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오기 전에 내 유년기가 평범했다고 말한다면 부정확한 표현이 되리라. 그건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삶이었다. 다만 그것만이 내가 아는 세계의 전부였기에 평범하게 느껴졌을 뿐. 3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에야 그 시절이 얼마나 기이했던가 비로소 실감이 난다.
그들이 왔을 때 나는 11살이 될 무렵이었고 여동생은 9살이었다.
그들은 5년 동안 우리와 함께 살며 모든 것을 어둡게, 아주 어둡게 물들였다. 그동안 우리 남매는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만 했다.
그리고 내가 16살, 여동생이 14살 되던 해 그 아기가 태어났다.
지난달에 25세가 된 '리비'.
변호사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게 됩니다.
리비 루이즈 존스 님께
저는 1977년 7월 12일에 체결된 헨리와 마티나 램 신탁의 수탁인으로서, 동봉한 명세서에 기재된 대로 귀하께 할당된 재산을 분배하고자 하니......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친부모가 자신에게 대저택을 유산으로 남겼다는 내용.
5분 전까지만 해도 리비가 인생 속에서 찾는 기쁨은 주로 소박했는데 이제는 첼시에 집 한 채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자-, 이걸 언제 드리는 게 좋을지 고민이 좀 되더군요. 지금 드리는 게 나은 건지, 아니면 지난번에 편지와 함께 부쳤어야 하는지. 글쎄요, 아무튼 참 조심스럽네요. 파일 안에 있던 건데, 혹시 뭔가 찜찜할 수도 있으니 따로 빼 두었거든요. 하지만 보여 드리는 게 맞는 일 같네요. 그러니 받으세요. 양부모님이 리비 씨에게 생부모에 관해 얼마나 알려 줄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잠깐 이걸 읽어보면 어떨까 싶군요." - page 32
신문지 조각을 펼치니
사교계 명사가 남편과 동반 자살
10대 자녀들은 실종되고 아기는 무사히 구조되다
기사에 따르면 25년 전,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이 집에서 세 구의 시체를 발견했다고 하였습니다.
주인 부부 두 명과 신원불명의 남자.
그리고 그곳에 10개월 된 여아 '서레니티 램'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아기가 현재 대저택을 받게 된 리비가 됩니다.)
아무튼 뭔가 석연찮음을 느낀 리비는 이 대저택에 관련된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소설은 25년 전과 리비, 그리고 또 한 명으로 사건을 이끌어 가고 있었습니다.
과연 25년 전 이 저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네 생일이 되어서 이렇게 돌아온 거야." - page 480
하아...
무능력한 부모, 아동학대를 통해 '가족 구성원'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주었던 이 소설.
읽으면서 불편함이 없었다면 거짓이고 그들의 태도가 서사로 인해 정당하다는 평가를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족'의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던 이 소설을 읽으며 마지막 이들의 재회는 행복할지가 의문으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