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스강의 작은 서점
프리다 쉬베크 지음, 심연희 옮김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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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과 관련된 소설이라면 믿고 읽게 됩니다.

그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느낌을 알기에, 뭉클하면서도 따스한 그곳에서 일어난 이야기는 읽고 나면 참 마음이 훈훈합니다.

그래서 이번 소설 역시도 읽어보았습니다.

런던의 오래된 서점으로 걸어가 보겠습니다.

오래된 벽난로, 손으로 직접 짠 나무 서가, 노르웨이숲 고양이......

그림 같은 템스강을 품은 작은 서점에 숨겨진 이야기

템스강의 작은 서점



샬로테는 휴대폰을 꺼내 주소를 입력했다. 리버사이드 드라이브 187번지. 하지만 폰을 손에 들고 있을 때마다 동료인 헨리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써놓은 할 일 목록대로 일을 잘하고 있는지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 page 22

남편의 죽음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기에 자신만의 작은 고치 안에 머물며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삶을 살아가고 있던 '샬로테'.

그런 그녀에게 태어나 한 번도 본 적 없던 사라 이모가 자신에게 런던에 있는 서점을 물려주었다는 소식을 듣고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됩니다.

이곳은 자신을 동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없을 거란 생각에 스웨덴을 떠나 영국으로 왔고 곧바로 서점을 팔고 돌아가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한동안 인동에 멍하니 서 있게 된 샬로테.

그러니까 여기가 사라 이모의 서점이로군. 이제는 내 서점이고. - page 33

안으로 들어와보니 완전히 고유한 세계가 펼쳐졌다고 할까.

예술품 같은 고급 석고와 테두리 장식은 물론이고 어두운 목재 틀과 검은 주철로 만든 불티막이가 달린 개방형 벽난로까지 모든 게 아늑한 인상에 일조했습니다.

정말이지 독서 애호가들에게 더없이 완벽한 장소인 이곳.

그리고

"드디어 만나게 되어서 참 반갑네요!" - page 33

서점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직원들-사라 이모의 친구이자 따뜻한 마음을 지닌 마르티니크, 제멋대로지만 누구보다 서점 일에 열정적인 샘, 근사한 미소로 마음을 녹이는 소설가 윌리엄, 그리고 샬로테에게만 애교를 부리는 고양이 테니슨-로부터 조금씩 마음이 흔들리게 된 샬로테.

시간이 지날수록 상속받은 서점에 대해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엄마가 사라 이모에 관해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서로 연락하지 않고 지낸 게 엄마 때문이라 생각했던 샬로테는 이모가 살던 집에서 낡은 상자 속 빼곡히 들어찬 편지들을 마주하게 되면서 왜 이모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지, 왜 엄마는 친아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었는지 알게 됩니다.

동시에 윌리엄에게 점점 빠져들면서 샬로테는 변화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서점을 지키기로 마음먹게 됩니다.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아요!"

샘은 고개를 끄덕였고, 마르티니크는 눈가에서 눈물을 훔쳤다.

"둘 다 정말 고마워요. 이게 나한테 얼마나 중요한 의미인지 모르시겠죠."

샬로테는 그들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마르티니크가 갑자기 큰 소리로 흐느끼며 말했다.

"아, 샬로테. 우리에게도 무척 중요한 의미가 있단다." - page 598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조금씩 타인에게 상처받고 잘 풀리지 않는 일에 때론 절망하였습니다.

'착한 언니'와 '완벽한 엄마'라는 역할에 갇혀 자신을 희생했던 마르티니크.

그녀 역시도 조금씩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을 터득해 나아갔고 남편을 잃고 자신의 울타리 속에서 살아가던 샬로테 역시도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왔었습니다.

오랜 역사를 이어온 고풍스러운 매력을 간직한 '리버사이드 서점'.

이곳으로의 초대가 더없이 기뻤습니다.

샬로테와 그들의 행보에 응원을 보내며 환한 미소로 반갑게 맞이해줄 것 같은 이곳으로의 초대를 다시 받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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