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도시로 읽는 한국사 - 한 권으로 독파하는 우리 도시 속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함규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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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전까지는 그저 지나쳤었습니다.

그러다 아이가 생기고 여기저기 다니게 되면서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모습이 바뀌었어도 간직하고 있는 우리의 역사를...

관심을 가지게 되니 자연스레 알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마침 발견하게 된 이 책.

이 책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도시들을 여행하면서 우리가 미처 몰랐던 도시의 어제와 오늘을 섬세하게 통찰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도 도시들을 거닐며 조상들의 숨결을 몸소 느껴보겠습니다.

"도시의 역사를 알면

반드시 그곳과 사랑에 빠질 것이다!"

한국인도 몰랐던 도시 속에 숨겨진 새로운 역사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한국사



고대부터 현대까지 지금의 한반도를 있게 한 30개 도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중대한 사건부터 그곳에서 삶을 이어온 민중들의 모습을 살피기 위한 도시 산책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시작은 '서울'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종로-중구 권역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시간이 흘러도 그 의미는 여전히 남게 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라의 중심이었던 한양이었지만 왕조의 불꽃이 꺼져가면서 20세기가 되면서 일본으로 국권이 차례로 넘어갈 때, 우리의 시민들은 잠자코 있지 않았습니다.

1898년 종로 네거리에서 만민공동회를 개최하여 남녀노소 신분을 가리지 않고 시국에 대한 대토론을 벌인 일이며

1907년 일제가 고종을 강제로 퇴위시키려 하자 수만 명이 반대와 항의에 나섰고

12년 뒤 고종이 사망하고 그것이 암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알려지자 그 장례를 계기로 3.1 운동이 일어나, 광화문에서 종로가 흰옷을 입은 사람들과 그들이 외치는 만세 소리로 가득 채우며

시민의 외침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조선의 한양에는 광장이 없었고, 일제의 경성에는 공원만 있었다. 그러나 시민들은 거리를 광장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오랫동안 한반도 제1번지였던 이 권역은 강남 등이 경제 문화이 중심지가 되고 행정기관들도 차례차례 자리를 옮기면서 그런 중요성을 많이 잃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로서 갖는 그 가치는 영원할 것이다. - page 36

왜곡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광주'의 오래 소외된 만큼 이후의 한국 정치사에 강렬한 영향을 끼쳤고 오늘날에도 완전히 종결되지 못한 한과 의혹의 현대사로 남은 이야기는 우리에게 과제를 제시해 주었습니다.



새로웠던 도시 '평양'.

역사상 세 나라(고조선, 고구려, 북한)의 수도였기에 그와 사뭇 대조적인 세 나라(백제, 조선, 한국)의 수도인 서울과 대칭을 이루었으나 수도가 아닐 때도 대개 중요한 대접을 받아온 역사의 주인공인 평양.

그런 평양과 비슷한 도시를 꼽았는데... 놀랍게도 세계의 심장, 미국의 수도 '워싱턴'이었습니다.

이집트 파라오의 오벨리스크를 본뜬 워싱턴기념탑을 중심으로 넓고 긴 도로가 마름모꼴을 그리고, 마름모의 꼭지점마다 국회의사당, 백악관, 링컨 기념관, 제퍼슨 기념관이 있다.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은 말할 것도 없이 미국 정치권력의 두 정점이며, 링컨과 제퍼슨 기념관은 건국의 아버지와 현대 미국의 아버지이자 노예 해방자를 모신 신전이다. 고고한 백색으로 빛나는 건물을 넓고 푸르른 잔디밭과 포토맥강이 둘러싸고 있다. 전후 평양시를 재건할 때 이 워싱턴을 참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동강이 끼고 도는 도시 공간을 일정하게 구획하고 거대 기념물들을 배치한 점에서 이만큼 짝을 이루는 도시도 없다. - page 553 ~ 554

이런 평양이...

김정은의 평양 그리고 그 이후의 평양은 어떻게 될 것인가? 점점 더 정상으로 다가갈 것인가, 김일성 삼각형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될 것인가? 확실한 점은 평양이 변하면 북한도 변할 것이고, 평양이 근본적으로 변하기 전에는 북한의 변화 또한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 page 561 ~ 562

변화할 것인가...

광복절이 다가오는 이맘때쯤이면 떠오르는 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그의 이야기도 한 도시에 나와있었습니다.

중국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구의 도시 '룽징'.

룽징이 낳은 윤동주와 송몽규는 암흑천지에서 고개 숙이고 어둠에 적응해 살아가기보다 오히려 고개를 들고 희미한 별을 헤아렸는데 이들의 시가 책을 덮고 난 뒤에도 울림으로 남았었습니다.

고요히 침전된 어둠

만지울듯 무거웁고

밤은 바다보다 깊구나

홀로 헤아리는 이 맘은

험한 산길을 걷고

나의 꿈은 밤보다 깊어

호수군한 물소리를 뒤로

멀-리 별을 쳐다보며 쉬파람 분다

-송몽규, 「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윤동주, 「별 헤는 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반성과 함께 보다 우리의 역사에 관심을 가져야 함을, 곳곳에 남아 있는 우리의 역사를 지키는 건 우리의 몫임을, 그리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생각해 본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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