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의 '영국 문학' 아니 '영어로 쓰인 문학'은 14세기 말, 즉 「캔터베리 이야기」를 쓴 제프리 초서라 하였습니다.
영문학 최초의 영웅 서사시로 일컬어지는 「베오울프」를 비롯해 그 이전의 작품들은 누가 지었는지, 창작 동기가 무엇이었는지, 한 사람이 지었는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쳤는지 등 불명확해서 추측에 근거할 따름이었지만 초서 이후로 문학은 '작가'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문학의 역사는 곧 작가들의 계보로 이어지게 됩니다.
무엇보다 20세기 이후의 문학은 장르의 세분화와 매체의 다양화, 국경 없는 세계문학, 독서 대중의 영향력 확대와 적극적인 참여 등으로 인해 빠르게 변화함을 몸소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마냥 좋지만은 않다고 하였는데...
새롭게 해석되고 구성되는 영화나 드라마, 디지털 콘텐츠가 원작에 주는 효과,
특정 '세계어들'의 지배로 작가와 독자가 문학에 접근하는 방식을 바꿔놓았기에
문학을 어떻게 바라보며 대할지에 대한 몫은 우리에게 남겨져 있었습니다.
오늘날 독서 대중은 선택지가 훨씬 많아졌고, 원하는 책을 훨씬 많이 얻을 수 있다. 과연 좋은 일인가?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많을수록 나쁘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에 양에서 질이 나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독서 대중이 많아질수록 더 건강해진다. 푸딩이 클수록 자두가 더 많이 들어 있다. - page 169
그래서 저자는 우리에게 이렇게 답을 해 주었습니다.
변화는 피할 수 없다. 예언자인 척하고 한마디 하자면 문학과, 문학을 업으로 삼는 사람과 문학 참여자들의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문학이 지닌 '유대감'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어떻게 문학이 공동의 것인지를 탐색한다. 문학은 우리보다 더 위대한 마음과 나누는 대화이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재미의 옷을 걸친 생각들이자, 세상이 어디로 가고 있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다. 문학이 있어서 가능했던 이런 마음의 만남은 지금 우리 존재의 핵심을 이룬다. 일이 잘 된다면 이런 마음의 만남은 더 강렬해지고, 더 친밀해지고, 더 활기차질 것이다. - page 382 ~ 383
사실 '역사'란 말에 조금은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나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양'의 시선으로만 바라보았기에 우리의 문학으로도 이처럼 한 권의 책이 완성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상상의 세계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어린아이가 세상으로 나아가는 연결 통로가 되어주는 '문학'.
문학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결국 자신의 삶과도 연관되기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문학을 읽어나아가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