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그네 1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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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뭐였을까...?!

앗!

뮤지컬 <겨울나그네>였습니다.

어쩐지... 낯설지 않더라니...

알고 보니 이 소설은 1986년 영화한 것이 대성공을 거두며 지금까지 청춘영화의 고전으로 불리고 있었고 1989년에는 드라마로 방영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그때 제 나이가 어릴 때니까...

기억이 안 나는 건 당연한 거고...

1997년에는 뮤지컬로 공연되기도 했다고 하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임이 틀림없었습니다.

그리고 2023년.

벌써 작년이 되었지만 작가의 10주기를 맞아 다시 한번 뮤지컬을 공연하고 이렇게 개정판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20년 만에 다시 찾아온, 잃어버린 순수와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

최인호 소설가 10주기 기념 뮤지컬 <겨울나그네> 원작소설

"이제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

기쁜 우리들의 젊은 날은 저녁놀 속에 사라지는

굴뚝 위의 흰 연기와도 같았나니."

겨울나그네 1





학창 시절에도 일 년 내내 병 때문에 누워만 지내야 했던 '정다혜'.

캠퍼스 생활을 기대했던 것도 잠깐 또다시 병으로 휴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 년.

그토록 다시 찾아가고 싶었던 캠퍼스는 아무것도,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었습니다.

꾸역꾸역 점심을 먹고 늦은 오후에 남아있는 강의를 들으러 가던 중 그녀의 곁을 뭔가가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마터면 정면으로 충돌할 뻔했지만 용케도 간신히 엇비낀, 그래도 그 충격으로 다혜는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넘어집니다.

그때였습니다.

"미안합니다. 가만히 계세요. 제가 주워드리겠습니다."

...

"제 잘못만은 아니에요.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아가씨가 워낙 급하게 숲길에서 뛰어왔어요.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꼭 죽기로 작정한 사람 같았어요. 괜찮으세요?" - page 29

그러나 정작 넘어져 마땅히 화를 내야 할 사람은 넘어진 것이 마치 자신의 잘못이라도 되는 양 쩔쩔매고 있는 그녀.

이상한 아가씨로군.

'한민우'

황급히 이것저것 주워주다가 네모지게 접힌 손수건과 수첩을 챙기지 못한 그녀에게 건네주기 위해 학과를 찾아가지만 아무도 모른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녀는 어디에 있는가. 그녀는 과연 누구인가?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이 둘은 만나게 되고 다혜를 사랑하게 된 민우는 친구 현태의 도움으로 다혜와의 만남을 이어가게 됩니다.

이 만남이 지속된다면 좋았겠지만...

그동안 집안에서 자신의 엄마에 대해선 금기시되어 있었는데 술집 여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민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뜻하지 않게 전과자가 된 그는 대학을 떠나게 되고, 기지촌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의대생이었지만 한순간 그의 삶은 타락과 어둠 속으로 빠져들게 되고 다혜 곁을 떠난 그...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를 기다리는 다혜.

현태의 도움으로 재회를 하게 되지만 감옥 생활로 또다시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들.

출소 후 기댈 곳이 없어진 민우는 유일한 혈육인 이모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은영(제니)으로부터 발목 잡히게 됩니다.

"...... 내겐 ...... 다른 여인이 있어."

오랜 망설임 끝에 민우가 말했다. 제니는 마시던 커피잔을 맥없이 내려놓으며 물었다.

"그년이 누구예요? 어떤 계집년이에요?"

"이곳에 있는 여자는 아니야."

민우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럼 어디 있어요?"

제니가 민우의 가슴을 가리켰다.

"이곳에 있구나. 가슴속에, 민우 씨 마음속에...... 됐어요. 이 말만 대답해보세요. 그 여자하구 잤어요?"

민우가 우울한 눈빛으로 제니의 눈을 바라보았다. 민우는 머리를 흔들었다.

"그럼 됐어요. 잠은 나하구만 자요. 그 여자는 가슴속에만 남겨두구요. 키스는 나하구만 해요. 그 여자는 마음속에 남겨두구. 그럼 됐잖아요. 아아, 언젠가는 그 여자를 찾아가겠지요. 아까 한 말, 이 거리를 떠나겠다는 말이 그 말이로군요. 그 여자를 찾아가겠다는 말이군요. 하지만 지금은 내 곁에 있어요. 우리 함께 이곳에 있어요. 그 여자는 내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먼 곳에 있고 난 민우 씨 바로 앞에 있어요. 언젠가 그 여자를 찾아 내 곁을 떠난다 해도 그때까지 민우 씬 내 거예요."

"...... 어째서?"

민우가 고통스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왜 날 원하지"

"......눈 때문이에요."

제니가 말했다.

"민우 씨의 눈을 보면 슬퍼져요. 민우 씨에겐 나 같은 여자가 있어야 해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 page 391 ~ 392

이제 민우는 다혜의 곁을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인데...

다음 권에서 펼쳐질 이야기는 어떨지...



가슴 먹먹하였습니다.

사랑하지만 다가갈 수 없는...

그렇게 나에게 주어진 현실에 살기엔...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민우와 다혜의 이루어지지 못해 더욱 애틋한 이야기.

한편으론 은영 역시도 알고보면 너무 불쌍하고...

아무튼 그 시절 그 감성...

오래간만에 느끼니 새로웠습니다.

그래... 이런 사랑...

어쩌면 고팠던 것일까!

빨리 다음 권을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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