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하면 죽는다 - 비밀이 많은 콘텐츠를 만들 것
조나 레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윌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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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책에서 잠시 눈을 떼고 휴대폰을 보는 순간!

그야말로 시간 순삭을 경험하게 됩니다.

바쁘게 넘기는 손가락!

한시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눈!

보다 재밌는 거, 자극적인 거를 찾아보겠다는 내 모습을 보면... 참...

뭐라 해야 할까나...

그렇지 않아도 요즘 '도파민'에 대한 책들도 눈에 많이 띄는데...

무엇보다 이 책을 읽게 된 건

우리 모두는 푹 빠진 소설이나 드라마에 몰입할 때, 혹은 설명하기 어려운 시를 읽고 벅차오를 때 미스터리를 향한 희열과 갈망을 경험한 바 있다. 그런 경험을 설계하는 법, 나아가 그런 경험이 우리의 인생에 중요한 이유를 이론적으로 명쾌히 풀어내는 게 이 책의 목표다. - page 28

비록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는 아니지만 내가 그토록 빠져드는 이유를 한 번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지루하면 죽는 세상"

도파민 기폭제를 찾는 창작자들의 필독서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으로 밝히는 흥미로운 매혹의 법칙

지루하면 죽는다









1926년 12월 3일 밤, 애거사 크리스티는 어린 딸을 재운 뒤 모피 코트와 트렁크를 챙겨 회색 모리스 카울리를 몰고 저택을 나서게 됩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석회를 캐는 구덩이 근처에서 애거사의 차가 발견되게 됩니다.

전조등은 커져 있었고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은 없는...

그리고 애거사는 사라졌습니다.

당시 애거사 크리스티는 무명에 가까운 미스터리 작가였습니다.

그해 봄 에르퀼 푸아로 탐정이 등장하는 세 번째 장편소설 『애크롱이드 살인 사건』을 출간했지만 몇천 부밖에 팔리지 않아 적잖이 실망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 아치는 젊은 여자와 눈이 맞아 계속 이혼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자살일까?

살해당한 것일까?

애거사의 실종 신고가 접수되고 11일이 지났을 때, 해러게이트에 있는 스완 온천 호텔에서 밴조를 연주하는 한 뮤지션이 실종됐다는 작가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여자가 무도장에서 춤을 추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애거사였습니다.

그녀는 훗날 이렇게 선포합니다.

체포가 아니라 추격전.

"그때를 기점으로 나는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변신했다."

자신의 실종 사건에서 터득한 교훈을 작품에 적용했습니다.

바로, '미스티러'.



미스터리는 우리가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의 마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계속 궁금증을 유발하는 사건과 플롯에 매력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계속 다음을 궁금하게 하는 힘이며, 그리하여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

이런 콘텐츠를 움직이는 강력한 힘이자 재미와 서스펜스의 핵심인 미스터리를 단순히 여기저기에 심고, 새로워 보이는 스타일에 시도하면 될까?

저자는 '가장 이상적인 끌림'을 설계할 다섯 가지 전략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1 예측 오류의 짜릿함 선사하기

2 상상력 증폭시키기

3 규칙 깨부수기

4 마성의 캐릭터

5 모호하게 흥미롭게

이를 활용했던 작품들, J.D. 샐린저의 미학이 빛나는 소설, 뉘앙스만으로 사로잡은 비틀스의 노래 가사, 해독할 수 없는 신비로움으로 전 세계 과학자와 역사학자 들을 매혹했던 보이니치 고문서 등을 살피며 활용법을 짚어내주었습니다.

선명한 것이 분명 더 쉽다. 하지만 우리가 <화이트 앨범>과 J.D. 샐린저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계속 다시 듣고 읽는 이유는 신탁처럼 해석해야 하는 메시지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에서 오는 쾌감 때문이다. 작품 속의 진리는 살아있고 계속 바뀌고 있다. 우리처럼.

예술은 거울이다. - page 214

하지만 우리의 모습은 작품을 대하는 태도와는 달랐습니다.

작품 속 미스터리에는 매료되면서 막상 현실에서 불확실성과 모호함을 마주하면 불안을 느끼며 이런 상황을 꺼리게 됩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역설을 짚어내며 수수께끼를 품은 작품들이 '종잡을 수 없는 미스터리' 그 자체의 삶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데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알 수 없는 사실이 있다는 걸, 미스터리가 있다는 걸 인정하면 우리가 좌우할 수 있는 부분이 그만큼 적다는 걸 인정해야 하죠. 그러면 겁이 나잖아요. 그래서 실수를 반복하는 거예요. 마음놓침이 이런 식의 행동을 유발하죠." - page 284

마음놓침의 해결책으로 '마음챙김'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마음챙김의 핵심은 새로운 것들을 알아차리는 거예요. 뭔가를 알아차리면 현실을 자각하는 동시에 내가 생각보다 아는 게 많지 않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인간은 자신의 태도와 사고방식이 일정하면 바깥세상도 그렇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세상은 고정되어 있지 않아요. 끊임없이 달라지죠." 마음챙김은 그 변화를 볼 수 있게 한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평범한 일상을 한계 없는 게임으로 바꾸고 도처에 존재하는 불확실한 것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 page 285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인생이란 미스터리도 어떻게 재미와 의미를 찾아야 할지 저만의 방법을 모색해 보아야겠습니다.

무엇보다 오늘은 어떤 미스터리를 마주해볼까...?!

또다시 눈과 손이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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