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생활
모리스 메테를링크 지음, 김현영 옮김 / 이너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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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꿀벌의 예언』을 읽었습니다.

와!

꿀벌이 이리도 중요한 곤충인 줄은 미처 몰랐었습니다.

우리가 소비하는 식물의 80퍼센트는 꽃식물이며, 이 꽃식물 수분의 80퍼센트를 담당하는 곤충이 바로 '꿀벌'.

그렇기에 꿀벌이 사라진다면...

소설을 읽고 '꿀벌'에 대해 호기심과 목마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관련 책을 찾던 중!

우연이었을까 필연이었을까.

때마침 노벨문학상 수상자 '모리스 메테를링크'의 에세이가, 꿀벌에 대한 사실을 전해준다고 하였기에 반가운 마음에 바로 읽어보았습니다.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는 꿀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메테를링크의 무한한 상상력과 문학적 재능으로

사회적 곤충의 생태를 극명하게 그려낸

자연관찰문학의 최고 걸작!

꿀벌의 생활



이 책은 꿀벌에 관한 학술 논문이 아니다. 새로운 관찰 기록이나 연구 논문집도 아니다. 나는 꿀벌에 친숙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만 이 책에 담을 작정이다. 20년에 걸친 양봉에서 얻은 특수한 경험과 수많은 관찰 결과는 보다 전문적인 책을 위해 남겨두기로 했다. 여기에서는 그저 사람들이 친숙함과 애정을 느끼는 일을 문외한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듯, 피에르 드 롱사르의 노래에도 나오는 '황금 벌'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싶을 뿐이다. - page 13 ~ 14

본문에 들어가기 전 저자는 이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논문보다는 더 생생한 사실을 기록하고, 구체적이면서도 자유로운 고찰을 바탕으로 꿀벌에 관한 놀랍고도 흥미로운 사실들을 전한다고...

그래서 오히려 안심을 하게 되었고 쉬이 읽어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대신 너무 글로만 전해서 아쉬움이 남았다고 할까...)

이제 본격적으로 벌집의 한 해를 되도록 간단히 알아보기 위해 잠에서 깨어나 노동을 다시 시작한 봄철의 한 벌집을 예로 들어봅니다.

분봉의 형성과 출발, 새로운 도시의 건설, 젊은 여왕벌의 탄생과 결투, 결혼비행, 수벌 학살, 동면 따위가 자연의 질서를 좇아 펼쳐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때 과연 어떤 법칙과 특성, 습관, 사건이 그 일화를 일으키고 또한 지지하는지 이 모든 문제를 푸는 열쇠에 관한 일화를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의 가장 불가사의한 부분의 일종의 복사본과도 같은 '꿀벌'.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이토록 합리적이고 성실하며 적극적이고 또한 조신한 공화국이여!

덧없는 꿈의 희생을 치르는 기묘한 작은 공화국이여!

이토록 심오한 작은 민족이여!

자연에서 가장 순수한 존재인 꽃의 영혼, 가장 아름다운 웃음을 향해 가는 민족이여!

감탄을 하게 되며 오히려 우리를 되돌아보게 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대우주의 요구에 이토록 일치하는 이상, 이토록 확고한 이상, 이토록 엄격하고도 명백한 이상을 만나본 적이 있는가?

또한 이토록 완전하고 영웅적인 자기희생을 목격한 적이 있는가?

그들은 전원이 협동 작업에 참여해 자기에게 주어진 몫을 다해 건축할 때 편리성이나 내구성 면에서 가장 월등한 정육각형으로 벌집을 만드는 점에서도, 어떤 망설임도, 의견 분열도 없이 전원 일치의 정신으로 선출된 여왕벌이 자신의 경쟁 상대가 도전해오는 소리를 듣자마자 자신의 운명과 여왕으로서의 의무를 깨닫고 용감히 맞서는 점 등, 이 작은 생명체로부터 경이로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파라오 시대의 이집트인에서 오늘날의 농민에 이르기까지, 양봉가들은 이 종족의 욕망과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해 옴으로써 신중하고 환경에 잘 적응하기까지 하는 무리를 멸망시켜왔습니다.

종족은 약해졌고 분봉을 과도하게 일으키는 경향이 대대로 이어져오면서 머지않아 인간은 매우 자연스러운 분봉조차 방치한 채 꿀과 꽃가루의 수확에만 매진하는 꿀벌 종속을 만들어낼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우리에게도 큰 재앙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꿀벌은 자신들이 모으는 꿀을 자신들이 먹을 수 있는지 어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가 우주에 끌어들이는 정신의 힘을 누가 이용하는지 알지 못한다. 꿀벌이 자신들이나 아이들에게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양의 꿀을 모으려고 이 꽃에서 저 꽃으로 날아다녔듯, 우리도 이 신비로운 불꽃에 자양분을 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찾아다녀야 한다. 유기체로서의 의무를 다했다는 확신을 가지고 만반의 준비를 하도록 하자. 이 불꽃은 우리의 감정과 감각으로 배양하자. 보고, 느끼고, 듣고, 만지는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나아가 불꽃 그 자체의 정수-다양한 발견이나 경험, 불꽃이 방문한 모든 것을 관찰한 후 찾아낼 수 있는 사상 따위-로 이 불꽃을 배양하자. 그러면 인간적인 의무에 열의를 가진 인간에게는 모든 일이 필연적으로 수월하게 흘러갈 것이다. 그의 노력에는 아무런 목적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그의 탐구 열의를 더욱 확고하고 순수하고 고귀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 page 251 ~ 252

만감이 교차했었습니다.

몰랐기에 지나쳤었고 이제라도 알게 되었기에 관심이 생기고 더 알고자 하는 욕구가 솟았습니다.

요즘은 보기 힘든 꿀벌.

꿀벌들을 통해 우리 인간에 대해, 나아가 자연에 대해 한 수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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