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듣고는 로버트 부수도원장은
"수도원장님, 위대하고 고귀한 능력을 지닌 수호성인을 찾기 위한 우리들의 경건한 노력이 마침내 계시를 얻은 것 같지 않습니까? 이 친절하신 성녀께서 제롬 형제의 꿈을 통해 몸소 우리를 찾아오셔서 우리의 병든 형제를 데려와 치료를 받게 하라 권하신 겁니다. 그렇다면 그분께서 우리를 그다음 단계로도 인도해주시리라고 기대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성녀께서 우리의 기도를 듣고 콜룸바누스 형제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회복시켜주신다면, 그다음에는 몸소 우리들과 더불어 거하시리라는 희망을 품어도 좋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겸허히 교단의 허락을 받아 그분의 축복받은 유골을 이곳 슈루즈베리로 옮겨 와 그분께 합당한 의식을 갖추어 안치시키는 것이 타당하지 않겠습니까? 성녀의 위대한 영광과 우리 수도원의 영예를 위해서 말입니다!" - page 33
그리하여 귀더린의 성녀 위니프리드의 유골을 가지러 로버트 부수도원장과 콜룸바누스 수사, 캐드펠 수사, 존 수사 등 네 명의 수사들이 귀더린으로 떠나게 됩니다.
평화로운 시골 마을 귀더린.
하지만 이 지역에서 일생을 바친 성녀 위니프리드의 유골을 가져가겠다며 찾아온 수사들로 혼란에 휩싸이게 됩니다.
생각보다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당황하게 되고 그 와중에 반대파를 대표하던 영주 리샤르트가
관목들로 빽빽하게 둘러싸인 타원형의 작은 풀밭이 나타났다. 관목숲 한쪽 끝에 한 사람이 간신히 드나들 정도의 공간이 보였다. 아마 리샤르트도 그곳을 통해 빈터로 들어선 모양이었다. 리샤르트는 풀밭에 누워 있었다. 무성한 풀 위에 오른쪽 엉덩이가 놓이고, 양 어깨는 바닥에 닿아 있었으며, 두 팔은 한껏 펼쳐진 채였다. 무릎을 세워 왼쪽 다리를 오른쪽 다리 위에 걸친 자세였다. 그리고 가슴께에는 깃털이 달린 화살 하나가, 하늘을 향해 도전적으로 뻗쳐 있는 턱수염과 똑같은 각도로 그의 늑골을 꿰뚫고 비죽이 비어져 나와 있었다. - page 128 ~ 129
화살에 맞아 비참하게 살해당한 것이었습니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리샤르트의 외동딸이자 상속녀 쇼네드, 쇼네드의 연인이자 마을의 이방인 엥겔라드, 쇼네드를 짝사랑하는 페레디르 간의 갈등이 폭발한 것일까?
엥겔라드가 쇼네드와의 결혼을 반대하는 리샤르트를 살해한 것일까?
아니면 진정으로 마을에 성녀의 분노가 내린 것일까?
콜룸바누스 수사의 발작은 정녕 위니프리스 성녀의 계시를 전하기 위한 신의 안배인가?
캐드펠 수사는 이 사건의 진실을 향해 달려가게 되는데...
과연 사건의 전말은 무엇일까...?!
"너 자신을 위해 그런 짓을 한 것이다." - page 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