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최재천의 공부』에서
공부는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단순한 과정이 아닌,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들여다보며 바닥난 자존감을 일으켜 세우는 일이라는 것을.
인간 사회 자연을 알아가려는 기꺼운 노력이며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며 살기 위한 분투이기에
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러주었었는데 이번엔 우리에게
백세 시대가 되었잖아요. 30대도 대학 가야 하고, 40대도 대학 가야 하고, 70대도 대학 또 가야 합니다. 죽으려면 몇십 년 남았는데, 일찌감치 뒷방 늙은이가 될 수는 없잖아요. 또 배워서 새로운 직장을 얻어야 합니다. 그런 세상이 왔으니까 교육도 그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저는 이런 상상도 해 봅니다. 북한식 용어로 '전 국민의 강군화'라는 말이 있는데, '전 국민의 박사화'는 어떨까요? 전 국민이 다 박사가 되면 얼마나 좋겠어요? 저는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에 여러 번 들어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고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지막 남은 여러분의 옵션은 책을 읽는 겁니다. - page 99 ~ 100
그리하여 자연스레 다음 장에서는 '책 읽기'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럼 책 읽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독서는 일이어야만 합니다. 책 읽는 게 취미라면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고 씨름하는 게 훨씬 가치 있는 독서라고 생각해요. 물론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었는데 술술 읽힐 리 없겠지요. 우여곡절 끝에 책 한 권을 뗐는데 도대체 뭘 읽었는지 하나도 기억에 안 남는 경우도 있을지 몰라요.
하지만 기왕에 읽기 시작한 그 분야의 책을 두 권 읽고 세 권째 읽을 무렵이면 신기하게도 책장을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새로운 분야의 두툼한 책을 끼고 몇 번 씨름하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잘 모르는 또 다른 분야의 책을 붙들어도 읽힙니다. - page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