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무인 문구점 이상한 무인 가게 시리즈 2
서아람 지음, 안병현 그림 / 라곰스쿨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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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에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지금은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책 목록에 당당히 자리 잡고 있는 『이상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학교 숙제 중 '책 읽기'가 있으면 그 책을 가져가고는 자신이 원하는 아이스크림을 외치곤 합니다.

소원과 함께!

그리고 『이상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의 마지막에 이런 말을 남겨놓았었는데

조금 아쉬웠지만, 이제 내일을 기약할 차례였다.

"그래서, 다음은 어떤 가게지?" - page 154

그래서 아이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느덧 여름이 지나 가을이 되었습니다.

언제쯤 가게가 열리려나... 기다리던 차 이번엔 신비한 문구류가 가득한 '무인 문구점'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저보다 더 빠르게 반응한 아이.

하지만 이에 질수 없어라 손을 뻗어 먼저 읽게 된 나.

이번엔 어떤 고민을 해결해 줄까...

문구점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너만의 비밀을 말해 줘.

신비한 물건

주인이 될 수 있단다!"

신비한 물건이 가득한 무인 문구점이 열린다!

이상한 무인 문구점



오후 3시.

분식집이 가장 바빠야 할 시간이지만, 손님이라곤 파리가 전부인 이곳에 아이인지 어른인지 알 수 없는, 키도 작고 생긴 건 영락없는 초등학생인데 옷차림은 고풍스러운 양복 차림이 한 손님이 가게 안으로 들어옵니다.

"어...... 그러니까 뭘 줄까...... 요? 떡볶이? 튀김도 방금 튀겨서 맛있는데...... 요." - page 7

허름하지만 깨끗한 이곳.

무엇보다 넓게 트인 창문으로 초등학교 교문이 바로 보이는 게 마음에 들었던 손님은 주인을 바라보며 미소 지으며 말합니다.

"사고 싶은 건 따로 있는데 말이죠. 이 가게를 통째로 살 수 있을까요?" - page 8

며칠 후, 모두가 잠든 한밤중.

분식집에 들렀던 남자아이가 다시 가게 앞에 섰습니다.

먹구름처럼 짙은 그림자와 함께...

"그런데 이번 가게는 뭐지? 또 먹을 건가?"

"어느 학교 앞이든 반드시 있어야만 할 가게지."

...

"아이들을 위한 학용품과 다양한 잡동사니를 파는 곳이야. 옛날 말로는 문방구." - page 8 ~ 9

다시 한번 서막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무인 문구점, 좋은 이름이야." - page 9



역시나 이 가게에 들어가기 위해선

무인 문구점

웃는 얼굴을 보여 주면 문이 열려요!

문 앞에 설치된 카메라에 웃는 얼굴을 보여줘야만 들어갈 수 있고 가게에 들어간다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신비한 물건을 얻는 건 아니었습니다.

조건이 하나 붙는데 바로 스피커 속 인물과 거래를 하는 것.

-비밀은 어떨까. 오랫동안 꼭꼭 숨겨 둔 남의 비밀을 듣는 것만큼 재밌는 게 없거든. - page 20

'오랫동안 꼭꼭 숨겨둔 나만의 비밀 한 가지'가 바로 거래 조건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우리 아이도 겪고 있을 고민들을 가진 친구들이 등장하였습니다.

인기가 많아져 학급회장이 되고 싶은 '주원'

아이돌이 되고 싶은 '하람'

공부 잘하는 누나와 비교당하는 것이 싫은 '라온'

아빠가 아저씨 같아 싫었던 '세아'

구두쇠 엄마가 창피했던 '민율'

아픈 반려동물의 마음이 궁금했던 '은우'

그리고 이번엔 마지막에 어른이 등장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이 되고픈 '은정'

오직 아이들을 위해 존재했던 무인 가게에 그녀가 등장한 건

"그 선생님은 작지만 큰 걸 타고났어. 바로 수많은 아이들의 인생을 멋지게 바꿔 놓을 운명." - page 149

선생님을 돕는 건 곧 아이들을 돕는 일이었기에 규칙의 예외가 될 수 있었던 겁니다.

아무튼 이번에도 책을 읽으면서 어릴 적 제 고민도 꺼내볼 수 있었고 지금의 아이에게 그 어떤 말보다 이 책을 건네는 것이 답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른 것보다 '세아'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저씨처럼 보이는 아빠가 싫었던 세아.

"아, 몰라. 난 아빠가 싫어." - page 74

그런 세아에게 '쓱쓱싹싹 슈퍼 지우개'를 선물받게 됩니다.

싫어하는 사람을 지워 주는 지우개.

그래서 아빠를 슈퍼 지우개로 지웠지만 오히려 희미해진 아빠가 걱정이 된 세아.

그러다 아빠의 진심을 알게 되는데...

"우리 딸이 이거 좋아하겠는데......"

세아는 유치원 다닐 때부터 유독 곰 인형을 좋아했다. 큰 곰, 작은 곰, 흰 곰, 노란 곰, 웨딩 드레스 입은 곰, 한복 입은 곰, 소방관 곰, 경찰관 곰, 의사 곰 가리지 않고 종류별로 모았다. 밤에는 곰 인형 수십 개를 침대 주위에 빙둘러 보초를 세워 두고서야 잠들곤 했다. 하지만 그건 어린애 때 얘기고, 이제 곰 인형은 졸업한 지 오래다.

'으휴, 저런 걸 누가 좋아한다고...... 아빠는 진짜 바보야. 난 아빠를 지우려고 했는데, 아빠는 왜 내 선물을 사려고 하는 거야.' - page 85 ~ 86

뭉클함이...

지난 어린 시절 나도 그랬었기에 그랬을까...

신비한 물건이 가득했던 '무인 문구점'.

만약 내가 그곳에 간다면 어떤 물건의 주인이 될까...?

또다시 문을 닫게 된 무인 문구점.

남자아이는 신비스러운 빛깔을 지닌 두 눈을 반짝였다.

"그럼, 다음 무인 가게를 찾아볼까?" - page 150

또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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