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시메노 나기 지음, 박정임 옮김 / 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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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챙겨보았던 드라마가 있습니다.

오직 죽은 자들을 위해 존재하는 귀객 전문 사진관의 까칠한 사진사가 변호사와 함께 그들의 사연을 들어주었던 <야한 사진관>.

떠난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었던 사진사.

마지막에 찍는 사진은 눈물도, 미소도 짓게 만들었었는데...

여기 일본 전역을 울린 화제의 힐링 판타지 소설이 국내에 발간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사랑하는 존재를 떠나보낸 이들에게 '만남'이라는 꿈결 같은 기적을 선물하는 이야기.

가슴 뭉클하지만 따뜻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고자 합니다.

"떠난 이들은 사실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을 뿐."

무지개다리 pont 너머,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카페 퐁.

고양이 전령사들에게 당신의 사연을 접수해 주세요.

영원히 볼 수 없는 그리운 존재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도와드릴게요.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19년의 묘생을 마치고 세상을 떠난 고양이 '후타'.

따뜻한 인간들의 품에서 천수를 누리고 왔지만, 저승에서의 삶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최소한의 생활비와 간식비는 직접 벌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일자리를 찾아 어슬렁거리던 중

'임무를 완수하면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해준다'

는 공고에 끌려 카페 퐁의 문을 두드리게 됩니다.

그런데 카페 퐁의 점장 니지코 씨는

"어떻게 네 말을 알아들었냐고? 나는 이곳에서 저쪽 세계와 이쪽 세계를 중개해 주고 있거든. 함께 일할 고양이들과 말이 안 통하면 일을 할 수 없잖아." - page 27

인간과는 물론 고양이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다리'라는 뜻의 ''과 무지개('니지') 점장의 조합에서 예측할 수 있듯이 이곳은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신비로운 장소였습니다.

손님이 '만나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엽서에 적어서 카페 우편함에 넣으면

점주인 니지코 씨가 그 엽서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고

고양이 배달부라고 불리는 이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손님이 '만나고 싶은 사람'을 찾아내서 만나게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임무 하나를 무사히 끝내면 발바닥 도장 하나를 받게 되고 이 도장이 다섯 개 받으면 특별한 보수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기억력도 짧은 데다 배만 따뜻하면 자꾸 잠이 쏟아지는 후타.

난관을 무사히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책 속엔 다섯 편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었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께 꿈을 이룬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딸

태어나지 못한 아이를 오래도록 기억하려는 부부

현실에서 도피해 첫사랑과의 재회를 꿈꾸는 여자

상처를 줬던 옛 선생님께 성공한 모습을 증명하고 싶은 청년

의절한 어머니를 애틋하게 그리는 중년의 딸

저마다 풀 수 없는 단단한 매듭 같던 상처는 고양이 배달부의 도움을 받아 점차 그 실마리를 찾게 되는데...

좌절이 없었던 인간과 실패나 후회를 경험하고 기억하는 인간. 티끌 하나 없는 아름다움을 이길 수는 없다고 하지만, 상처를 극복한 인간에게는 그 이상의 강인함이 있다. - page 192

다섯 임무를 완수하고 난 뒤 후타는 특별한 보수를 받게 되는데...

후회라는 마음의 통증은 타인에 대한 상냥함을 낳는다.

니지코 씨의 흔들림 없는 강인함과 애정이 내게 그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 page 213

정말이지 가슴이 먹먹하고 따뜻했습니다.

곁을 떠난 이들.

그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

공감하기에 더없이 와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조금씩 '죽음'의 의미가 다가오곤 하는데...

언젠간 저 역시도 겪을 일이기에 마냥 슬퍼하기보다는

지금 곁에 있는 이들과 조금이라도 좋은 추억을 만들어갈 것을

그래서 남겨진 이들이 그 추억으로 삶의 원동력이 되기를

그렇게 되도록 뜨겁게 사랑하고 열심히 살아가고자 합니다.

이제는 어디서든 고양이를 만나게 되면...

반갑게 맞이할 것 같습니다.

"지금, 다시 만나고 싶은 이는 누구입니까?"

그리운 존재와 추억이 몽실 떠올랐던 소설.

이 책을 읽으며 봄 향기와 함께 소중한 기억들을 꺼내 보시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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