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관한 거의 모든 이야기
빌 슈트 지음, 김은영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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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RT [명사]

1. 속이 비어 있는 근육조직으로, 리드미컬한 수축과 이완 작용을 하여 순환기계를 통해 혈액을 펌프질한다. 척추동물 중에서도 인간은 2심방 2심실 구조로 네 개의 방실이 있다.

2. 사람의 성격 또는 사람의 감정이나 마음이 나온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묘사할 때 쓰인다.

3. 식물, 특히 잎이 많은 식물의 단단한 중심부.

4. 용기, 결단력 또는 희망.

5. 상단에는 두 개의 반원이 옆으로 나란히 있고 하단은 V자 형태로 되어 있는 모양으로,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종종 분홍색이나 빨간색을 칠한다.

6. 카드의 네 가지 패 중 하나(나머지는 다이아몬드, 클럽, 스페이드).

7. 가장 중심이 되거나 가장 중요한 부분.

주먹만 한 크기이지만 생명의 핵이자 마음을 담은 기관인 '심장'.

그 심장에 대한 A to Z까지 이야기하는 책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너무나도 중요하지만 잘 모르고 있기에 이번 기회를 빌미로 '심장'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지구상 모든 심장에 대한 경쾌하고 매력적인 역사"

세상에서 가장 큰 심장부터 가장 차가운 심장, 심장 없이도 살아가는 동물,

그리고 인간의 심장을 치료하는 놀라운 연구까지,

심장에 관한 거의 모든 이야기

심장에 관한 거의 모든 이야기



놀랍고도 재미났습니다.

그동안 제가 알던 '심장'은 정말 일부였고 이토록 다양한 심장이 놀라운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니!

역시 무엇이든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그 면모를 알게 됨을 몸소 느끼게 되었습니다.

첫 장부터 강렬하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심장 '흰긴수염고래의 심장'.

"고래의 가장 큰 혈관은 사람이 헤엄쳐서 왔다 갔다 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아마도 고래의 심장혈관 중에서 가장 큰 후대정맥을 말하는 거였겠죠."



고래 심장 표본의 크기가 길이 1.07미터, 폭 0.97미터로 크다고 여겨지지만...

밀러도 복원되어 돌아온 심장 표본을 보니 기대보다는 크기가 작더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고 이 심장의 주인이었던 흰긴수염고래가 다른 개체에 비해 몸집이 작은 편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 심장은 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작은 걸까?

그 답은, 흰긴수염고래의 심장이 다른 포유동물의 심장만큼 크지 않다는 데 있다. 물론 흰긴수염고래는 인간의 기준으로 매우 큰 동물이지만, 무게의 비율로 따지자면 흰긴수염고래의 심장은 몸 전체 무게의 0.3퍼센트에 불과하다. 물 밖의 다른 동물, 가령 생쥐나 코끼리 같은 경우에 심장과 몸 전체 무게의 비율은 0.6퍼센트 정도다.

흥미로운 점은, 작은 동물일수록 심장이 비례에 맞지 않게 큰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

가장 작은 조류로 알려진 벌새 역시 몸무게는 2그램(10퍼센트짜리 동전보다 가볍다)에 불과하지만, 심장 대 체중의 비율은 매우 커서 자그마치 2.4퍼센트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따지자면, 벌새의 심장은 흰긴수염고래의 심장보다 무려 여덟 배 더 크다는 뜻이다. - page 46 ~ 47

작은 동물 나름의 생활 습관과 지나치게 활동적인 습성으로 체중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심장을 가졌다고 하니 놀랍지 않은가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연에 존재하는 다양한 심장의 사례를 보며 그동안 너무 인간 중심적으로만 생각했던 저의 시선을 확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보게 되겠지만, 심장은 모든 동물이 다 하나씩 가지고 있지도 않고, 구조도 같지 않다. 순환 펌프는 동물 집단마다 다르게 진화했다. 저마다 모양도 다르고 작용도 달라서, 심지어는 "심장"이라고 정의하기에 충분할 만큼의 공통점을 찾을 수 없을 때도 있다. 그렇게 서로 달라 보이는 기관들이 기능적으로는 유사한 이유는 "수렴진화"라는 현상 때문이다.

