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거 그려서 20년 살아남았습니다 - 좋아하는 일, 꾸준히 오래 하면, 생기는 일
정헌재(페리테일) 지음 / 아워미디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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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포엠툰》

2003년 《완두콩》

을 기억하는가?

네!

《포엠툰》을 마주했을 때 적잖이 충격이었습니다.

'사랑'이 가진 다양한 얼굴을 서정적인 글과 감성적인 그림으로 그려냈는데...

지금도 제 책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책.

그래서 이 책을 마주하자마자 반가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엔 어떤 이야기로 감동을 선사할지 기대하며 읽어보았습니다.

단행본 12권·다이어리 17권·어린이 책 5권 만들어서

100만 부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작가,

웹툰 연재하고, 캐릭터 사업도 하는 멀티플레이어,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사진 찍는 일을 20년 넘게 한 '귀여운' 인내심 장착자.

"어떻게 하면 오래 일할 수 있을까?"

불안의 파도를 타며 인생을 음파음파 '귀엽게' 항해하는 법

"아!! 계속하면

살아남는구나."

귀여운 거 그려서 20년 살아남았습니다




 




"나는 뭐로 살아남았나?"

이 책은 이 질문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림 그리고 글 쓰고 노래 부르며 살고 싶습니다."

"그거 해서 먹고살 수 있나?"

라고 묻는 주변인들의 걱정에 응답한 저자(페리테일)의 'well-being 생존기'.

60개의 이야기는 귀엽지 않았습니다.

넉넉지 않은 집안 환경, 평생 앓아온 극심한 아토피, 눈 수술(인공수정체를 흰자에 묶어 고정하는), 거절당하는 작가로서의 삶, 당장 망할 것 같은 불안감 등 이야기를 채우는 소재는 불행과 잔인함에 가까운 '신세 한탄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20여 년차 웹툰 작가의 내공이 빛을 발하게 됩니다.

'인생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능력!' 덕분이라 말한 그.

처음에는 조금 붕 뜨기는 했지만

금방 제자리를 찾은 것 같습니다.

너무 높게 날지 않아서 떨어져도

죽을 만큼 다치지 않았고

낮게 나는 대신 최대한 힘을 쓰지 않고

딱 쓸 만큼만 써서

빨리 지치지 않았습니다.

낮게 나는 대신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낮게 나는 대신 언제나 원하면

바닥에 발을 딛고 천천히 걸으며

쉬었다 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높이 날지는 못하지만

낮게, 그리고 오래 행복하게 날고 있습니다. - page 369 ~ 371

며 또 다른 형태의 '갓생'을 보여주었습니다.

덕분에 '귀엽다'라는 말이 사람, 동물, 식물, 사물 등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 없이 라벨링될 수 있음을, 이토록 다정한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저자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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