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신간 읽는 책방 할머니
임후남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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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망이기도 한 이야기였습니다.

나만의 책방을 열고 책을 읽으며 오가는 사람들을 보는 거...

말 그대로 로망이기에 꿈을 꾸는 것이지... 이번 생에선 열심히 살아가는 걸로...

아무튼 책 제목에서 '낭만'이 그려졌다고 할까...

대리만족으로 읽어보았던 이 책.

읽으면서 대신 꿈을 꾸었습니다.

다소곳이 열린 공간에서

잃어버린 꿈을 복구해가는 책방

내 꿈은 신간 읽는 책방 할머니



어느 날, 한 중년의 사내가 무작정 찾아왔다고 합니다.

시를 쓰고 싶다고.

매주 저녁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시골책방으로 와 써본 적이 없다는 글을 쓰는데...

'생각을담는집만 들어오면 나는 소년이 되어버린다.'

그렇습니다.

한 중년 사내는 책방에서 소년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소년 소녀가 될 수 있는 이곳, 생각을담는집.

그곳에서 한 소녀의 이야기가 그려져있었습니다.

용인의 작은 시골책방.

오고 가는 이들이 남긴 이야기와 책방 지기의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져 다정하고도 따스한 책방이란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책방은 섬이라고...

나는 점으로 있다.

누군가와 만나 선으로 이어진다.

점은 선을 낳고, 선은 또 다른 선을 낳는다.

다른 점을 만나 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우연이다.

동서남북 이곳저곳을 돌다 이곳에 자리를 잡고

책방이라는 걸 차린 건 우연이다.

연속된 우연들, 그리고 결정들이 지금이다.

책방은 하나의 섬이다.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각각의 점이다.

그들과 잠깐 우연히 선으로 이어진다. - page 23 ~ 24

내가 고르는 책이, 내가 만나는 이들의 우연들이 모여 필연이 되고 또 다른 나를 만나게 해 주는 곳.

그것이 '책방'이란 공간의 매력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매일 조금씩 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곳.

저에게 이곳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고독함'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행사가 있다면 시끌벅적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날의 조용함.

그런데 이것이 마냥 쓸쓸함이 아니요, 외로움이 아닌 고독이었습니다.

그래서 글 하나하나가 진하게 와닿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책을 팔아야 먹고사는'곳인 책방.

책이 상품이긴 하지만 그 이상의 가치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책방이기에 우리 책방에서 인증샷만 찍고 간다거나, 보고 싶은 책 사진만 찍고 가기보단

'맘에 드는 책 한 권 사는' 에티켓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그 책으로부터 책방과 우연을 필연으로 이어갈 수 있기에 조심스레 권해봅니다.

보고 싶은 책을 골라놓고, 새 책 냄새를 맡으며 책 읽는 꿈을,

그러다 누군가 오면 책 수다를 떨거나 마당에 피어난 들꽃들을 이야기하는 꿈을,

때때로 시인과 작가 곁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클래식 연주를 듣는 꿈을,

그렇게 신간 읽는 책방 할머니로 늙어가기를 소망하는 그녀가 너무나 멋졌습니다.

묵묵히 응원의 박수를 남기며...

언젠간 한번 '생각을담는집'에 찾아가 다정한 휴식을 선물받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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