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데이 인 뮤지엄 - 도슨트 한이준과 떠나는 명화 그리고 미술관 산책
한이준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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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쯤이면 마음이 들뜨게 됩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거리들.

곳곳에 보이는 트리들.

(정작 집에는 설치하지 않았다는...!)

이 들뜬 마음으로 심오한 책을 읽기란 여간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장르 소설을 읽거나 에세이, 미술 관련 책을 읽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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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눈에 들어온 책이 있었습니다.

10년간 70개 이상의 전시에서 3,000회 이상 해설을 진행한 도슨트계의 라이징스타 '한이준'.

그가 고심 끝에 자신이 사랑한 10명의 국내외 화가를 꼽아 찬란하지만 고독했던 거장들의 삶 그리고 그들의 그림이 특별한 이유, 더불어 그 작품과 연관 지어 둘러보기 좋은 국내 미술관 소개까지.

이 한 권으로 정리했다고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제 눈을 끌었던 건 다름 아닌 '이쾌대' 화가였습니다.

과연 그는 누구일지, 어떤 작품을 남겼을지, 왜 그토록 알려지지 않았는지(저만 모르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간만에 휴일에 맞춰 미술관 산책을 떠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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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으로 재조명된 명화,

근현대를 대표하는 10명의 화가들,

그리고 한국의 숨은 보석 같은 미술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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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무진 해설과 바삭바삭한 말투, 여운으로 이끄는 호흡까지 그대로 글로 옮겼다."

장담컨대 이 책을 읽다 보면 하루빨리 그 명화를 보러가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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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 인 뮤지엄』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개인 소장하던 미술품을 국가에 기증했었는데 작품은 인상파부터 동시대 미술까지 그야말로 세계 10대 미술관을 버금갈 정도의 '이건희 컬렉션'이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이중섭 화가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었는데...

아무튼 교과서에서만 보던 이중섭의 <황소> 부터 화가가 세상을 등진 지 100년이 되어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최고 경매가를 기록하는 클로드 모네의 <수련> 까지.

아무것도 모른 채로 발걸음을 옮기기에는 너무 아쉽지 않은가?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세계적인 미술품을 만나기 전 우리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미술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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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RM이 SNS에 인증사진을 올려 화제가 된 월북 화가 '이쾌대'.

그는 한국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시대를 치열하게 견딘, 당대를 온몸으로 살아내며 붓을 들었던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럼 왜 그의 이름이 우리에게 소개되고 그의 작품이 알려지기 시작한 역사는 짧을까?

그 이유는 그가 한국전쟁 이후 북한으로 건너갔기 때문이라 하였습니다.

당시 월북 작가의 이름은 남한에서 모두 지워졌기에 1988년, 월북 작가들의 해금이 되기 전까진 그의 이름 석 자를 알 수 없었다고 합니다.

분단의 시대에 남한에서도 북한에서도 지워져, 그 어디에도 존재할 수 없었던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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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 중 이 작품이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이국적이면서도 동양적인, 묘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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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우리 강산을 배경으로 조국의 산천을 펼쳐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시 우리 민족은 일제의 지배를 받고 있었지만 고국산천으로 희망찬 미래를 표현한 메시지가 아닐까요?

그리고 동양의 것을 한 가지 더 발견할 수 있는데요.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화가의 왼손에는 서양식 팔레트를 쥐고 있지만, 오른손에는 동양식 붓인 모필을 잡고 있습니다. 주로 붓과 팔레트는 서양 미술에서 화가가 자신의 자화상을 그릴 때 등장시키는 요소인데요. 이쾌대가 서양화에 영향을 받은 것을 또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동시에 이 모든 것들이 이쾌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도 보이는데요. 서양화를 그리고 있지만 자신의 정체성은 한국인이라는 점을 자화상을 통해 전합니다.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진한 눈썹, 큰 눈을 부릅뜨고 정확하게 우리를 바라보는 그의 모습에서 거친 역사의 바람이 휘몰아치던 시대를 개척하고 나아가려는 화가의 사명이 온전히 느껴집니다. - page 55 ~ 56



해방을 맞이하고 기쁨도 잠시, 한국전쟁으로 국군에게 포로로 잡혀 포로수용소에 갇히게 된 그.

자나 깨나 가족 걱정뿐이었던 그.

3년에 가까운 포로수용소 생활을 마치고 남북 포로 교환 당시 가족을 남쪽에 두고 북으로 가길 선택한 그.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오늘날 그의 작품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 그의 사랑하는 아내, 유갑봉 여사 덕분이었음에.

35년간 지워진 화가 '이쾌대'.

그뿐만 아니라 우리의 근대미술사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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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우리의 역사, 문화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알아가야 하고요. 붓을 들고 당대의 어려움을 치열하게 담았던 이쾌대. 그의 작품 덕분에 우리의 역사 그리고 분단의 아픔을 상기합니다. - page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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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그의 이름을 당당히 새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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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가 관심 있게 보고 있는 화가도 이 책에 소개되었습니다.

인상파로 시작해 야수파, 입체파까지 어느 화파에도 분류되지 않고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 예술가 '라울 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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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피는 살아생전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었습니다. 그야말로 혼돈의 시대였죠. 그 험난한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그는 평생 푸른 바다, 그리고 바다 위 다양한 배들을 화폭에 담아 나가는데요. 그에게 바다란 한 발짝 나아가는 계단, 그리고 도전의 무대가 되어준 것 같습니다. 절망과 비극 속에서도 희망찬 미래를 바라던 뒤피, 끊임없이 연구하고 한 발짝 나아가기 위해 노력한 뒤피입니다. - page 232



"삶은 나에게 항상 미소 짓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삶에 미소 지었다."

- 라울 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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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작품은 또다시 빛나고 있었습니다.

시대를 뛰어넘는 도전의 외침, 시대의 개척자였던 이들.

이들이 건넨 말이 그 어떤 말보다 큰 위로로 다가왔습니다.

덕분에 한 해의 마무리를, 다가올 새해의 시작을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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