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없음 - 삶의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위해 쓴 것들
아비 모건 지음, 이유림 옮김 / 현암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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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건 이 책에 쏟아진 찬사들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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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이야기는 상황이 가장 어두울 때에도 웃음 짓게 하는 포인트가 있다. 매 순간 극적으로 전개되며 스릴러처럼 밀도 있다. _《더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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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 모건의 사랑은 모든 것을 괜찮다고 말해주는 따듯한 입김처럼 절망과 행복이 교차하는 문장들 사이에 촘촘히 놓여 있다. _유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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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 비극이 일어나면, 알게 된다. 불완전한 행복이야말로 현재형의 삶이라는 사실을. _이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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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처한 상황.

하지만 마냥 고통스럽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그녀.

그녀로부터 사랑과 상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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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없이 찾아온 상실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나를 돌보며

써내려 간 3년간의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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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든 것을 잃지는 않았다. 전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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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없음』



집안은 아직 어둡고 늘 하던 일을 합니다.

제이콥이 있는 방으로 들어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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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또 아픈 거야? 진통제는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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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은 이마에 손을 짚으며 두피부터 목덜미까지 마치 칼로 긋는 것처럼 아프다 말합니다.

그를 위해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제이콥의 담당의와 상담해 스테로이드를 받아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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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까지 참을 수 있지, 제이콥?"

잠시 침묵이 흐른다.

"당신은 형편없는 간병인이야."

'당신 말이 맞아. 나는 형편없는 간병인이야. 이런 일에 재능이 없어. 10년 동안 이리저리 뛰어나디며 진통제와 아이스 팩을 가져오고, 밤마다 손님방에서 자는 일 말이야.'

내가 몸을 기울여 입을 맞출 때면 제이콥은 말한다.

"모든 걸 가진 기분은 어때?"

"나는 모든 것을 가지지 않았어. 당신이 아프니까." - page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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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 동안 스테로이드를 받으러 다니던 나날들, 간병인 침대에서 지내던 나날들에, 이 병과 싸우는 동안 나눴던 대화 속 서로를 향한 보이지 않는 미움과 분노에도.

모든 것이 괜찮은 척하는 것도 이젠 너무도 지쳐버린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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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다. 이 모든 건 전혀 괜찮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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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왔는데 침대는 비어 있고, 욕실에서 새어 나온 빛...

제이콥이 욕실 바닥에 누워 있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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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 당신 괜찮아?"

"왜? 왜? 왜? 왜? 왜?"

제이콥이 멈췄다. 제이콥의 시곗바늘이 멈춰버렸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제이콥?"

"왜?"

"제이콥, 당신이 누군지 알아?"

"왜?" - page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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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긴 투병 생활이 시작되게 됩니다.

그렇게 제이콥과 그녀의 이야기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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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알고, 사랑해 주던 남자.

이젠 그는 자신이 사랑했던 그녀를 못 알아보는 것뿐만 아니라 그녀 존재 자체를 부정하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녀도 암에 걸리게 되고 힘겨운 나날을 보내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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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항상, 나는 불안해하며 살았다. 제이콥은 그런 나를 늘 안심시키고, 웃게 하고, 용기를 불어넣었다. 나는 매번 그런 제이콥에게 고마웠다. 절벽에서, 집라인에서, 다이빙대 밑 깊은 물속으로 밀어 넣어준 것에 대하여.

내가 그토록 불안해하고 우려하던 진짜 위험은 사실 안에 있었다. 그 위험은 내 가슴 안에 둥지를 틀고 있었다. 나는 평범한 삶의 끝이 얼마나 가까운지 모른 채로는 그 절벽을 두 번 다시 걷지 않을 것이다. 그 끝으로 걸어온 내게 보이는 것은, 절벽 너머에 있는 것은, 죽음이다. 어둡고, 끝이 없고,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그리고 나는 아직 죽고 싶지 않다. 아직은. 하지만 언젠가는 죽게 될 것이다. 언젠가는. 언젠가 저 절벽 너머로 가야 할 때가 온다면, 나는 두 팔을 벌리고 멋지게 뛰어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 제이콥이 가르쳐준 것처럼. - page 212 ~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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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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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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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행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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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말하던 그들.

사랑했기에 필연적으로 겪어야만 했던 일임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그래도 이런 상황에...

저라면 아마도 파도에 휩쓸려갔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땅을 박차고 날아가려는, 바람의 흐름에 몸을 맡기려는 연처럼, 서로의 손을 잡은 채 앞뒤로 흔들리며 불안정하게 걷더라도 똑바로 서려고 노력하면서 견디는 모습으로부터 '잠재력'을 '희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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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난 뒤 내 옆을 지켜준 사람, 그리고 사랑의 본질과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서로에게 한 맹세, 서로를 향한 헌신, 사랑...

그 변함없고도 단단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함을...

새삼 옛 추억도 소환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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