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말이 필요할까.
그녀는 용기 내어 안아주었다고 하였습니다.
따스한 포옹이 건넨 위로.
그러면서 전한 그녀의 이야기는 순례길을 향한 이들의 마음과도 같았습니다.
인생이란 결국 그런 건가 보다. 누구나 가슴에 응어리 하나 정도 얹어 놓고 살아가는 것. 각자의 짐을 들고 걸어가는 것. 십자가 아래에 놓인 모든 이들의 소원이 다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하면서 다시 걸음을 옮겨 다음 마을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이제서야 조금 알 것도 같다. 카미노란 것이 그냥 발을 움직여 걷는 게 아니라는 것을. 카미노는 마음으로 걷는 것이다. 두 발이 아닌 하나의 마음으로. - page 199
그녀와 함께 거닐며 깨달은 건...
종착지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든 생각은 '인생은 버텨내는 거구나.' 하는 것이다. 고난의 순간들이 있을 때 피하는 대신 버티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고통을 이겨내는 순간이 온다. 그렇게 할 수 있는 데에는 걸으면서 만나는 좋은 풍경이나 앞뒤에서 나처럼 힘든 것을 참고 걷는 사람들, 내 마음속에 피어나던 수많은 생각들이 도움이 되었다.
산티아고 길을 걸으며 육체적인 고통이나 현실적인 문제에서 비롯되는 괴로움은 극복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얻었다. 어려움을 초월하는 큰 기쁨이나 목표가 있고 마음이 열릴 수 있으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것들이다. 이 순례의 과정도 아픈 발만 생각하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시야를 넓혀 주변을 보니 버틸 만했던 것처럼 말이다. - page 244 ~ 245
잘 견디며 버텨낸 우리들에게 건넨 다정한 위로.
이 말이 듣고 싶어서 그렇게나 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를 찾아 읽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이들이 걸었던 이 길.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이들이 다른 것을 보고 다른 것을 느끼고 다른 것을 얻어 가는, 똑같은 길 위를 걸어도 같은 길을 걸은 사람이 없는 이 길, 산티아고 순례길.
언젠가 그 길이 부르면 저도 한 번쯤 떠나보아야겠습니다.
'나의 산티아고 길'
내 걸음으로 내 길을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것.
그 길의 끝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