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문장이 실로 놀라웠습니다.
어른의 시선으론 보지 못했던, 느끼지 못했던 감각들을 적어내려감으로써 저도 마치 그 느낌을 마주하게 되고 설득당하게 되면서 새로운 감정을 맞이하게 됨을.
그렇기에 '글을 쓴다'라는 것의 의미도 다시 되짚어보게 되었고...
우리는 글쓰기의 속성 중 하나를 알 것 같았다. 글쓰기는 게으르고 이기적인 우리를 결코 가만히 두지 않았다. 다른 이의 눈으로도 세상을 보자고, 스스로에게 갇히지 말자고 글쓰기는 설득했다. 내 속에 나만 너무도 많지는 않도록. 내 속에 당신 쉴 곳도 있도록. 여러 편의 글을 쓰는 사이 우리에게는 체력이 붙었다. 부지런히 쓸 체력과 부지런히 사랑할 체력. 이 부드러운 체력이 우리들 자신뿐 아니라 세계를 수호한다고 나는 믿는다.
아이들도 나도 글을 쓰며 간다.
모두가 처음 맞이하는 미래로. - page 7
종이 위에 자기만의 표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글투'.
그 글투에 대해...
말하는 사람 모두에게 말투가 있듯 글 쓰는 사람 모두에게 글투가 있다. 글투는 문체이기도 하고 '이야기를 하는 표정'이기도 하다. 과제에서 이름을 지워도 글쓴이의 표정은 지워지지 않는다. 물론 이 표정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각자 타고난 얼굴이 있긴 하지만, 어떤 작가들을 흡수하느냐에 따라 시시때때로 변하기도 한다. 아이들도 나도 글투를 미세하게 재형성하며 글을 써나간다. - page 136
아이들 각자의 개성이 드러난 글들이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며
어쩌면 이런 작업이 글쓰기의 가장 좋은 점일지도 모르겠다. 무심코 지나친 남의 혼잣말조차도 다시 기억하는 것. 나 아닌 사람의 고민도 새삼 곱씹는 것. 아이들이 주어를 타인으로 늘려나가며 잠깐씩 확장되고 연결되는 모습을 수업에서 목격하곤 한다. - page 72
서로가 서로에게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의 나의 시선은 내 아이들에게 어떨지... 반성하게 되고...
무엇보다 이슬아 작가님의 따스한 코멘트들도 감동이었습니다.
나에게도 이런 선생님이 있었다면...
지금의 나도 성장하지 않았을까......
(아니, 지금과 같을 수도 있겠지만...)
글쓰기가 두려운 저에겐, 그래서 더 책을 찾아읽고 미흡하지만 이렇게 정리를 해보며 성장하고자 합니다.
(또다시 자기 고백의 시간이라니...)
마지막 <접속사 없이 말하는 사랑>이 인상에 남곤 했는데...
이 글도 그렇지만 저도 접속사를 꽤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접속사들이 없어도 이야기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