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한 이방인 - 드라마 <안나> 원작 소설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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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기에...

저도 슬쩍 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

이미 드라마화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수지 출연으로 화제가 되었던 <안나>.

왜... 나는 몰랐던 것일까...!

어차피 드라마를 못 보았기에 이 소설부터 만나보고 드라마도 추후에 찾아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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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력적인 사람은 믿지 않아요.

그 안에 뭘 숨기고 있는지 알 수가 없거든요."

​

미끄러지듯 매혹되는 이야기의 끝,

지금까지 쌓아올린 모든 것이 무너진다

​

『친밀한 이방인』



지난 3월, 나는 신문을 읽다가 흥미로운 광고를 보았다. '이 책을 쓴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신문 전면에 소설의 한 부분이 실려 있었다. 언뜻 뻔한 광고 같았지만, 첫 문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아무 생각 없이 글을 읽어나가던 나는 잠시 후 그것이 내가 쓴 소설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 page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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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년 동안이나 소설을 쓰지 못한 소설가 '나'.

어느 날 신문을 읽다 자신이 데뷔하기 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문예공모에 제출했던 작품인, 공모전에 낙선한 뒤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 소설 일부가 실려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는 더이상 광고를 싣지 말라고 신문사에 연락하였는데 뜻밖의 인물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온 것이었습니다.

이름은 진, 선우진이라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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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선생님의 책을 이름만 바꿔 새로 찍은 거예요."

검은 배경에 하얀 나선이 새겨진 표지는 그대로였다. 다만 그 위에는 '이유상'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남편은 이 책을 쓴 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했어요. 어딜 가든지 이 책을 들고 다녔죠."

진은 책 안에 꽂혀 있는 사진을 꺼내들었다.

"이 사람이 제 남편이에요." - page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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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 개월 전 실종된 남편을 찾고 있다는 진은 그녀의 남편이 광고 속의 소설을 쓴 작가로 행세했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그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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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의 본명은 이유미, 서른여섯 살의 여자예요. 내게 알려준 이름은 이유상이었고, 그전에는 이안나였죠.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아요. 여자라는 사실까지 속였으니 이름이나 나이 따위야 우습게 지어낼 수 있었겠죠. 그는 평생 수십 개의 가면을 쓰고 살았어요. 내게 이 책가 일기장을 남기고 육 개월 전에 사라져버렸죠." - page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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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 많은 이유미라는 인물에 호기심이 생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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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난주에 당신을 만나고 나서, 일주일 내내 마치 뭔가에 사로잡힌 것처럼 그 이야기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궁금한 것이 점점 더 늘어나는 거예요. 저는 그 사람의 반복된 거짓과 위증이 무엇에 기인하는지 그 시작과 끝을 알고 싶어요. 단순한 흥미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사실 저는 이것이 일종의 수수께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수께끼라고요?"

진은 명민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되물었다.

"지금 그이에 대한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말인가요?"

"네. 가능하다면요." - page 30

​

그렇게 '이유미'와 스쳐갔던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이야기를 들으며 그녀의 발자취를 쫓아가고 있었는데...

점점 다가갈수록 마주하게 된 진실의 민낯.

'나'는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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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학력, 직업, 성별...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한 사람.

왜 거짓 속에 자신을 감춰야만 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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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좀더 노력해볼 수도 있었다. 시간을 흩어진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볼 수도 있었다. 나중에는 모든 것이 인생의 과정이었다고 추억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그 모든 삶의 가능성을 단번에 잘라내고, 차라리 민둥산처럼 헐벗는 쪽을 택했다. 삶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그것 말고는 처음으로 돌아갈 길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돌아가지 않고서는 다시 시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 page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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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에 대한 증오로 거짓과 기만의 구멍 난 삶을 살아간 그녀.

그 삶이 정당하지는 않지만 그 심정만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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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와 꿈에 대해, 그전에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죠. 한 번도 나 자신으로 살아본 적이 없거든요. 사기든, 모략이든 술수든, 그걸 무슨 말로 부르든 간에, 어쨌든 저는 그로 인해 삶을 처음부터 다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어요. 사랑하는 사람과 먹고, 마시고, 손을 잡고 잠드는 게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되었지요. - page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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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으면서 한 문장이 유독 뇌리에 남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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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기의 환상을 좇는 것이다. - page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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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된 꿈, 허무맹랑한 욕망에 이끌려 좇지만 결국 그 끝은 말처럼 헛되고도 허무맹랑함을...

이 달콤하고도 쓰린 삶을 살아온 이유미를 보며 안쓰럽다고 해야 할까...

의미 있는 존재가 되고 싶었던 그녀......

​

아마 이유미뿐만 아니라 '나', 우리 모두도 가면 뒤에서 살아가지 않나? 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거짓'이라 치부할 수 없음에...

지금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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