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고해소 - 제3회 K-스토리 공모전 대상 수상작
오현후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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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토리의 최정상에 서다! 장르적 쾌감, 소설적 여운을 두루 갖춘 명품 미스터리 추리 소설

이 문구만으로도 설렜습니다.

심사 위원들의 찬사 중에

"긴장감, 속도감, 몰입감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다. 심사 중 가장 재밌게, 또 빠르게 읽은 소설이다. (…) 이 소설의 결말은 복선 회수는 물론이고 인물을 보다 입체적으로 전환시킨다는 점에서 훌륭하며, 감정적으로도 은은한 여운을 준다." _조예은(소설가, 심사위원)

더 이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바로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저는 범죄 사실을 목격하고도

30년간 침묵한 죄인입니다."

30년 전, 세 명의 소년이 사라진 '주파수 실종 사건'

은폐되고 왜곡되고 망각된 기억 속에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

악의 고해소



강력계 형사 '권용훈'.

경찰 생활 18년 차에 뇌물 수수의 오명을 뒤집어쓸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한 통의 편지-교도소의 사서함 편지-가 날아오게 되는데...

존경하는 권용훈 형사님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형사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아직 해결하지 못한 미제 사건들 중에

형사님께서 해결해주셨으면 하는 사건이 있습니다.

제가 도움드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합시다. 기다리겠습니다.

이희수 씀

미제 사건의 키를 쥐여준다는 것은 강력반 형사에게 엄청난 구미를 당기는 일이었습니다.

아니, 그에게 이건 기사회생의 기회가 되어줄 것이었습니다.

미제 사건이란...

30년 전, 세 명의 소년이 감쪽같이 사라진 이른바 '주파수 실종 사건'.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이 사건은 용훈도 같은 시기 그 학교 학생이었기에 강렬한 충격을 주었었습니다.

그렇기에 '이제 끝물인 왕년의 에이스'라는 비아냥을 듣던 용훈은 형사로서 사활을 걸고 사건 조사를 위해 악명 높은 민간 교도소로 향하게 됩니다.

한편 남쪽 지방 작은 성당에서 사제로 있는 '이성준'.

그는 용훈의 동창이자 '주파수 실종 사건'에서 잊힌 유일한 생존자였습니다.

사건 당시의 충격으로 기억을 잃었고, 자신이 나약한 탓에 범인을 잡지 못했다고 자책하며 종교에 속죄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용훈이 찾아오면서 그동안의 잔잔했던 일상에 파문이 일게 되고, 고해소를 찾아온 익숙한 목소리의 낯선 남자로부터

"1992년 8월 16일. 그날 능리산에서 봤습니다."

...

"당신은 누구시죠?"

감정이 회오리치는 이 신부와 달리 장막 너머의 남자는 차분하며 이성적인 목소리로 그의 심장을 가르듯 말했다.

"그날의 일을 사죄하고 고해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

"저는 범죄 사실을 목격하고도 30년 동안 침묵한 죄인입니다." - page 109

자신도 알지 못했던 그날의 증언을 듣게 되면서 잃었던 기억의 조각들을 되찾게 되는데...

"지금까지 넌 허상을 쫓은 거야." - page 250

재소자들을 인터뷰하며 사건의 조각을 맞춰가는 용훈

기억을 잃은 상태로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를 독대하는 성준

저마다의 목적을 위해 진실을 왜곡하고 은폐하는 교도소의 재소자들

"그날의 일을 사죄하고 고해하고 싶다"는 의문의 남자

과연 그날의 진실은 무엇일까...?!

등장하는 인물들...

지금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생존자와 목격자를 분리하고 싶지 않았다. 모두가 신이 창조한 피조물들이었다. 재욱도 이 신부도 죄의 굴레를 헤매고 있을 뿐이었다. - page 180

반복되는 죄의 굴레를 따라 살아가다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된 이들.

그리하여 밝혀진 진실.

오롯이 자신의 몫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문장이 참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수많은 시간으로 겹겹이 쌓은 진실의 빗장이 이제야 모두 풀리는 순간이었다. - page 271

책을 펼친 순간부터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긴장감, 속도감, 몰입감.

제대로 느꼈었던 이 소설.

우리에게 '죄의 굴레를 헤매는' 우리 모두가 각자의 사건을, 저마다의 삶과 기억을 한 번쯤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 작가의 메시지는 책을 덮는 순간 울림으로 남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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