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이 가게에 들어가기 위해선
무인 문구점
웃는 얼굴을 보여 주면 문이 열려요!
문 앞에 설치된 카메라에 웃는 얼굴을 보여줘야만 들어갈 수 있고 가게에 들어간다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신비한 물건을 얻는 건 아니었습니다.
조건이 하나 붙는데 바로 스피커 속 인물과 거래를 하는 것.
-비밀은 어떨까. 오랫동안 꼭꼭 숨겨 둔 남의 비밀을 듣는 것만큼 재밌는 게 없거든. - page 20
'오랫동안 꼭꼭 숨겨둔 나만의 비밀 한 가지'가 바로 거래 조건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우리 아이도 겪고 있을 고민들을 가진 친구들이 등장하였습니다.
인기가 많아져 학급회장이 되고 싶은 '주원'
아이돌이 되고 싶은 '하람'
공부 잘하는 누나와 비교당하는 것이 싫은 '라온'
아빠가 아저씨 같아 싫었던 '세아'
구두쇠 엄마가 창피했던 '민율'
아픈 반려동물의 마음이 궁금했던 '은우'
그리고 이번엔 마지막에 어른이 등장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이 되고픈 '은정'
오직 아이들을 위해 존재했던 무인 가게에 그녀가 등장한 건
"그 선생님은 작지만 큰 걸 타고났어. 바로 수많은 아이들의 인생을 멋지게 바꿔 놓을 운명." - page 149
선생님을 돕는 건 곧 아이들을 돕는 일이었기에 규칙의 예외가 될 수 있었던 겁니다.
아무튼 이번에도 책을 읽으면서 어릴 적 제 고민도 꺼내볼 수 있었고 지금의 아이에게 그 어떤 말보다 이 책을 건네는 것이 답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른 것보다 '세아'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저씨처럼 보이는 아빠가 싫었던 세아.
"아, 몰라. 난 아빠가 싫어." - page 74
그런 세아에게 '쓱쓱싹싹 슈퍼 지우개'를 선물받게 됩니다.
싫어하는 사람을 지워 주는 지우개.
그래서 아빠를 슈퍼 지우개로 지웠지만 오히려 희미해진 아빠가 걱정이 된 세아.
그러다 아빠의 진심을 알게 되는데...
"우리 딸이 이거 좋아하겠는데......"
세아는 유치원 다닐 때부터 유독 곰 인형을 좋아했다. 큰 곰, 작은 곰, 흰 곰, 노란 곰, 웨딩 드레스 입은 곰, 한복 입은 곰, 소방관 곰, 경찰관 곰, 의사 곰 가리지 않고 종류별로 모았다. 밤에는 곰 인형 수십 개를 침대 주위에 빙둘러 보초를 세워 두고서야 잠들곤 했다. 하지만 그건 어린애 때 얘기고, 이제 곰 인형은 졸업한 지 오래다.
'으휴, 저런 걸 누가 좋아한다고...... 아빠는 진짜 바보야. 난 아빠를 지우려고 했는데, 아빠는 왜 내 선물을 사려고 하는 거야.' - page 85 ~ 86
뭉클함이...
지난 어린 시절 나도 그랬었기에 그랬을까...
신비한 물건이 가득했던 '무인 문구점'.
만약 내가 그곳에 간다면 어떤 물건의 주인이 될까...?
또다시 문을 닫게 된 무인 문구점.
남자아이는 신비스러운 빛깔을 지닌 두 눈을 반짝였다.
"그럼, 다음 무인 가게를 찾아볼까?" - page 150
또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