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인생 그림 - 아트메신저 이소영이 전하는 명화의 세계
이소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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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작가님의 '그림'으로부터의 이야기를 참 좋아합니다.

미술이 건네는 말을 차분히 들려주는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어느새 따스한 위로가...

쉬이 그쳐지지 않는 여운이 좋아 제 침대 머리맡에 저자의 책을 두곤 하는데...

이번 책이야말로 진정 원하던 책이었습니다.

자신의 하루를 완성하는 '인생 그림'과 '인생 화가'에 대한 이야기.

이 책으로부터 제 하루도 완성될 듯합니다.

앙리 마티스, 피에르 보나르,

차일드 해섬, 빈센트 반 고흐, 화니 브레이트,

피에트 몬드리안, 앤더슨 소른...

우리를 치유의 공간으로 안내하는

인생 그림과 인생 화가를 만나는 시간

하루 한 장, 인생 그림



사실 유명한 화가와 대표작에 관련된 이야기는 시중에서도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한 저자의 이야기로부터 깨우치게 된 점이 있었는데...

유명한 화가일수록 그에 대한 이야기는 늘 비슷하게 되풀이된다. 그럴수록 우리는 작품을 더 오래 바라봐야 한다. 세상 사람들이 만들어 낸 수많은 이야기가 아닌, 오로지 작품을 바라보는 시간을 늘린다면 진짜 그가 말하고자 했던 바가 조금은 들린다. - page 106

그동안에는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였던 저에게 경종을 울렸던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작품'에 많은 시간을 두었었습니다.

책 역시도 한 페이지 가득히 그림이 있었기에 그야말로 전시장에서 일대일로 마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할까...

그러다 보니 문뜩 제 마음의 소리도 들리는 듯하였습니다.

'인생 화가'

'인생 그림'

어떻게 찾아야 할까...?

우리가 '인생 화가'를 찾는 조건들은 대단히 엄격하지 않다. 하지만 쉽지만도 않을 것이다. 늘 봐도 시선이 오래 머무는 그림, 시간이 흘러도 꾸준히 인정하게 되는 화가, 살아가면서 더 알고 싶어지는 화가가 있다면 그게 바로 '인생 화가'다. - page 106

저에겐 '인생 화가'는 빈센트 반 고흐였습니다.

워낙에 그의 작품은 유명하고도 익숙하기에 그럴 수 있겠지만 마음이 힘들고 정신이 자신을 갈취하는 것 같은 괴로움에 짓눌려도 삶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온건하고 성실히 이겨내려 했던 한 가난한 예술가인 고흐.

그에게서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을 배우게 됩니다.

"나중에 사람들은 반드시 나의 그림을 알아보게 될 것이고,

내가 죽으면 틀림없이 나에 대한 글을 쓸 것이다."

_빈센트 반 고흐

오랫동안 시선이 머물렀던 핀란드 화가 '헬레네 세르프벡'.



젊었을 때의 세르프벡, 중년의 세르프벡, 노년의 세르프벡...

그녀의 자화상을 보노라면 많은 생각이 오가곤 하였는데 그녀가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

누구에게나 자신의 노화를

순순히 인정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터,

마흔에 접어든 나에게 헬레네의 자화상은 말한다.

모든 것은 다 변하는 것이라고.

변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 page 223

그리고 이 작품도 책을 덮고 난 뒤에도 오랫동안 남았었습니다.

앙리 르 시다네르 <달밤의 창가 모습>.



명확하게 표현되지 않은 풍경들.

저자는 이 화가를 슬픔이라는 감정을 구체적으로 분류하고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라 했습니다.

그의 작품 전반에 흐르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감정인 '애상'.

시다네르는 시간이 주는 힘을 알고 있었던 듯하다. 아침과 낮에는 세상일에 온통 정신이 빼앗겨 내 감정에 대해 늘어놓지 못하는 우리는, 해가 저물고 밤이 찾아오면 하루를 정리하며 가까운 사람에게 또는 일기에 오늘 하루 내가 어떠했는지 셀레스탱처럼 감정을 늘어놓는다. 그러면서 알게 된다. 내가 매순간 마주한 목구멍에 맺힌 갑갑한 감정들이 뭉뚱그린 하나의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울고 있는 아이에게 차분하게 왜 우냐고 다가와 연유를 묻는 그림. 그래서 나는 나의 슬픔을 조목조목 나열해 분류하고 있는 시다네르의 그림을 애정한다. 그의 그림은 슬프다고 느끼는 날마다 저녁 시간을 함께해주는 좋은 친구가 된다. - page 407

59인의 화가가 그려낸 '인생 그림'과 다양한 '삶'의 모습들.

보고 나니 가슴 한켠이 먹먹하였습니다.

아마도 화가를 만난다는 것이,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나의 내면과 만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스스로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살기 위해선 각자의 '인생 그림'이, '인생 화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며...

나의 하루를, 나를 완성하기 위해 그림을 바라볼 시간을 가져봐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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