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랑스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로도 알려져 있기도 하며, 톨스토이, 셰익스피어, 헤르만 헤세 등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도 그의 작품 『고양이』와 『문명』, 『행성』을 읽으며 그의 상상력에 감탄을, 현재의 우리에게 던진 질문에 많은 생각을 남기며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기에 존경심마저 들었었는데...

이번에 첫 자전적 에세이를 출판했습니다.

이렇게나 <성실한 천재> 소설가 이전의 그의 이야기가 궁금했었는데...

그는 어떤 삶을 살며 어떻게 글을 써왔는지 한 번 바라볼까 합니다.

"글을 쓸 힘이 있는 한, 내 책을 읽어 줄 독자가

존재하는 한 계속 쓸 생각이다. 내 삶의 소설이 결만에

이르러 이 책의 첫 문장처럼 <다 끝났어, 넌 죽은

목숨이야> 하고 끝을 알려 줄 때까지."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책은 스물두 장의 타로 카드를 하나씩 소개하면서 각 챕터의 문을 열어 다섯 살 무렵부터 오늘날까지의 그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첫 문을 연 건 성장 서사의 시작과 끝을 모두 뜻하는 <바보>카드로부터 각 카드 속 인물은 모험을 끝맺으면서, 혹은 다시 시작하면서 봇짐을 메고 길을 떠나게 됩니다.

그의 여정은 결국 그의 소설과의 연결고리가 있었고 삶이 곧 소설인, 천상 소설가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기억력이 부족한 아이.

이를 상상력으로 대체하면서 독보적 작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그.

또한 끝없는 열정과 끈기가 한몫을 하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매년 10월 첫 번째 수요일에 새 책을 선보이기로 스스로 약속하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엄격한 글쓰기 규칙을 정하게 되는데

아침 8시부터 12시 30분까지 작업 중인 소설을 쓴다, 무조건 하루 열 장.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는 집필에 필요한 자료 조사 및 소설 이외의 프로젝트, 가령 비디오 게임이나 만화 시나리오, 연극, TV 드라마, 영화 등의 제작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작업을 한다.

6시부터 7시까지는 낮에 떠올랐던 아이디어를 갖고 짧은 단편을 쓴다.

이렇게 보내면 소설 한 편을 완성하는 데 대략 9개월이 걸리고, 버전을 최소 열 개 이상은 써야 집필이 마무리된다고 하였습니다.

이 엄격한 규칙이야말로 '성실한 천재'를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의심과 당혹감과 도저히 마침표를 못 찍을 것 같은 자신감의 결여는 창작 과정의 일부다. 위기에 봉착했을 때 작가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한 가지, 포기하지 않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완성해 내는 것뿐이다. 독자들이 쉬지 않고 책장을 넘기다 마지막에 <와우> 하는 탄성과 함께 책을 덮게 할 강력한 엔진을 찾아내는 것뿐이다. - page 467

숫자 30과 깊은 인연(30년 동안 서른 개 언어로 번역되며 3천만, 즉 30 곱하기 1백만 독자에게 읽힌 서른 권의 소설)을 맺게 된 지금.

그의 작품 세계의 피라미드를 이루는 그 서른 장의 벽돌 속에 하나의 <융단 속의 무늬>가 들어 있다고 하였습니다.

살짝 힌트로 병정개미 103683호의 숫자, 파피용호에 탑승한 승객의 수, 그리고 당연히 등장인물들의 성(姓)...

소설 서른 권 속에 감춰진 노란 테니스공.

다시 그의 작품을 정주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예순 살이 된 그.

그는 글을 쓸 힘이 있는 한, 자신의 책을 읽어 줄 독자가 존재하는 한, 그리고 (어머니가 겪었던 이 병은 집안 내력이긴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에 걸리지 않는 한 계속 글을 쓴다고 하였습니다.

내 삶의 소설이 결말에 이르러 이 책의 첫 문장처럼 <다 끝났어, 넌 죽은 목숨이야> 하고 끝을 알려줄 때까지. - page 470

너무 멋지지 않나요!

그의 팬으로서도 묵묵히 그의 작품을 기다리며 응원하겠습니다.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