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서른두 살인 '한연주'.
그녀는 이원시 미류동 주민센터 총무과 소속이며, 더 정확히 대자면 '주민맞춤복지팀'에서 근무하는 7급 공무원입니다.
자신이 속한 소속의 명칭처럼 뭐든 착착 맞춰서 해나가는 게 큰 강점인 연주는 원리원칙, 철두철미한 성격 탓에 동료들에게 '찔러도 피 한 방울 안(NO)'나올 거라며 '찔피노'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올해 있을 승급 심사에 초점을 맞추고 틈틈이 성과를 축적해오던 중 운 좋게 중앙부처에 제출한 노인복지 관련 사업계획서가 채택되었습니다.
사업계획서에는 기존 시행 중인 공공형 노인 일자리의 단점을 타개하겠다는 의의를 담아 파견형이 아닌 주도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창업형으로, 더 나아가 노인들의 소통 플랫폼 역할까지 수행하겠노라는 혁신적인 의미를 담았었고 그 결과 꽤 규모 있는 예산이 미류동 주민센터에 집행되게 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시작된
"카. 페. 네. 버. 랜. 드."
소설 <피터 팬>에서 따온 이름처럼 꿈과 사랑이 가득한 곳이길 바랐지만 사춘기 중학생처럼 껄렁한 노인, 잘 못 듣는 사오정 노인, 어디 왔는지 상황 파악 안 되는 노인... 한숨만 나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걸핏하면 손님과 싸우는 데다가 커피를 만들 줄 몰라 손님을 내쫓는 카페라니!
과연 이 카페 계속 운영할 수 있을까...?
좌충우돌 이들의 이야기.
"어서 오세요! 꿈과 사랑의 카페 네버랜드입니다."
'노인형 일자리'에 대해서 종종 뉴스에서 접하곤 합니다.
가끔 일하시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그들을 볼 때면 왠지 모를 씁쓸함이 있곤 했었는데 왜 그랬는지에 대해 소설을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젊음과 속도를 소실한, 나이 든 노동자인 건 틀림없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제가 여러분께 묻겠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은 단순하고 반복적이며 단기적인 노동에만 종사해야 합니까. 왜 우리는 그들의 인력은 활용하면서 개발과 보호는 항상 뒷전입니까!" - page 116 ~ 117
"잊지 마십시오. 우리를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시킨 건 그들의 젊음입니다. 젊음을 소실했다 하여 그들의 한계를 단정 짓지 말아주십시오. 그들은 카페 네버랜드 안에서 또다시, 앞으로 우리가 걸어갈 길을, 새롭고, 견고히,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 page 118
우리들의 시선이 아니었을까...
반성하게 되고 되짚어보게 되고...
만감이 교차하곤 하였습니다.
그동안 그들에 대한 이해와 소통의 부재로 가려져 '꼰대'라 치부했던 우리.
하지만 '이해'를 하니 온전히 한 사람으로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도전하는 모습이,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불안하고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큰 위로로 다가왔었습니다.
그런 만큼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서 그들을 위한 보다 나은 제도가, 그리고 우리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함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이제부터 시작된 그들의 이야기.
저도 힘찬 응원의 박수를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