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름에 별을 보다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강영혜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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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 독서미터 선정 '올해의 책'

츠지무라 미즈키 《거울 속 외딴 성》 이후 6년 만의 청춘소설!

이런 수식어로 솔깃했었지만 이 소설이 더 끌렸던 건 '여름'이었습니다.

지속되는 폭염경보 속에서 지쳐만 가는 요즘.

여름에 대한 기억이 마냥 나쁘게만 남기고 싶지 않아서...

(사실 이젠 여름이라고만 해도 기겁할 것 같습니다만...)

읽어보려 합니다.

소설 속 주인공들.

그들의 그해 여름은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

함께할 수 없는 이 여름

함께 별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이 여름에 별을 보다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세계 곳곳을 덮치고 팬데믹이 선포되며 모든 것이 멈춰버린 2020년 봄.

국가들이 입국을 제한하고 사람들이 집 안에만 머무는 나날의 연속.

지금까지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전대미문의 사태였습니다.

여기 천문부 활동을 열심히 해온 이바라키의 고등학생 '다니모토 아사'는 동아리 활동이 중지되면서 우울함과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TV에서 훗날 우리를 '코로나 세대'라고 부를 거라고 그러더라. 코로나로 인한 휴교 탓에 학습이 부족한 세대가 될거란다."

"훗날이라니......"

"앞으로 어떤 역사로 남든 알 게 뭐야. 우리에겐 지금밖에 없는데."

말문이 막혔다. 미코토가 가볍게 "아 -, 아 -"하고 중얼거렸다.

"왜 하필 우리일까." - page 14

그리고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든 도쿄 도심의 중학교에 진학한, 신입생 중 유일한 남학생인 '안도 마히로'는

코로나, 길어져라!

학교, 계속 쉬었으면 좋겠다!

하며 이 생활을 은근히 반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가사키의 3대째 료칸 집 딸인 '사사노 마도카'는 이런 시국에 아직도 외지 손님들을 받고 있냐며 주변 이웃들의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단짝 친구 후쿠다 고하루와 함께 하교하려고 했는데

"마도카랑 같이 하교하는 거 보고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좀 걱정하는 것 같아서. 우리, 이야기를 나누면서 걷잖아. 마스크를 써도 거리가 가까워서 걱정이래. 우리 언니가 시설에서 일하니까 엄마도 신경 쓰는 것 같아." - page 49

이렇게 멀어져 더욱 괴롭기만 한데...

관심사도, 학년도, 사는 지역도 다른 세 사람...

묵묵히 이 시기를 통과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2020년 6월.

길었던 봄의 긴급 사태 선언이 해제되어 매일 등교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동아리 활동도 재개되지만 또다시 두 번째 여파가 올 거라고들 하고 슬슬 포기하는 게 익숙해지는 사람들.

"상황이 어찌될지 모르니 어른들은 올해를 '관망'해야 하는 해라고 정한 것 같은데, 나는 그것도 화가 나. 우리는 올해도 '이것을 했다'고 만족할 만한 뭔가를 반드시 만들어낼거야. 어른들에게 여봐란듯이 보여주자." - page 179

그리하여 이바라키 현립 스나우라 제3고등학교에서 정기적으로 주최하는 '스타 캐치 콘테스트'를 열기로 합니다.

직접 만든 천체망원경을 통해 하늘의 별을 관측하는 것.

원래는 오프라인으로 한 곳에 모여 진행되었지만 이번 회차만 특별히 온라인으로 콘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합니다.

지역도 학년도 다른 세 사람이 같은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팬데믹으로 답답했던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별을 관측하며 고민과 꿈을 나누게 됩니다.

그래서 흐릿했던 그 여름이 눈부신 여름으로 반짝이게 됩니다.

하늘의 별처럼...

옥상에 서 있는 천문부 부원들을 하루나 서내가 둘러봤다. "너무 즐거워." 하루나 선배가 싱긋 웃었다. "오늘 우리, 어쩐지 청춘을 엄청 만끽하고 있는 느낌 안 들어? 리쿠 말대로. 멋져. 청춘 만세야." - page 509 ~ 510

그해 여름...

우리뿐만 아니라 모두가 답답했었습니다.

아니, 이 소설을 읽으면서 되돌아보니 어른들로 인해 아이들이 더 답답했을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불안, 무기력, 체념...

그런데 아이들은 마냥 움츠러들고 있지 않았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슬기롭게 극복하며 즐기는 이들의 모습이 정말 반짝였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반짝임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다시 빛을 낼 수 있었다는 사실에 책을 덮을 때 뭉클함이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지금은 한 번뿐이니까!

매 순간을 즐기며 의미를 선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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