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생 아내에게 들려주는 미술사 이야기 - 미술관 안에서 펼쳐지는 수학, 과학, 철학 그리고 종교 이야기
김대능 지음 / J&jj(디지털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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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생' 아내라고 딱! 집어준 제목에 솔깃하였습니다.

이성과 감성의 만남이라고 해야할까... 조화?!

그렇기에 이 책!

뭔가 매력적일 것 같지 않나요?!

"그림 같다는 말은 누가 처음 썼을까?"

아내의 엉뚱한 질문으로부터 우연히 시작된 미술사 이야기

이과생 아내에게 들려주는 미술사 이야기



이들의 이야기는 '파리'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파리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도시 곳곳에 묻어있는 감성, 모네의 작품을 좋아했던 아내.

좋아하는 이유는...?

"그냥 예쁘잖아~"

아내의 간단명료한 답을 그는 풀어서 해석하게 됩니다.

그림을 보고 있을 때 마음이 편해지고 안락한 느낌을 받으며 작품이 아름다운 인상을 준다는 의미겠지만...

그는 이야기하였습니다.

미술은 단순히 예쁜 그림이 아니다. 적어도 인류 역사 속 화가들은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만을 표현하고자 하지 않았다. 미술이란 무엇일까? 거장들의 작품 속에 빠져드는 것은 하나의 여정이다. 미술 작품의 표면 너머에는 '화가'가 있고, 화하가 살아갔던 '시대'가 있고, 시대가 흘러 쌓여버린 '역사'가 있다. 이 여정에는 거장들이 작품에 불어넣은 예술혼, 이들이 살아갔던 시대 그리고 이들이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우리가 미술 작품을 보며 앞서 말한 것들을 떠올리게 될 때 비로소 작품을 깊이 감상할 수 있게 된다. 그때 그 시절의 음악을 들으며 감상에 젖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 page 15 ~ 16

그리하여 미술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그 속의 화가, 시대, 역사 등 켜켜이 쌓여 있는 이야기를 더해 보다 입체감 있게 다가가고자 하였습니다.



미술 작품을 마주하는 시선이 다르듯 아내의 엉뚱하고 기발한 질문(?)은 명화에 닿아있는 과학, 수학, 철학, 종교, 역사 이야기로 미술사에 대한 이해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해 주었고...

무엇보다 아내의 질문은 미술에 대해 어렵게만 여기는 이들에게, 아니 저의 속마음을 긁어주는 듯해 읽으면서 얼마나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이 작품에 대해 도슨트 분이 설명할 때 너무나 놀랐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리고 잊어버렸던...!

그런데 이렇게 다시 마주하게 되어서 너무나 반가웠던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약혼>.

화가가 많은 상징을 '숨겨놓았는데' 발견하는 재미가 참 쏠쏠하다는!



상징이 많다 보니 해석의 여지가 많아 논란도 많은 편인데...

"샹들리에에 있는 단 하나의 초가 신의 눈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아내 쪽에도 희미하게 초가 있었다가 모두 타버린 흔적이 그려져 있거든. 이게 '아내의 죽음'을 상징할 수도 있다는 얘기지."

"또 하나의 증거는 거울에 있어. 거울 테두리에 10개의 원형 장식들 보여?

...

자세히 보면 예수의 이야기를 그려놓은 거거든. 근데 아르놀피니 쪽에는 예수의 '삶'과 관련된 부분이 그려져있고 아내 쪽에는 예수의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가 그려져있어."

"그리고 당시 여성의 무덤에 강아지 조각을 많이 사용하기도 했대. 얀 반 에이크가 그린 강아지도 여인 쪽을 향하고 있지."

이것이 사실이라면...

죽은 아내를 기리기 위한 이 그림...

뭉클하게 다가오지 않나요?!

'빛을 그리는 기계'라 불리는 카메라의 등장으로 '있는 그대로의 인상'을 객관적으로 재현하는 화가들에게는 카메라 너머의 가치를 찾아내야 했습니다.

"카메라에 담지 못하는 게 무엇일까?"

인상주의 화가 르누아르는 '행복'이라는 감정에서 그 답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대부분 행복한 사람들을 표현하고 있고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는 즐거움과 따뜻한 감성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에게 전한 이야기.

현대에 이르기까지 카메라 기술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발전해 왔다. 이제 우리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스마트폰으로 연이어 셔터를 누르며 클릭 한 번에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1,000만 개 이상의 픽셀은 각각 빛의 색상과 밝기를 그대로 재현하여 아무리 인상파 화가들이라고 해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하지만 르누아르의 작품 앞에서 우리가 느끼게 되는 것은 이 예술가가 '카메라가 담지 못하는 것'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는 것이다. - page 340 ~ 341

화가가 작품에 부여한 감성.

그건 그 어떤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할 수 없음에.

우리가 명화를 찾아보는 이유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들의 대화는

우리에게 미술사를 이해하는 과정이 하나의 여정과 같다는 것을

한발 한발 발자국을 남기다 보면 결국 하나의 길이 되는 것처럼, 작품이 주는 첫인상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스스로 발견하고 해석해나간다면

진정으로 미술 작품을 즐길 수 있음을 시사해 주었습니다.

단순히 아름다움을 추구한 것이 아닌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였던 미술 작품.

덕분에 미술 작품을 바라보는 안목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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