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워터 레인 아르테 오리지널 30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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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 『비하인드 도어』로 급부상한 'B.A. 패리스'.

올여름 무더위를 강타할 압도적 서스펜스 작품이자 심리 스릴러의 여왕 B.A. 패리스 대표작인 이번 작품은

『브레이크 다운』의 리커버 에디션

으로 영화 개봉에 맞춰 영화와 동일한 제목으로 바꿔 유명 일러스트 작가 KUSH의 아트워크로 소설 속 중요 사건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표현한 디자인으로 새롭게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녀만의 그릴 수 있는 심리 스릴러.

그 짜릿함을 저도 영화를 보기 전 만끽하고자 읽어봅니다.

"그날 밤 차 안의 그 여자,

그때는 살아 있었을지도 몰라."

나 자신을 믿을 수 없다면 이제 누구를 믿어야 할까?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결국 자기 자신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가스라이팅 심리 스릴러

블랙워터 레인



7월 17일 금요일

여름방학을 앞두고 모두 작별 인사를 하는데 천둥이 시작된다. 우렛소리가 지축을 울리는 바람에 코니가 펄쩍 뛰자 존이 웃었다. 후덥지근한 공기가 밀려든다.

"얼른 가야겠네!" 존이 외친다. - page 9

주변 공기가 눅눅한 게 폭우가 곧 쏟아질 듯 상황 속 '캐시'는 집으로 향하고자 합니다.

"당연히 난 무사히 돌아갈 거야. 겨우 40분 거리인데. 블랙워터 길로 숲을 통과하면 더 빨리 갈 수도 있고."

"절대 안 돼!"

...

"캐시. 그쪽 길로 오지 않겠다고 약속해. 밤에 혼자 숲길을 운전하는 건 위험해. 게다가 폭풍이 오고 있다고." - page 10

남편 '매튜'의 당부....

주차장을 빠져나오는데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대로로 빠져나오자 거세게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어느새 폭우가 되어 고속 차선의 차들이 일제히 속도를 줄이고 더욱 많은 번개가 하늘을 수놓자 그녀가 사는 작은 마을인 눅스코너의 표지판이 불쑥 나타납니다.

하얀 바탕에 검은 글자가 전조등을 받고 반짝 하고 너무 유혹적으로 빛나, 지나치기 직전에 핸들을 확 꺾어 도로를 빠져나갑니다.

매튜가 가지 말라고 한 지름길로...

그런데 저 앞에 자동차 불빛이 보입니다.

전혀 움직이지 않고 좁은 갓길에 비딱하게 주차되어 있는 차.

왜 비상등을 켜지 않았느냐고 고함이라도 치려는데 여자가 돌아봅니다.

혹시나 차가 고장 났나 싶어 앞쪽 길가에 멈춘 캐시.

악천후에 쉽사리 차 밖으로는 나가지 않고 백미러를 보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최대한 천천히 차를 출발해 집에 도착합니다.

신고하는 것도 잊어버린 채 잠들어버린 캐시.

다음 날 아침.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서 한 여자가 죽은 채 발견됐어." 알아듣기도 힘들 정도로 낮은 목소리다. "조금 전에 뉴스에서 들었어."

"세상에." 나는 침대 옆 탁자에 잔을 놓는다. "여기서 가까운 곳이라니 정확히 어디야? 브로버리?"

매튜가 부드럽게 내 이마를 쓸어 올린다. "아니, 더 가까운 곳이야. 여기랑 캐슬웰스 사이 숲속 도로에서."

"어떤 도로?"

"블랙워터 길." - page 16 ~ 17

그 여자가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듣고, 그리고 그 여자가 몇 주 전에 같이 점심을 먹으며 친해진 '제인 월터스'였다는 사실에 엄청난 죄책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게다가 그 사건 이후 말 없는 전화가 매일같이 걸려오자 정신이 피폐해지면서 기억력에 문제가 생기고, 점차 자신의 판단조차 믿을 수 없어지게 된 캐시.

곁을 지켜주던 남편과 친구마저 서서히 지쳐가고 결국 약에 의존해 하루 종일 잠들기를 선택하며 극심한 불안과 공포를 잠재우기를 반복하던 어느 날.

그녀에게 한 줄기 빛을 발견하게 되는데...

"만일 살인자가 정말 당신이 경찰에 결정적 증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왜 당신을 살려두겠어요? 그냥 죽이지 않고? 벌써 한 번 살인을 한 자인데 다시 못하겠어요?"

"하지만 그 전화가 살인자한테서 온 게 아니라면...... 누가 건다는 거예요?"나는 어리둥절해서 묻는다.

...

"이런 말까지 듣고 싶지는 않겠지만, 당신이 아는 사람일 가능성이 클 겁니다."

나는 공포에 질려 알렉스를 노려본다. "제가 아는 사람요?" - page 199 ~ 200

정말 그녀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살인자가 아닐까?

그렇다면 전화를 건 사람은 누구?

나 자신도 믿을 수 없는 이 상황에서 캐시는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긴박함 속에 짜릿한 반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신체적, 물리적 폭력은 단 한 장면도 없이, 정신적, 심리적 폭력만으로 극한의 긴장과 공포를 그려낸 '가스라이팅 스릴러'.

너무나 짜릿했습니다.

무엇보다 언젠가부터 자주 접하게 된 '가스라이팅'.

가스라이팅이 일어나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매우 밀접한 관계.

피해자가 실수를 반복하며 자신감을 잃게 되고 사실이 아닌 일도 일어났다고 거짓말을 하며 기억을 왜곡시키며 이로 인해 피해자는 자신을 불신한 채 왜곡된 기억을 믿기 시작하는...

그 어떤 범죄보다도 더 잔인하였습니다.

역시나 범죄 목적은 '돈'이었습니다.

그놈의 돈이 뭐라고...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나...

경제력만이 살아갈 수 있는 이 시대를 탓해야 하는 건지...

씁쓸하기만 하였습니다.

빠른 속도로 넘어가는 페이지

잔인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등골이 서늘해지는 서스펜스

자신을 두려움 속으로 몰아넣은 모든 것에 대한 캐시의 통쾌한 반격

한치도 예측하기 어려운 압도적 반전

이 모든 매력을 지닌 이 소설.

올여름 함께 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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