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편지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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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의 작은 부엌칼》로 친숙한 감성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

(죄송하지만... 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만...)

'편지'라는 매개에 이끌려 이 소설을 읽어보고자 하였습니다.

어떤 따스함이 우리를 맞이할지 기대하며 읽어보았습니다.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수요일의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누군가의 소소한 수요일과 계속 만나는 것만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상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진다.

수요일의 편지



가족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고 누구보다 늦게 자는 주부 '이무라 나오미'.

일찍 일어나는 건 남편과 아들들에게 아침을 차려 주고 도시락을 싸 주기 위해서고 늦게까지 깨어 있는 것은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비밀 일'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바로 일기 쓰기.

처음 일기를 쓴 건 일 년쯤 전의 일이었습니다.

직장 상사의 갑질 발언에 무진장 화가 나서 나모 모르게 욕을 쓴 것이 시작이 되어 시어머니의 심술, 남편의 둔감함, 부모에게서 멀어지고 있는 아들들에 대한 불만을 쓰고, 사회를 힐난하고, 날씨에 불평하고, 텔레비전 드라마 결말까지 트집 잡고, 그것을 문자 형태로 바꾼 것...

그녀에게 일기 쓰는 행위는 '정화淨化'였습니다.

나오미는 오랜만에 친구 이오리를 만나 근황을 나누다가

"나오미, 수요일 우체국이란 거 알아?"

수요일? 우체국?

"몰라. 그게 뭐야?"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니까... 지극히 평범한 수요일에 자기가 무엇을 하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런 걸 편지에 써서 수요일 우체국 앞으로 보내는 거야."

"음..."

"그래서 그 우체국에서, 전국에서 모인 편지를 직원들이 무작위로 미지의 누군가에게 보내는 거야."

"그럼, 거기에 편지를 보내면 미지의 누군가에게 편지가 오는 거야?"

"그렇지. 요컨대 미지의 누군가와 평범한 수요일 일기 같은 편지를 교환하는 서비스지." - page 11 ~ 12

이 이야기를 듣고 나오미는 삶의 작은 변화를 꿈꾸며 편지를 보내게 되는데...

그리고 또 한 명.

그림 작가가 되는 꿈을 포기하고 앞으로 어떤 인생을 보낼지 고민하던 서른세 살의 '이마이 히로키'.

약혼자의 권유로 수요일의 편지를 쓰기로 합니다.

다 쓰고 난 뒤 우체통 앞에서...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뭐지?

머리가 아니라 마음속에 확실히 답이 있었다.

나를 행복하게 해 주고, 내가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 여성. 그리고 그 삶과 걸어갈 미래다.

비즈니스 가방 속에서 그 부끄러운 편지를 꺼냈다. 봉투는 얇지만, 그 속에는 또 하나의 내 미래가 담겨 있다.

그것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제대로 그린 미래다.

그쪽의 미래도 나쁘진 않지만, 역시 나는 현실의 미래를 선택할게.

바이바이. - page 118 ~ 119

수요일 우체국에서 근무하는 '미쓰이 겐지로'.

우체국의 규칙을 어기고 나오미와 히로키의 편지를 서로 교차해서 보내게 됩니다.

또 혼자 키우는 딸과의 친밀감을 회복하고자 나오미와 히로키의 편지를 복사해 거기에 '수요일의 편지, 아빠가'를 덧붙여 딸에게 전달합니다.

과연 딸의 반응은 어떨지...

그리고 히로키의 편지를 받은 나오미, 나오미의 편지를 받은 히로키는 어떨지...

'편지'로 인연이 되어 누군가의 인생을 새롭게 바꿔놓는 기적을 선사하는데...



요타가 웃으면 내가 웃는다.

내가 웃으면 카키도 웃는다.

사람은 웃는 것만으로 즐거워진다.

그리고 웃는 얼굴과 웃는 얼굴에서 생겨난 즐거운 기분이 이야기 속에서 파문처럼 번지고, 이어지고..., 다시 네게로 돌아온다.

네가 웃으면, 언젠가 또, 네가 웃는다. - page 276 ~ 277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었습니다.

맞아...

단지 살아 있는 것만으로 누군가와 스쳐 지나며, 이 세게에 크고 작은 영향을 주고,

그 인연이 끝없이 연쇄되어, 이 지구의 낯선 어딘가에서 낯선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우리네 세상은 이렇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나 봅니다.

오늘은 아이를 보며 미소를 지어보아야겠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꿈을 꿔보고 싶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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