...

역으로, 진화의 기원을 살펴보면 척추동물의 기관계는 왜 집단마다 별 차이가 없는지도 알 수 있다. 과학자들은 모든 척추동물의 순환계는 하나의 공통 조상, 즉 약 5억 년 전에 살았던 무악어류의 일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믿는다. 결과적으로, 순환계의 여러 부분이 진화를 통해 여러 번 변화를 겪었음에도, 모든 살아 있는 척추동물에게서 고대 무척추동물이 적응해온 흔척을 찾아볼 수 있다. 어류의 2방실 심장, 포유류, 악어, 조류의 4방실 심장은 이 동물들이 제각기 다른 환경의 요구에 적응하며 살아남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렇더라도 이들에게 고대 척추동물이 가졌던 순환계, 즉 동맥과 정맥 그리고 방실로 나누어진 심장의 기초적인 청사진이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다. - page 66 ~ 69

이런 기관적인 이야기 말고도 우리는 '심장'에 마음이, 영혼이 연결되어 있다고 여기며 노랫말과 문학작품 속에 표현을 하는데...

정말 심장과 마음 혹은 영혼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우리의 믿음은 사실일까?

최근에 발표된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한 연구 결과는, 비록 고대인들의 믿음이나 대안의학이 주장하는 것과는 다르더라도, 심장과 마음이 결국 연결되어 있음을 암시하는 징후를 찾아냈다고 하였습니다.

타코츠보 증후근이라고 알려진 이 증상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연구자들은 이 기이한 질병의 경험자들과 그 원인에 대해 상세히 조사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타코츠보 증후군으로 고생한 환자의 90퍼센트가 폐경 이후의 여성이었으며, 그들 대부분이 발병 직전에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급성 스트레스를 겪었다는 점인데, 심지어는 자살을 시도한 환자도 있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에 고통받은 이들도 있었다. 사별의 슬픔과 타코츠보 증후군 사이의 관계 때문에 이 증상에 상심증후군이라는 또 다른 이름이 붙었다. - page 301 ~ 302

마음의 고통을 겪으면 심근경색과 비슷한 고통을 느끼고, 심장도 독특한 형태로 수축을 한다고 하니 심장의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마음을 잘 챙겨야 함을 배워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관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환자가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지만 기약 없는 기다림에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망가진 장기를 수리하는 기술에 대한 이야기.

하랄드 오트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제는 자동차 라디에이터가 고장 나면 수리를 하지 않아요. 통째로 새 라디에이터로 갈아 끼우지요."

결국 재생의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끝없이 늘어선 대기자 속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거나 요행으로 이식수술을 받아도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부담 없이, 망가진 심장이나 신장, 간, 폐 등의 장기를 대체하는 것이다. 동물계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있는 과학자도 있다. 예를 들면, 조직거부 반응의 걱정 없이 사람의 장기에 적합한 장기를 제공하도록 돼지의 유전자를 변형하는 방법이 있다.

오트에게 장기재생치료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앞으로 20년쯤, 이런 모든 연구가 정말 잘 진행되어 성공을 거두었다고 칩시다. 누군가 심장이 망가졌어요. 그럼 어떻게 할 수 있죠?"

"병원으로 가서 피부에서 생체조직을 떼어낸 다음, 심장으로 길러냅니다. 환자의 심장이 더 이상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면, 길러놓은 심장으로 바꾸면 됩니다."

"다른 장기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제가 꿈꾸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 page 346 ~ 347

최초의 인공 심장을 이식한 환자의 사례부터 개코원숭이의 심장을 이식받았던 인간 베이비 페이의 사례까지 심장 이식술의 발전이 있는 만큼, 시금치의 잎관 구조를 이용해 심장 조직을 재구성하려는 연구까지.

다양한 심장 연구로 모든 인간이 건강한 심장을 지니며 살아갈 수 있는 그날을 기다려봅니다.

Listen to my Heart!

이제부터라도 가끔은 '심장'의 소리를 들어볼까 합니다.

묵묵히도 열심히 뛰고 있는 나의 심장.

위대하고도 고마운 존재임을, 그래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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