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이야기부터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다른 차의 부주의로 경미한 접촉 사고가 났는데 당황한 상대 운전자를 향해 건넨
"우리 그냥 가요. 우리 오늘 좋은 하루를 보내는 게 더 중요하니까."
라며 서로를 '우리'라 칭하며 우리의 하루를 바라보자고 말한 엄마의 에피소드.
그녀로부터 누군가의 하루를 단번에 꼿꼿하게 세워 줄 줄 아는 어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좋은 하루를 보내는 게 더 중요하니까."
이 문장으로부터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 일을 선택할 때, 관계 문제에 휘둘릴 때, 알 수 없는 분노가 들끓을 때, 괜히 마음이 내려앉을 때 무엇이 더 중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잘 사용했던, 이제는 바꿔야 했던 말이 등장하였습니다.
"별 거 아니에요."
"에휴. 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
칭찬에 유독 약한 사람에게 존재하는 겸손 커튼이 쳐지는 순간.
타인에 더해 심지어 나 또한 존중하지 않고 자기를 내세우지도 않는 태도.
겸허와 겸손, 그 사이 어딘가에 있을, 그녀는 이를 '그늘진 겸손'이라 하였습니다.
이 그늘진 겸손은 못생긴 그림자를 만들고 말을 하는 사람과 말을 들은 사람의 자리에 의외로 꽤 오래 따라다닌다고 하였습니다.
뱉어진 말은 들은 사람에게 남아 각인이 된다. 이미 생긴 자국에는 속마음 문장이 들어갈 틈이 없다. 속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그늘진 겸손과 견줄 정도로 못생긴 것은 매한가지다.
남을 존중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나를 낮추지 말아야 한다. 마음을 내세우고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마음은 전해질 준비를 마치고 오래도록 닿는다. - page 30 ~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