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제빵소
윤자영 지음 / 북오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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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과학 선생님이자 추리소설 작가이며,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대표적인 장르문학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윤자영' 작가.

이번에 첫 힐링소설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특히나 국내 최대 오디오북 '윌라'에 선공개되어 독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는데...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소설.

기대되었습니다.

고단한 삶에 위로를 전하는 향긋한 빵 한 조각

추리소설 쓰는 과학 선생님

윤자영 작가의 힐링소설

라라제빵소



이름은 안창석, 국가 공인 제빵 명장, 한때는 제빵 신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빵업계의 시기와 음모, 본인의 교만으로 추락하여 지금은 그 명예가 사라지고 폐인 생활 중입니다.

불현듯 자신에게 제빵을 가르친 스승을 만나보고 싶어 작은 가방을 메고 강화도로 향하게 됩니다.

"스승님께서는 잘 계실까?"

읍내에서 15분 거리의 시골에 있는 제빵소.

떠날 때는 스승님의 이름을 딴 '신달제빵소'였는데, 간판이 '라라제빵소'로 바뀌어있었습니다.

주인이 바뀐 것일까...?

"계십니까?"

스승님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 창석.

그러던 어느 날 뭔가 방 안에서 이상함을 느끼게 됩니다.

창을 보자 아직 어두운 깊은 밤인데 제빵소로 통하는 곳에 불이 커져 있었습니다.

"이놈아! 빵은 화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저게 뭐냐?"

혹시 꿈을 꾸는 게 아닌가 생각했지만 빵틀로 맞은 머리에서는 통증이 전해졌고 스승님은 평소 일어날 힘도 없으면서 어느새 힘든 일을 척척해내며 창석에게 빵을 만들라고 합니다.

"이놈아, 손이 안 움직이면 어떠냐? 그 손으로도 만들 수 있는 빵이 있지 않느냐."

...

"스승님, 저는 앞으로 어떤 빵을 만들어야 할까요?"

"사람을 살리는 빵을 만들거라." - page 57 ~ 58

그러고는 이것이 스승에게 듣는 제빵의 마지막 수업이 되었습니다.

스승님이 작고한 뒤 목표 없이 살던 그는

"스승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사람 살리는 빵을 만들라고 했어요. 난 사람 살리는 빵을 만들 거예요."

"그게 어떤 빵인데?"

나도 아직 사람 살리는 빵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일단 단팥빵을 만든 것이다.

"몰라요. 일단 옛날처럼 빵을 만드는 거예요." - page 91

하지만 스승님의 손녀 손라라가 나타났고 갈 곳 없던 그는 손라라에게 빵을 가르쳐 주겠다는 제안을 건넵니다.

과연 스승 안창석과 제자 손라라는 사람을 살리는 빵을 만들 수 있을까?

읽으면서도 갓 구운 빵 냄새가 콧가를 간질였습니다.

은은한 참나무 향과 솔향에 깊은 단맛 끝에 떫은맛을 내는 단팥빵...

기본에 충실했던 그의 빵에 그동안 화려한 빵에만 치중했던 제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화려함 뒤에 감춰진 쓸쓸함에...

기본의 단단함에 저도 재정비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기도 하였습니다.

단팥빵으로 신 씨 아저씨를 살렸고,

고로케로 김세원 제빵사를 살렸고,

실연의 슬픔에 빠진 라라도 살리고,

김포댁 아주머니도 살렸는데...

또다시 그를 망치려는 제빵 명장 1호이자 그의 스승이었던 심명진.

'라라제빵소' 옆에 명심당을 오픈하는데...

"심명진 제빵 명장님, 그래도 빵을 가르쳐준 스승이니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고얀 놈. 네까짓 게 무슨..."

"들어보세요. 지금 당신은 제가 파멸했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분수에도 안 맞는 빵집을 빚으로 차리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1호 제빵 명장의 모습으로 빵집을 포장하고 있죠. 그리고 가게 제빵사들에게 막 대하는 것, 모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겁니다. 나처럼 한순간에 무너져 파멸에 이를 거라고요."

나는 나의 손목을 걷어 심명진에게 보여주었다. - page 223

온갖 훼방에도 진실은 통하는 법.

결국 사람을 위한 진짜 제빵으로 이들은 성장해갑니다.

"빵으로 마음속 깊은 곳의 슬픔을 위로할 수 있잖아."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던 윤자영 작가님.

다음 작품 역시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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