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이 시리도록 추운 12월 초 어느 토요일.
스튜어트 부인이 남편 스튜어트 씨에게 말했습니다.
"아이들이랑 뭘 하면 좋을까요?" - page 5
일곱 살 아서는 수첩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누나 이모젠은 구석에서 책상다리를 하고 라디오 다이얼을 만지작거리고 있었습니다.
지루해하는 아이들...
그래서 스튜어트 부인은 제안을 합니다.
"아이들 데리고 동물원에 가요!" - page 6
그리하여 스튜어트 가족은 런던 동물원에 가게 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아주 특별한 인연이 될 동물을 만나게 되는데...
"누나, 저기 좀 봐."
몸집이 작은 펭귄 하나가 풀밭 쪽으로 걸어와 아서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 page 12
작은 펭귄이 아서와 이모젠을 따라오는 것이었습니다.
두 아이는 이 작은 펭귄을 집에 데려가 키우고 싶은데...
"저기, 펭귄 씨. 우리집은 언제나 펭귄을 환영하니까 오고 싶을 때 언제든지 와도 된단다." - page 14
그렇게 펭귄에게 말을 하고는 집으로 돌아온 스튜어트 가족.
그런데 누군가 벨을 누르는 것이었습니다.
다름 아닌 불과 몇 시간 전에 아이들과 동물원에서 눈을 맞췄던 바로 그 펭귄!
'아인슈타인'이라는 이름표가 붙은 파란색 작은 배낭을 메고 느긋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엄마가 분명히 말했잖아요. 오고 싶을 때 언제든지 와도 된다고."
엄마는 화들짝 놀랐다.
"그래, 내가 그러긴 했지. 하지만 진심은 아니었어..." - page 19 ~ 20
펭귄과 함께 산다는 건...
그래서 동물원에 전화를 걸었지만 장난 전화로 오해만 받게 되고 결국 스튜어트 가족은 펭귄 아인슈타인과 함께 살기 시작합니다.
특별한 친구가 된 펭귄 아인슈타인에겐 한 가지 사정이 있었는데...
"그래! 이제 알겠다! 아인슈타인의 친구가 사라진 거야! 내가 납치에 대해 말했을 때 아인슈타인이 겁을 먹었던 이유가 그거였어!" - page 63
펭귄 아인슈타인의 배낭 속에 여러 사진이 있었는데 거기엔 '아이삭'이란 펭귄이 있었고 그 펭귄이 화물용 나무 박스 틈 사이에 있는 사진도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이모젠은 몸을 숙여 아인슈타인과 눈을 맞췄다.
"우리가 네 친구를 꼭 찾아줄게. 약속해."
이모젠이 말했다. - page 67
과연 이들은 펭귄 아인슈타인의 친구를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계속 펭귄 아인슈타인과 살 수 있을까?
이들의 좌충우돌 모험담과 함께 가슴 찡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순수한 아이들의 동심이 엿보였던 이 이야기.
펭귄 아인슈타인과는 영원히 함께 지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자신들과 함께 지내고 싶었던 아이들.
아인슈타인의 친구 아이삭을 찾는 과정에서 위험한 상황에 부딪치지만 침착하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 아이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른인 내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소설에서 우리에게 알려주고자 한 바는 이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제 시드니 동물원에 연락을 해야 할 것 같구나. 영원히 집에 펭귄을 숨겨둘 순 없으니까. 그건 옳지 않잖아."
엄마가 말했다.
"네, 저희도 알아요. 하지만 동물에게도 자기가 원하는 곳에서 살 자유가 있지 않을까 궁금할 뿐이에요."
이모젠이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런던의 가정집에서 살아야 한다는 법도 없잖아. 우리에게 펭귄이 헤엄칠 호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만약 우리가 두 동물원에 자세한 사정을 설명한다면 아이삭과 아인슈타인이 다시 함께 살 수 있을지도 몰라요."
아서의 목소리에 희망이 배어 있었다. - page 166 ~ 167
동물 복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동물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
단순히 동물원의 존립, 폐지의 문제를 떠나 모두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 책을 읽고 나서 정말 잊지 못할 새 친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펭귄 아인슈타인.
한동안 그가 무척이나 그리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