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맞이하면서 처음으로 '필사'에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곁눈질로 필사를 하는 사람들을 보며 왜 필사를 하는지 알 수 없었는데...
막상 해 보니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도 그 시간만큼은 저에게 말을 걸지 않은, 그 시간만큼은 오롯이 '나만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문장들을 쓰며 '쓰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어릴 적엔 연필이나 펜을 잡고 많이도 썼었는데 점점 키보드와 익숙해지면서 뭔가 쓴다는 것에 어색함이 느껴졌었는데...
그래서 첫 장의 글씨는 마냥 낯설기만 하였었고...
쓰면 쓸수록 제 글씨체를 찾아갈 수 있었고...
색다른 경험이었고 즐거웠습니다.
지금 필사를 하고 있는 책도 있지만 이 책을 보자마자 욕심이 났습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_ 『데미안』, 헤르만 헤세, 민음사, 200, page 123
노벨상 수상 작가이자 독일의 대문호, 한국인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그, '헤르만 헤세'.
그의 시 100편을 엄선해서 수록된 이 책.
아마 필사하는 이라면 망설임 없이 선택하지 않을까!
저 역시도 선뜻 손이 갔습니다.
깊은 밤에 더욱 빛나는 헤세의 시
쓰는 기쁨으로 피어난다
『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