바로...


"당신은 내가 해야 할 일을 상기해 줄 사람이었다.

고개를 들면 매번 거기서 내 쪽을 바라보며 그 시선으로 나를 꿰뚫었지.

당신은 내게 온 세상이었고,

난 당신을 내 죽음으로 탈바꿈한 거야.

당신은 변하지 않는 단 한 가지, 

모든 것의 안팎을 바꿔 놓은 단 하나의 존재다."


마지막 「잠겨 있는 방」에서는 앞서 등장했던 인물들이 다시 거론되고...

그렇게 이 세 작품은 닮은 듯 다른 이야기를 하며

'뉴욕 3부작'

을 완성하고 있었습니다.


모두 누군가를 감시하고 뒤쫓지만

좇으면 좇을수록 모든 것은 흐릿해지고

종국에 가서 마주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모습이었던,

몰두가 강박관념으로 변하는 인간 군상을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잔인하지만 우리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그래서일까...

「유령들」에서의 마지막 문장이 울림처럼 남았었습니다.





고전으로 만났었다면 혼돈이었을 테지만

그래픽노블이었기에 그나마 끝까지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되짚어보게 된 이 책.

한 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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