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고 누구보다 늦게 자는 주부 '이무라 나오미'.
일찍 일어나는 건 남편과 아들들에게 아침을 차려 주고 도시락을 싸 주기 위해서고 늦게까지 깨어 있는 것은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비밀 일'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바로 일기 쓰기.
처음 일기를 쓴 건 일 년쯤 전의 일이었습니다.
직장 상사의 갑질 발언에 무진장 화가 나서 나모 모르게 욕을 쓴 것이 시작이 되어 시어머니의 심술, 남편의 둔감함, 부모에게서 멀어지고 있는 아들들에 대한 불만을 쓰고, 사회를 힐난하고, 날씨에 불평하고, 텔레비전 드라마 결말까지 트집 잡고, 그것을 문자 형태로 바꾼 것...
그녀에게 일기 쓰는 행위는 '정화淨化'였습니다.
나오미는 오랜만에 친구 이오리를 만나 근황을 나누다가
"나오미, 수요일 우체국이란 거 알아?"
수요일? 우체국?
"몰라. 그게 뭐야?"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니까... 지극히 평범한 수요일에 자기가 무엇을 하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런 걸 편지에 써서 수요일 우체국 앞으로 보내는 거야."
"음..."
"그래서 그 우체국에서, 전국에서 모인 편지를 직원들이 무작위로 미지의 누군가에게 보내는 거야."
"그럼, 거기에 편지를 보내면 미지의 누군가에게 편지가 오는 거야?"
"그렇지. 요컨대 미지의 누군가와 평범한 수요일 일기 같은 편지를 교환하는 서비스지." - page 11 ~ 12
이 이야기를 듣고 나오미는 삶의 작은 변화를 꿈꾸며 편지를 보내게 되는데...
그리고 또 한 명.
그림 작가가 되는 꿈을 포기하고 앞으로 어떤 인생을 보낼지 고민하던 서른세 살의 '이마이 히로키'.
약혼자의 권유로 수요일의 편지를 쓰기로 합니다.
다 쓰고 난 뒤 우체통 앞에서...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뭐지?
머리가 아니라 마음속에 확실히 답이 있었다.
나를 행복하게 해 주고, 내가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 여성. 그리고 그 삶과 걸어갈 미래다.
비즈니스 가방 속에서 그 부끄러운 편지를 꺼냈다. 봉투는 얇지만, 그 속에는 또 하나의 내 미래가 담겨 있다.
그것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제대로 그린 미래다.
그쪽의 미래도 나쁘진 않지만, 역시 나는 현실의 미래를 선택할게.
바이바이. - page 118 ~ 119
수요일 우체국에서 근무하는 '미쓰이 겐지로'.
우체국의 규칙을 어기고 나오미와 히로키의 편지를 서로 교차해서 보내게 됩니다.
또 혼자 키우는 딸과의 친밀감을 회복하고자 나오미와 히로키의 편지를 복사해 거기에 '수요일의 편지, 아빠가'를 덧붙여 딸에게 전달합니다.
과연 딸의 반응은 어떨지...
그리고 히로키의 편지를 받은 나오미, 나오미의 편지를 받은 히로키는 어떨지...
'편지'로 인연이 되어 누군가의 인생을 새롭게 바꿔놓는 기적을 선사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