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그림이 더 가슴 먹먹하게 다가오는 건 수묵으로 여백을 남기며 동식물에, 자연에 마음을 빗대어 그려냈기 때문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꾸만 눈길이 가고 감상 그 이상의 느낌을 받는다고 할까...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다시 손길은 앞장으로 넘어가면서 아쉬움을 달랠 길이 없었던...
다음 책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에 남은 작품을 꼽자면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였습니다.
겸재정선미술관을 다녀왔었고 이 작품을 보았었는데 그때의 그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그 속에 담긴 사연이...
60년을 함께했던 '이병연'의 투병 소식에 무엇을 하면 힘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차에 눈에 들어왔던 인왕산의 모습.
그 웅장한 기운처럼 당당하게 쾌차하길 바라며 <인왕제색도>를 완성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로부터 며칠 뒤 이방연은 숨을 거두게 되는데...
검푸른 인왕산의 심장이라도 되는 듯
산의 왼쪽 가슴께 그려진 이병연의 집은
겸재 정선의 마음처럼 지금도 살아서
그의 그리움 그대로
내게 전해져 왔다. - page 26
또다시 숙연해졌습니다.
우리의 그림.
아직까지도 저평가되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함을, 그래서 이 같은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우리만의 멋과 낭만이 있는 그림들.
내 마음 속 깊이 아로새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