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지음 / 열림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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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 사회생물학자로서 기후변화 및 생물다양성 융합 연구의 토대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돌고래 야생 방류 운동, 호주제 폐지 운동 등 폭넓은 사회적 화두에 치열하고도 따뜻한 목소리를 내어온 '최재천' 교수.

교수님이 이야기를 들려주실 때마다 귀를 기울이곤 하였습니다.

이번엔 어떤 울림을 선사해 주실지 기대하며 떨리는 마음으로 책을 펼쳐들었습니다.

"이 책은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입니다"

최재천의 곤충사회



곤충은 작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와 사는 모습이 참 비슷하다고 하였습니다.

곤충 중에서도 개미 사회는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신기하다고 합니다.

어떻게 척추도 없는 저 작은 곤충이 우리 인간이 이룩해놓은 문명사회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사회를 구축하고 살까.

그런데...

어느덧 곤충이 너무 많아 방제를 걱정하던 시절을 거쳐 이제는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곤충이 사라지는 걸 걱정해야 하는 시대에 살게 되었습니다.

꿀벌이 사라지는 것처럼 한 종이 사라질 때 전체 생태계가 와해하는 현상이 벌어질지는, 지금 우리가 가진 자연에 대한 지식으로는 예측하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는 데이터도 우리한테 없는데...

그래서 그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우리가 '곤충사회'를 비롯한 자연 생태계로부터 배워야 할 경쟁과 협력, 양심과 공정에 대한 힌트들, 그리고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로 인해 닥쳐오는 "어마어마한 일들"에 대한 전언을 두루 다룬 저자의 강연들과 2023년 열림원 편집부와 진행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하며 우리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과연 우리 인간이 이 지구에서 얼마나 더 오래 살 수 있을까요?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1부 생명,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에서는 소설가 솔제니친의 「모닥불과 개미」에서

"가까스로 그 엄청난 공포에서 벗어난 개미들은 방향을 바꾸더니 다시 통나무 둘레를 빙글빙글 맴돌기 시작했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자기 집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일까. 많은 개미들이 활활 타오르는 통나무 위로 기어 올라갔다. 그러고는 통나무를 붙잡고 바둥거리면서 그대로 거기서 죽어가는 것이었다."

글을 그렇게 끝이 나요.

"저들은 왜 저럴까?" - page 28 ~ 29

의문에서 이론적으로 파헤치고 공부하는 학문으로의 관통으로 이르기까지, 생태학을 공부하고 "호모 사피엔스라는 동물"로서의 인간을 탐구하기에 이른 삶과 연구 이력을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2부 이것이 호모 심비우스의 정신입니다>에서 본격적으로 사회성 곤충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개미들의 희생정신, 조직력, 협동, 의지...

한 마리만 놓고 보면 미약하지만 힘을 합치면 어마어마한 일을 해낼 수 있음을 볼 수 있었고 충분히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이들의 지혜를 모방하고 다른 모든 생명과 지구를 공유하는 공생인 '호모 심비우스symbious'로 거듭나기까지.



<3부 자연은 순수를 혐오합니다>에서 저자는 "드디어 곤충이 사라지기 시작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전환으로서 "생태적 전환"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3부의 제목이었던 '자연은 순수를 혐오한다'는 말이 솔직히 와닿지 않았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Nature abhors pure stands."

저는 이걸 우리말로 "자연은 순수를 혐오한다" 이렇게 번역합니다.

아니, 우리는 자연이 순수한 곳이라고 배웠는데 자연이 순수를 혐오한다니, 이게 무슨 소리야? 여기서 '순수'라는 건 다양성이 쏙 빠져 그저 한두 개 남았으니까 그걸 순수하다고 하는, 약간의 빈정거림이 섞여 있는 표현인 거죠. 자연은 순수를 혐오한다. 자연은 결코 순수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자연은 시간을 두면 점점 더 다양화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계속 듣고 계시잖아요. 코로나바이러스는 알파, 베타, 델타, 오미크론, 변이가 계속 일어납니다. 바이러스는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변신합니다. 자연은 원래 그런 곳입니다. 변이가 많이 생겨서 축적이 되면 새로운 종도 되는 거고요. 이게 자연입니다. 다양성이 중요합니다. -

page 256~ 257

그러나 생물다양성이 고갈되는 지금.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이 순간 우리 인류에게 주어진 전환은 생태적 전환밖에 없습니다. 기술의 전환도 아니고, 정보의 전환도 아닙니다.

죽고 사는 문제에 부딪쳤습니다. 생태적 전환을 해야 합니다. 호모 사피엔스라는, 현명한 인간이라는 자화자찬은 이제 집어던지고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로서 다른 생명체들과 이 지구를 공유하겠다는 겸허한 마음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공생인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기 때문입니다. - page 279

큰 울림을 주었던 그의 이야기.

끊임없이 '호모 심비우스'를 주장하고 "알면 사랑한다"라는 얘기를 하였던 그.

자연을 관찰하고 공부하면서 우리를 되돌아보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라는 그의 충고를 깊이 새겨봅니다.

자연계에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가진 우리.

앞으로 내딛는 발자국 하나까지 신경 쓰면서 내디뎌야겠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자연과 올바른 관계를 맺도록 저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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