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2
유지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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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된 수현과 희주.

하지만 그들 앞엔 '괴물'이 될 수밖에 없는 진실이 기다리고 있는데...

수현의 내면에 살고 있던 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희주는 그 괴물을 감당할 수 있을까?

선택의 갈림길에 선 그들의 이야기, 그 마지막을 향해 달려보려 합니다.

기꺼이 괴물이 되려는 여자와 괴물이 되어 버린 것을 후회하는 남자.

선택의 갈림길에 선 그들의 죽음을 향한 균열

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2



오누이를 무참하게 짓밟아버린 이 세상에 화풀이라도 하듯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던 나날들의 연속이었던 수현.

그러다 희주를 처음 본 바로 그 순간, 수현의 자의식에 눌려 자각하지 못했던 그 소리를 듣게 됩니다.

'...... 살자.'

그가 살아도 되는 이유를, 그녀라면 그를 구원해 줄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조금씩 용기를 내기 시작합니다.

사실 수현은 15살 처음으로 살인을 저질렀을 때의 기억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누구한테 어떻게 복수를 했는지...

이 이야기를 하는 수현의 흔들리는 눈빛이에 희주는 처음부터 그가 끌렸던 이유를 찾게 됩니다.

"경찰은 쉬쉬하며 사건을 덮으려고만 했습니다. 그들은 원래......"

수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희주의 마음이 그의 문장을 마무리해 주었다. '그런 집단이니까......'

"그런 집단이니까."

그리고 그 말은, 메아리처럼 수현의 목소리를 통해 똑같이 반복되었다.

"...... 어머님을 그렇게 만든 사람을 가만히 둘 수는 없었습니다. 복수해야 했습니다. 안 그러면."

다시 한번, 수현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 희주의 마음이 그의 문장을 마무리해 주었다. '숨 쉬고 살 수 없을 것 같으니까......'

"도무지 숨 쉬면서 살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리고 그 말은, 다시 한번 수현의 목소리를 통해 똑같이 반복되고 있었다. - page 20 ~ 21

그들 안에 깊숙이 잠재되어 있던 분노.

수현이 저지른 복수의 순간이 엄마를 죽인 그 괴물에게 복수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제가 이수현 씨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운명같이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어요. 저와 샅은 상처가 있는 사람이어서." - page 104

드디어 첫 살인을 저질렀던 날의 기억을 되찾게 되는데 바로 강희주의 어머니인 유혜경 화백을 죽였던 것이었습니다.

수현의 심장이 그가 25년 전에 죽인 그 여자가 누구였는지 먼저 알아차렸다. 심장이 터질 듯이 뛰기 시작했다. 자신이 찌른 그 여자가 누구였는지 수현의 지각이 마침내 감지한 순간, 그의 속에 있던 일말의 죄책감이 외치고 있었다. 저 여자를 사랑한다면, 지금 당장 여기서 도망치라고. 그녀가 감당할 수 없는 그 잔혹한 진실을 절대로 그녀가 알게 해선 안 된다고. - page 106

아직 그 진실을 모르는 희주는

"엄마를 죽인 사람이 지금 내 눈앞에 있다면, 그리고 내 손안에 칼이 한 자루 있다면...... 나라도, 나였더라도, 당연히 그 사람을 찔렀을 거예요. 나라도 그 피의 냄새가 향기로웠을 것 같아요. 그 사람을 죽일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을 내 손으로 죽일 수만 있다면......" - page 104

절대로 듣고 싶지 않았던 이 말을 하는 희주.

기억을 되찾고는 죽을 만큼 괴로워하는 수현.

결국 강희주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용서를 구하게 되는데...

이들의 끝은 어떻게 될까...

복수는 돌고 돌아왔었고 결국 용서와 화해로 서로를 구원할 수 있었던 이들의 이야기.

가슴 시리도록 아프고도 아름다웠습니다.

사실 책표지의 그림은 르네 마그리트의 <연인들>이란 작품이었습니다.

면사포 같은 헝겊으로 얼굴을 가린 남녀가 키스를 하고 있는 모습.

미스터리한 이 그림에 대한 완벽한 해석이 없다고 하는데...

이 연인들이 전하고자 한 이야기는 소설 속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괜찮다.

괜찮아질 것이다.

생명은 생명 자체로 희망이니까.

생명은 생명 자체로 기적이니까. - page 330

이제 서로를 바라보며 진정한 키스를 나눌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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