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무인 사진관 이상한 무인 가게 시리즈 4
서아람 지음, 안병현 그림 / 라곰스쿨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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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아쉬웠지만, 이제 내일을 기약할 차례였다.

"그래서, 다음은 어떤 가게지?"

10주 연속 베스트셀러이자 교사와 어린이들이 추천하는 '이상한 무인 가게' 시리즈.

이번엔 원하는 모습으로 바꿔주는 신비로운 사진기가 가득한 무인 사진관을 배경으로 말 못 할 고민을 가진 아이들을 위해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이상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는 달콤한 아이스크림으로,

『이상한 무인 문구점』에서는 신비한 문구류로,

『이상한 편의점』에서는 기발한 먹거리로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는데...

이번엔 또 어떤 고민들이 어떻게 해결될지 기대하며 아이와 함께 읽어보았습니다.

"집사용 캣 스마일·좋아요 인싸포토

나이를 바꾸는 어른네컷

원하는 모습으로 찍어 드립니다"

이상한 무인 사진관



"카메라 보시고, 입가에 미소! 좋습니다." - page 6

이 사진관에 오기 시작한 지도 60년째.

10년 전 이곳에서 사진을 인화할 때는 꼬박 하루가 걸렸었고

그로부터 10년 전에는 사흘,

그로부터 10년 전에는 일주일...

세상은 분명 몰라보게 좋아지고 있지만 10년마다 찾아오는 사내아이는 늙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외모의 변화로 세월을 실감하지만 난 그럴 수 없으니 사진이라도 남겨야지. 이걸 하지 않으면 언젠가 내 나이조차 잊어버리고 말 거야."

"저번에 듣기로는 백 살이 넘었다고 하셨지요?" - page 10

처음엔 사내아이가 늙지 않는다는 사실에 무서웠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된 사진관 주인.

전통적인 사진관이 설 곳이 없는, 전부 무인 사진관으로 바뀌고 있는 흐름 속에 주인 역시도 이 사진관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내아이는 사진관 주인에게 툭 던지듯 물어보는데...

"자네, 은퇴 비용은 충분히 있나?"

"네?"

"이 가게 말이야, 나한테 팔지 않겠나?"

사내아이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씩 웃었다.

"나한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거든." - page 11



늙은 사진관이 있던 자리에 카메라 모양을 본뜬 깨끗한 새 건물.

문 옆에는 작고 네모난 팻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무인 사진관

여러분이 원하는 모습으로 찍어 드립니다!

발자국이 새겨진 은색 발판에 올라서면 렌즈처럼 생긴 문이 열리고 천장에 달린 스피커 속 인물과 거래를 하게 됩니다.

-우리 가게는 돈을 받지 않아. 대신 꿀팁을 받지. 사진 잘 찍는 너만의 꿀팁.

그렇게 무인 사진관에 방문한 친구들의 사연이 그려지는데...

엄마의 간섭에서 벗어나 어른이 되고 싶은 '우주'에게 '어른 네컷' 사진을,

SNS 인플루언서가 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은 '지유'에게 좋아요 생성 '인싸 포토'를,

빨리 키가 커서 더 이상 친구들에게 놀림당하고 싶지 않은 '우람'이에게 '롱롱 필림'을,

고양이가 나만 따랐으면 하는 '시아'에게 집사 전용 '캣 스마일' 사진을,

하루 종일 게임만 하고 싶은 '민호'에게 '레전드 프로게이머 폴라로이드'를,

남자 친구를 사귀어보고 싶은 '지수'에게 '커플 탄생 러브러브 머그잔'을

찍어줍니다.

과연 아이들은 이곳에서 사진을 통해 원하던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요?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야.

행복은 이미 네 곁에 있단다."

역시나...!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을 바람과 행복에 대한 고민들이었고 무조건 고민이 해결된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특히나 이들이 찾은 '행복'은 자신의 곁에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러주었습니다.

아이는 책 속의 친구들 중 '전우주'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고 했습니다.

엄마 잔소리가 듣기 싫다고, 빨리 어른이 되어서 공부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던 아이.

우주를 통해

무조건 나이만 먹는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니구나!

어른이 되면 할 수 있는 게 많아지는 만큼 알아야 할 것, 해야 할 것도 많다는 사실에

지금의 자신이 제일 좋다며 오히려 나이 먹기 싫다고 외치는 아이.

그 모습이 참 귀여웠습니다.

저에겐 마지막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림자와 함께 사진을 찍던 사내아이.

하지만

"내가 사진에 찍힐 거라고 생각했나?"

"뭐, 기대는 했지. 사람들이 그러더군. 사진은 흘러가는 시간을 잡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어쩌면 그림자의 정체는 바로 '시간' 그 자체가 아닐까' - page 148

이 묵직한 한 마디를 남기고 다시 이들은

"자, 다음 가게를 찾으러 가 볼까?" - page 149

다음엔 어떤 가게로 우리 앞에 나타날지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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