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술 최고 해설가 탁현규가 문화 절정기 조선의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를 한 권에 담아낸 이 책.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등 조선의 천재 화가 7인의 작품과 숙종과 영조대의 궁궐 행사를 그린 기록화를 함께 소개해 주어 그야말로 그 시절 '진짜' 조선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미술관은 <1관 궁궐 밖의 사사로운 날들> <2관 궁궐에서 열린 성대한 잔치> 2관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각 전시실을 통해 30여 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미술관'이었고 고미술계 스타 도슨트 탁현규가 조선시대 화가들의 뛰어난 연출력을 현대의 기준으로 재해석해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동시에 주고 있었습니다.
서양 미술과 우리 미술의 차이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다 그리면 재미없다'는 기법.
전달하고자 한 바에 초점이 맞추어지게 그린,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상상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고 할까.
또한 먹 하나로도 이토록 멋진 작품을 그려낼 수 있음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미술도 우리만 알 것이 아니라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드라마 연출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 로드무비 연출의 대가라고 말할 수 있는 '혜원 신윤복'.
생동감 있게 포착해 내는 것은 물론이요, 인물의 눈빛과 시선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무엇보다 여자들만의 공간과 감정을 기가 막히게 묘사해 신윤복이 여자였을 거라는 상상의 나래도 펼쳐지곤 하였는데...
개인적으로도 신윤복의 작품은 강렬한 인상이 남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이 책이 재미있었던 건 지금의 우리 기준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었는데 그 예를 들어보자면 정선의 <어초문답>을 들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