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엔 이런 잔혹동화 속 숨은 의미를 알지 못했었습니다.
잔혹이 아닌 '동화'로만 이해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마주하니 동화가 아닌 잔혹한 인간, 잔혹한 세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느 문장도 허투루 읽을 수 없었고 와닿는 문장엔 한참을 서성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안데르센의 동화 <돼지치기 왕자>는 교훈적인 이야기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저는 이번에 알게 된...)
단순히 바라보면 거만한 공주와 가난하지만 영리한 왕자 사이의 이야기인 듯하지만 더 깊이 바라보면 작가의 삶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가난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던 안데르센의 시각을.
외모보다는 내면이 더욱 중요하다는 교훈 역시 자신의 삶에서 비롯된 깨달음을.
"I have come to despise you." he said. "You did not want an honest prince! You did not understand the rose and the night-ingale, but you could kiss the swineherd for a toy! Now you can have it your way!"
"나는 한때 공주를 사랑했지만, 이제는 경멸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말했습니다. "공주는 현명한 왕자를 원치 않았죠! 공주는 장미와 새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장난감을 위해서 돼지치기와 입맞춤을 할 수는 있었어요. 이제는 공주가 원하는 것을 모두 갖게 되었네요!"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외다리 병정>.
복잡한 인간관계와 사랑, 손상된 자아, 형제애와 믿음, 최종적으로는 죽음을 주제로 다루고 있었는데 이 작품 역시도 안데르센 자신의 삶을 투영하여 그의 존재론적 고통과 사랑에 대한 열망을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남들과 달라 외로웠고, 온갖 역경을 극복했음에도 죽음 앞에 다다라서야 사랑하는 발레리나와 함께하게 되는 결말을 맞이한 외다리 병정.
사회적인 규범으로 개인이 자신을 온전히 세상에 보여주지 못하고 인간관계에 좌절을 겪는 한계를 비판하면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외다리 병정'은 누구나 될 수 있고, 이미 내 주변에 있는 누군가일 수도 있습니다. 외다리 병정을 통해, 우리가 사람의 내면에서 진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page 130
The tin soldier smiled bravely and did not say a word, for he was determined to be brave and endure whatever fate had in store for him.
외다리 병정은 용감하게 미소를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운명이 그에게 무엇을 가져다준다고 해도 용기 있게 견뎌내기로 결심했기 때문이었죠.
이렇게 작품을 마주하니 더 흥미롭게 와닿았습니다.
그리고 무심코 지나칠 뻔했던 문장들을 음미하며 비로소 그가 우리에게 건넨 질문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Memory of Sentences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