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뭐로 살아남았나?"
이 책은 이 질문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림 그리고 글 쓰고 노래 부르며 살고 싶습니다."
"그거 해서 먹고살 수 있나?"
라고 묻는 주변인들의 걱정에 응답한 저자(페리테일)의 'well-being 생존기'.
60개의 이야기는 귀엽지 않았습니다.
넉넉지 않은 집안 환경, 평생 앓아온 극심한 아토피, 눈 수술(인공수정체를 흰자에 묶어 고정하는), 거절당하는 작가로서의 삶, 당장 망할 것 같은 불안감 등 이야기를 채우는 소재는 불행과 잔인함에 가까운 '신세 한탄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20여 년차 웹툰 작가의 내공이 빛을 발하게 됩니다.
'인생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능력!' 덕분이라 말한 그.
처음에는 조금 붕 뜨기는 했지만
금방 제자리를 찾은 것 같습니다.
너무 높게 날지 않아서 떨어져도
죽을 만큼 다치지 않았고
낮게 나는 대신 최대한 힘을 쓰지 않고
딱 쓸 만큼만 써서
빨리 지치지 않았습니다.
낮게 나는 대신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낮게 나는 대신 언제나 원하면
바닥에 발을 딛고 천천히 걸으며
쉬었다 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높이 날지는 못하지만
낮게, 그리고 오래 행복하게 날고 있습니다. - page 369 ~ 371
며 또 다른 형태의 '갓생'을 보여주었습니다.
덕분에 '귀엽다'라는 말이 사람, 동물, 식물, 사물 등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 없이 라벨링될 수 있음을, 이토록 다정한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저자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