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에서 민국으로 가는 길 - 대한민국 임시정부 27년을 걷다
박광일 지음, 신춘호 사진 / 생각정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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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8월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참 시간도 빨리 흐르는...

8월이면 기억해야할 일이 있는데 바로 '광복절'.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 빼앗겼던 나라의 주권을 다시 찾은 날로 우리나라의 광복을 기념하기 위하여 제정한 이 날.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란 의문이 들곤 합니다.

이번 같이 읽게 된 책은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조국과 민족에 대해 제각기 생각할 시간을 갖기 위한 책이었습니다.

벌써부터 뭉클함이 느껴지는 건...

아마 말하지 않아도 다들 그런 감정이 아닐까 싶은데...

대한민국의 독립을 꿈꿨던 우리 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저도 가만히 좇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왜 독립운동가들은 중국 상해로 향했을까"

서울에서 상해, 상해에서 중경, 중경에서 환국하기까지

'대한민국'의 탄생을 추적하는 인문학적 탐사기

제국에서 민국으로 가는 길



이 책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27년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보는 역사 탐방기였습니다.

1919년 중국으로 건너가 독립을 외쳤던 '상해 시기'

1932년부터 1940년까지 항주 등 여섯 군데를 옮겨다니며 물 위에 뜬 정부 상태였던 '이동 시기'

그리고 1940년부터 1945년 마지막까지 행방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중경 시기'

까지 그야말로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고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나라 밖에서 희생을 아끼지 않았던 우리 요인들의 '역사'를 오롯이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동안은 단편적으로 역사를 바라보곤 하였습니다.

우리의 독립 운동가를 토대로, 아니면 어떤 사건에 의해 임시정부의 역사를 이해하고 있었고 그나마 <선을 넘는 녀석들>과 같이 인문학 프로그램을 통해서 기억의 조각들을 연결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전반의 흐름을 알게 되니 가슴 속에 뭔가 끓어오르는 느낌과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그들의 숭고한 희생에 뭉클함이 쉬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처음 임시정부 요인들이 일제의 감시를 피해 낯선 상해에 착륙했을 때 그들의 심정.

적과 싸우는 것보다 앞이 까마득한 기나긴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 어려웠던 그들.

그럼에도 일제치하를 벗어난 진정한 독립을 위해, 또 반드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고야 말겠다는 꿈을 위해 언제가 될지 모르는 고단한 여정을 선택한 그들의 의지.

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무례하였습니다.

마지막 발자취는 조국의 광복에 독립운동의 뜨거운 노력과 피가 있었음과 함께 연합군의 힘이 있었음에 이들이 다시 조국으로 돌아가는 길은 차갑기 그지없었습니다.

(부산에 배가 도착한 지) 마침내 사흘이 지난 뒤에야 우리는 부산에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그리고 고국땅이라고 돌아와 처음으로 들어간 곳이 수용소였다. 난민 수용소, 우리는 난민의 자격으로 고국에 돌아온 것이다. 방역과 통관 절차 때문이라고 하나 기분이 언짢을 수밖에 없었다. 짐을 한곳에 모아놓고 모두가 일렬로 늘어서서 주사를 맞았다. 미군 병사들이 옆에 서 있다가 옷 속에다 디디티DDT를 뿌려댔다. (중략) 부산 부두에서부터 부산역을 떠나올 때까지도 수천 명의 동포가 귀국한 것을 환영한다는, 그 흔한 현수막 하나가 걸려 있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

...

또 하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기차가 설 적마다 화물칸으로 기어 올라와 설쳐대는 경찰관들이었다. 아무에게나 반말 짓거리로 대하고 위세를 부리는 꼴이 꼭 왜정 때의 경찰을 그대로 뽑아다 박아놓은 것 같았다. - 《장강일기》

그리고...

그러나 그 광복의 열매를 가져간 존재는 냉전이란 이름으로 한반도의 양쪽에 자리를 잡은 미국과 소련의 군정장관이었다. 또 그들의 입맛에 맞는다면 일본의 앞잡이였더라도 주인 노릇을 할 수 있었다. - page 380 ~ 381

그래서 '진정한' 광복을 향한 발걸음은 계속 되고 있었습니다.

책 속에는 <답사 더하기>로 임시정부의 움직임을 따라 가면서 덧붙여 가보면 좋을 곳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인 곳이 있었는데 위안부와 관련된 곳이었습니다.

한 곳은 '중국위안부역사박물관'이었는데 중국 역시도 일본군의 위안부, 곧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간 역사를 지니고 있기에 이와 관련된 내용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엔 박물관 건물이 있는 마당에 슬프지만 의미 있는 조각이 있었는데 바로

<한중 평화의 소녀상>

두 소녀상의 그림자가 주는 메시지도 특별하다. 우리나라 소녀의 그림자는 깨져 있다. 꼭 삶이 산산이 부서지고 꿈이 깨져버린 비참한 상태를 표시하는 것 같다. 그 옆에 중국 소녀가 걸어와 곁에 앉은 것처럼 발자국이 표시되어 있다. 견딜 수 없는 아픔이지만 그래도 나누면 나을까. - page 117



또한 '이제항 위안소 구지 진열관'.

실제로 '위안소'로 쓰였다는 이곳은 한쪽 벽 가득히 채운 슬픈 할머니들의 사진이, 다른 방향에는 만삭의 여성이 슬픈 눈으로 고개를 떨군 모습의 조각상이 있는데 바로 우리나라의 '박영심' 할머니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전시 공간이 끝나는 곳에 할머니 흉상이 있는데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하는데...



가장 잔혹한 역사로 기억될 '위안부' 제도.

비극적 역사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위로다. 이를 위해 먼저 비극이 시작된 사실을 파악하고 가해자가 인정하며 잘못한 사실에 대해 용서를 빌 때 고통을 겪은 분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다. - page 223

다가오는 8월 14일 11주년을 맞게 된 '기림의 날'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되새기며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명예와 존엄이 회복되도록 우리 모두 관심이 필요할 때였습니다.

'대한민국'을 꿈꾸던 청년 투사들.

그들이 지금의 우리를 보면 어떤 느낌일까...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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