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은 왜 싸우는가? - 정체성의 투쟁, 중동사 21장면
박정욱 지음 / 지식프레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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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참으로 시끌합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20개월을 넘긴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까지...

무고한 시민들의 죽음 앞에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때마침 가치 읽기 도서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끝나지 않은 대립과 갈등의 역사,

그들은 왜 아직도 피 흘리며 싸우는가?

이에 대한 해답을 저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끝나지 않은 갈등과 대립,

지금의 중동을 이해하기 위한

21개의 역사적 장면

중동 싸우는가?



'중동'이란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저도 '중동'이라 하면 유전에서 치솟는 검은 불길, 모스크에 모여 무릎을 꿇고 예배를 드리는 무슬림들, 히잡을 두른 여성들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으레 떠오르는 건 '분쟁'과 '테러'.

그래서일까.

언제부터인가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이 중동을 '화약고'로 표현한다고 하였습니다.

도대체 왜 중동은 화약고가 된 것일까?

왜 중동 사람들은 자꾸 피를 흘리며 싸우는 것일까?

이 책은 이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풀어나가고 있었습니다.

낯설고도 어려운 '중동'.

이곳을 이해하기 위해선 거룩한 예언자 무함마드로부터 촉발된 이슬람 세력의 탄생과 확장, 그리고 빠른 시간 안에 완성된 이슬람 세력의 제국화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였습니다.

'한민족'이란 민족 정체성을 갖고 있는 우리와는 달리 '이슬람'이란 종교 정체성을 가진 그들.

오랫동안 이슬람이라는 종교 중심의 국가 체계가 유지되었으나, 서구 열강들이 그 땅에 살고 있는 이들을 고려하지 않고 정치적 판단에 따라 나뉜 국경으로부터 어제의 친구였던 무슬림들은 오늘의 적이 되어 맞서야 했던...

그래서 한때 유럽보다 강하고 우월했던 이슬람은 유럽의 꼭두각시놀이판에서 춤을 추는 인형 신세가 되기도 합니다.

거대한 이슬람 세력을 이끌던 오스만 제국이 해체되면서 술탄이 사라졌고, 이를 계기로 여러 가지 생각, 철학, 색깔을 지닌 이슬람 세력들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각 정체성 간의 충돌과 외세의 개입, 끝나지 않은 전쟁...

무엇보다 20세기 후반 이후 '이슬람'하면 '테러'가 떠오를 정도로 이슬람권에서 테러가 자주 발생하고 있고 '자살폭탄테러'라는 끔찍한 방법이 동원되는 경우가 많아서 세계인들이 이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9.11 테러'로 무슬림들에 대한 사회적 혐오가 높아졌는데...

사실 테러나 자살공격은 이슬람의 전유물이 아니었습니다.

세계 어디서나 소수민족이 독립운동을 할 때 식민주의 세력에 대항해 테러를 감행하는 사례가 많았고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일본의 카미카제 특공대, 스리랑카의 반군 세력 타밀일람해방호랑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력 대결에 종교가 결부될 경우 자살공격을 시도할 확률이 높다고 하였습니다.

종교의 내세관과 결부되어 죽음을 신성시하는 '순교'라는 관념 때문에 '절대자를 위한 거룩한 죽음'이라는 관념으로 목숨을 바치도록 유도하는데...

이유야 어찌 됐든 간에 테러는 비난받아 마땅함을!

오늘날 중동 정치에서 나타나는 주요 정체성 갈등이 모두 등장한 '시리아 내전'이 마지막에 소개되었습니다.

민주화에 대한 요구, 수니파와 시아파 간 분쟁, 쿠르드족의 독립 요구, 이슬람주의와 세속주의 간 갈등, 그리고 외세의 대리전까지...

어느 하나 해결된 것 없기에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위험을 가진 채 늘 안팎으로 싸우는 그들.

왜 그들은 과거부터 현재까지도 수없이 싸워야만 했던 걸까...?

특히 중동의 아랍인들은 하나의 아랍 국민국가를 이루지 못하고 여러 국가로 쪼개진 탓에, 그것도 자의에 의해 나뉜 게 아니라 유럽 국가들에 의해 인위적으로 국경이 결정되는 바람에 현재까지도 많은 아랍인들이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가 아닌 이들은 누구인가?' 한 국가 내에서도 수니파와 시아파가 '우리'가 아닌 '외부자들'로 서로를 규정하고 있고, 국경 내의 쿠르드인들은 자신들이 그 나라의 국민이 아니라 별개의 정체성을 가진 집단이라고 주장하며 독립된 나라는 세우려 합니다. 이슬람주의자들은 세속주의자들을 '적'으로 치부하고 극단적인 공격을 서슴지 않습니다. - page 8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가 아닌 이들은 누구인가?'

'정체성'으로부터 국민국가를 이루지 못한 채 싸우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들을 이해하기란...

우리와는 시작부터 달랐기에 어려웠던 그들.

그리고 이 책으로부터 지금껏 '중동'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벗고 조금은 바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들이 투쟁을 해야 했던 이유를...

그동안 우리의 시선으로는 비윤리적이고 잔인하였지만 그들에겐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투쟁이었음을.

그렇다고 해서 전쟁만이 정답일까...

얽히고설킨, 복잡다단한 구조 속에 부디 좋은 해답을 찾기를 저 역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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