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유고집 복각본 - 윤동주가 직접 뽑은 윤동주 시 선집
윤동주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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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의 젊은 나이에 타계하고 말았으나, 어둡고 가난한 생활 속에서 인간의 삶과 고뇌를 사색하고, 일제 강압에 고통받는 조국의 현실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 고민하는 철인이었던 시인 '윤동주'.

그의 시는 여전히 우리의 가슴속에서 살아 울림을 선사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이 유고집의 원고는 윤동주가 그동안 써온 시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시 19편을 직접 골라 연희전문학교 졸업기념 시집으로 출간하려 했다가 스승인 이양하 교수가 이들 시에는 저항시가 대부분이라면서 제자를 염려하는 바람에 자유가 없던 일제 암흑시대의 울분을 온몸으로 느끼며 아쉽지만 보류할 수밖에 없었다 합니다.

윤동주는 19편의 육필원고를 후배인 정병욱에게 맡기고 친구이자 고종사촌인 송몽규와 함께 일본 유학을 떠났고 학업이 끝날 무렵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그.

저항할 수 없는 공간에서 서서히 죽어갔던 윤동주 시인.

1948년 2월 16일 윤동주 서거 3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명동 플라워다방에 모인 친구와 선후배들이 딱 10부만 제작해 나눠 가진 윤동주 최초유고집.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소중한 그의 시를 읊어보겠습니다.

윤동주 서거 3주년 기념시집의 원본을 그대로 살린 유고시집

한글학계의 거두 최현배 선생의 영향으로 최초 가로쓰기 시집

증보판부터 삭제된 정지용, 유영, 강처중의 서문, 추도시, 발문이 살아있는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유고집 복각본



정병욱에게 맡겼던 19편,

일본 유학 시절 윤동주가 편지와 함께 보낸 5편,

친구 강처증이 보관 중이던 7편을 모아

31편이 실린 유고집.

여기에

정지용이 서문을,

유영이 추도시를,

강처중이 발문

더해져 특별하고도 소중한 복각본이었습니다.

우여곡절이 있었던 그의 생과도 닮은 시.

하지만 솔직히 이 시들을 접했을 때 조금은 낯설었습니다.

당시에 발간된 대로 표기되어 있어 원문의 느낌이 느껴졌기에 지금과는 조금 다른...

그래서 더 시인의 감성을, 의미가 강하게 와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잘 모르던 시들도 있었지만 익숙한 시들을 마주했을 땐 여러 번 곱씹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의 첫머리에 수록된 시 <서시>.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에서처럼 시인의 길을 걸어갔던 그.

시집의 머리말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 시.

저에겐 이 시를 읽고 나면 참 그가 그립곤 합니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슴 아린 시인 <쉽게 씨어진 시>.



'욱첩방은 남의 나라' 현실에서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를 한 시인...

마지막 시가 된 이 시로 그의 마지막 모습이 그려지면서 또다시 가슴이 아파왔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청년 시인 윤동주를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의 손을 빌어 한 권의 책이 되어 세상에 전해진 윤동주의 시.

그 의미를 가슴 깊이 새겨보아야 했습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우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따는 밤을 세워 우는 버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엄 우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게외다.

-'별 헤는 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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