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반쪽사 - 과학은 어떻게 패권을 움직이고 불편한 역사를 만들었는가
제임스 포스켓 지음, 김아림 옮김 / 블랙피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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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과학자를 셋만 꼽으라고 한다면?

이 질문을 받으면 어떤 이들이 떠오르나요?

아마 대부분이, 아니 저에게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아이작 뉴턴, 찰스 다윈이 떠오릅니다.

과학을 공부한다면 이들의 이름은 수없이 많이 들었고 이들 역시도 과학사에 엄청난 업적을 남겼기에 어쩌면 당연하게도 그들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우리에게 저자는 말하였습니다.

우리가 아는 역사는 반쪽짜리다!

이 책은 '지워진 과학자'를 중심으로 쓴 새로운 역사책이라 하였습니다.

지금까지는 몰랐다면 이제라도 그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과학은 결코 유럽만의 것이 아니었다"

역사에서 누락된 과학자들의 숨겨진 이야기로

기울어진 세계를 바로 보고,

기술패권의 흐름을 꿰뚫어 읽다

과학의 반쪽사



근대과학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근대과학은 1500년에서 1700년 사이에 유럽에서 발명된, 그 시작은 폴란드의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로부터 였다고 하였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잘못되었다는 것으로부터 저자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근대과학은 언제나 전 세계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모인 사람과 아이디어에 의존하였다고 합니다.

예로 '코페르니쿠스'를 들고 있는데 그가 책을 저술하던 무렵 유럽은 아시아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고 그의 과학 연구는 아랍어와 페르시아어 문헌에서 가져온 수학적 기법에 의존하였고...

이렇게 거슬러 관계를 따지다 보면 결국

근대 초기 대부분의 기간에 과학은 노예제와 제국의 성장에 발맞춰 형성되었다. 19세기의 과학은 산업 자본주의의 발달에 따라 변화를 겪었다. 그리고 20세기 과학의 역사는 냉전과 탈식민지화의 관점에서 가장 잘 설명된다. 이러한 커다란 힘의 불균형이 존재하기는 해도, 전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근대과학의 발전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 어떤 시기를 살피든 과학의 역사가 오로지 유럽에만 초점을 맞춘 이야기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 page 14

과학은 전 세계적 교류를 통해 그리고 권력 관계가 매우 불평등한 상황에서 발전해 왔음을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전하고자 한 바였습니다.

책은 세계사의 순간들,

15세기 아메리카 대륙에서 일어난 식민지화와 함께 시작해

16세기와 17세기 아시아와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일어난 무역과 종교 네트워크의 성장

18세기 유럽 제국과 대서양을 넘나드는 노예무역

19세기 자본주의와 민족주의, 산업 전쟁

20세기 이데올로기 갈등의 세계, 반식민지 민족주의자들과 공산주의 혁명가들

로부터 권력을 업은 과학이 어떻게 패권을 움직이고 유럽과 미국 바깥의 연구자들을 엑스트라로 만들어왔는지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그동안은 만나볼 수 없었던 이들.

지중해의 해적들에게 붙잡힌 오스만제국의 천문학자, 남아메리카의 농장에서 약초를 캐는 아프리카 출신의 노예, 베이징을 공격한 일본군으로부터 도망친 중국 물리학자, 그리고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서 혈액 샘플을 모으는 멕시코의 유전학자까지.

지금까지 이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지만 묵묵히 과학의 발전에 중요한 공헌을 했기에 읽으면서 이름을 마주할 때면 한 번씩 불러보곤 하였습니다.



흥미로웠지만 마음 한편으론 불편했던...

권력의 무서움도 느끼게 되었고 그전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스스로의 태도에 대해서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이 시점 또다시 우리에게 경고를 건네준 저자.

오늘날 우리는 세계사의 또 다른 중요한 순간을 지나고 있다. 전세계의 과학자들은 중국과 미국의 지정학적 분쟁의 중심에 자신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지속적인 경제성장뿐 아니라 천연자원과 에너지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은 2010년대 초 동안 국제적으로 팽창하기 시작했다. 이는 2013년 스리랑카의 새로운 항구부터 카자흐스탄의 철도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국제적인 금융 및 인프라 프로젝트인 일대일로 전략이 출범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분석가는 미국과 중국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우리는 이 신냉전이 20세기 최초의 냉전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한다.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남아시아, 중동에서 일어나는 일은 과학의 미래와 정치의 미래 모두에 근본적으로 중요하다. - page 456 ~ 457

오늘날 과학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계화'와 '민족주의'의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세계화와 민족주의의 기묘한 결합은 신냉전의 진정한 특징이기에 두 힘 사이에서 길을 찾는 데 과학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역사를 바로잡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현대 과학이 유럽에서 발명되었다는 신화는 거짓일 뿐만 아니라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나머지 세계 대부분이 이야기에서 제외된다면 그들이 전 세계 과학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 일할 희망은 거의 없다.

...

동시에 우리는 세계화와 그것의 역사에 대한 순진한 시각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 현대 과학은 의심할 여지 없이 전 세계 문화적 교류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이런 문화 교류는 권력관계가 매우 불평등했던 상황에서 이뤄졌다. 노예제, 제국, 전쟁, 이데올로기 갈등의 역사가 현대 과학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의 핵심에 자리한다.

...

우리는 이러한 역사의 유산을 단순히 무시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살펴야 한다. 과학의 미래는 결국 그것이 전 세계적으로 발전했던 과거에 대한 더 나은 이해에 달려 있다. - page 471 ~ 472

과학, 역사, 정치.

이들의 얽힌 관계로부터 만들어진 불편한 역사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되돌아보며 앞으로 어떤 시각을 지녀야 할지에 대해 한수 배우게 되었습니다.

꼭 한 번 이 책을 읽고 되짚어봐야 함을 외쳐보고 싶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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